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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F만큼 무서운 소나무 재선충, 방제 태세 문제 없나?박완주 의원, "피해목 수 줄어도 면적 늘어... 방제 사업 밑빠진 독 물 붓기될 수도"

식목일은 현재 공휴일이 아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관심도 시들하다. 하지만 식목일 4월 5일은 한 때나마 전 국민적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상징적인 날이었다. 그렇다면 식목일에 역대 대통령이 심었던 나무가 궁금하지 않은가? 어떤 나무를 가장 많이 심었는지 알고 싶지 않은가? 역대 대통령들이 가장 많이 심었던 그 나무가 현재 치명적인 병에 걸려 신음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는가? 2019년 축산계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있다면, 산림현장엔 또 다른 무서운 병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다시 대통령과 식목일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문재인 대통령은 소나무를 심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백합나무(포플러를 닮았고 튤립나무라고도 한다)를 심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무궁화를 심었다. 2016년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역대 대통령 7명(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이 심은 나무가 국립수목원에서 자라고 있다. 5명의 대통령이 금강송(소나무)을 심었다고 한다. 2명의 대통령은 주목과 은행나무를 심었다는 게 포천 국립수목원의 설명이다.

그렇다. 역대 대통령들이 가장 많이 심은 나무는 바로 소나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도 역시 소나무. 2014년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거의 50%가 가장 좋아하는 나무로 소나무를 꼽고 있다. 2위 은행나무가 8%, 3위 벚나무가 7%인 것으로 볼 때 우리 국민들은 압도적으로 소나무를 좋아한다.

그런데 대통령도 국민도 너나없이 사랑하는 그 소나무가 백두대간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심지어 국립산림과학원은 100년 후 쯤엔 한반도에서 소나무가 자취를 감추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원인은 두 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첫째가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 둘째가 치명적인 남방계 해충 소나무재선충이다. 소나무재선충은 소나무 에이즈라고도 불리는 무서운 병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약도 없고 속절없이 말라 죽는다.

안타깝게도 소나무 재선충의 피해 정도는 우리 상상을 초월한다. 제주도는 소나무재선충병 때문에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 동안 소나무 221만 그루를 잘라내야 했다. 우리나라 산림 역사에서, 아니 소나무 역사에서 엄청난 일이었다.

1988년 10월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견된 뒤, 2019년 현재까지 120개 지역에서 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했다. 지난 2007년 경기도 광주 지역에선 잣나무 2만 3천 그루가 소나무재선충 때문에 벌목됐다. 2006년 확인된 피해액만 560억원. 2006년 이후 10년 동안 소나무재선충으로 인한 피해액은 1조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2016년 1년에만 소나무재선충 피해목 137만 그루를 베어냈다.

2006년 이후 10년 동안 소나무재선충으로 인한 피해액은 1조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2016년 1년에만 소나무재선충 피해목 137만 그루를 베어냈다. [사진=산림과학원]

 

◇ 지난 10년간 소나무재선충 피해액은 1조원 상회, 소나무 멸종될라?

현재까지 소나무 재선충의 완전 방제에 성공한 나라는 없다. 소나무 재선충병은 1905년 일본에서 처음 보고됐고, 이후 미국·프랑스·타이완·중국·홍콩 등으로 확산됐다. 현재 일본의 소나무는 거의 전멸 상태로 알려졌다. 일본은 소나무재선충이 70년간 퍼진 후에야 실체를 알게 됐고, 사실상 그 피해를 막을 수 없었다고 한다. 일본은 현재 꼭 보존해야 할 곳에서만 소나무를 철저하게 지켜내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소나무재선충(pine wilt disease, ―材線蟲病)은 산림임업용어사전을 찾아보면 “소나무재선충에 감염되어 소나무류가 고사하는 병. 시장 · 군수 · 구청장 또는 국유림관리소장은 발생지역 및 그 연접지역에 대하여 정기적으로 예찰조사를 실시하고, 재선충병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소나무류를 발견한 자는 산림청, 지방산림청, 지방산림청 국유림관리소, 특별시 · 광역시 · 도 및 특별자치도, 시 · 군 · 구 등 인근 행정기관에 신속하게 신고하여야 한다.”라고 나와 있다.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리는 나무는 소나무, 잣나무, 곰솔(해송), 섬잣나무 등 4개의 수종. 발견해서 신고하면 포상금까지 지급된다. 기존 발생지로부터 10㎞ 이상 떨어진 곳에서 신규 발생한 경우에 100만원을 지급하고, 백두대간보호지역 또는 국립공원 내 자연보존지구 등 보존가치가 있는 보호구역인 경우에는 최대 200만원을 지급한다.

 

◇ 일본은 소나무재선충으로 소나무 멸종 상태... 완전방제 성공국가는 아직 없어

그렇다면 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하면 그 다음은 어떤 상황이 발생할까? 그동안 재선충병이 발생하면 고사목을 베어내는 방법 밖에는 대책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정부가 그동안 소나무재선충 방제에 쏟아 부은 예산만 무려 9천억원이 넘는다.

그런데 최근 소나무재선충 피해가 가장 심한 경북의 2개 지자체에서 2년 동안 고사목 발생이 하나도 없어 화제가 되고 있다. 즉 소나무 재선충병이 극복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경시와 영양군은 2016년과 2017년 소나무 재선충병 발생 후 적극적인 예찰-방제활동을 벌여서 2년간 추가 발생을 막아냈다. 그래서 최근 청정지역으로 인정받았다.

또한 제주도 제주시 한림읍에서는 방제 백신인 천적이 투입된 소나무가 살아나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의 생존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 전문가인 충남대학교 성창근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매년 재선충병으로 약 2~300만 그루가 고사하는 상황에서 심하게 감염되었던 소나무가 천적백신 기술로 3년째 살아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8월 재선충병 예방과 치료를 위한 방제기술 도입과 정책마련을 위한 국제심포지엄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됐다. 홍문표 국회의원(충남 예산·홍성)이 대표를 맡고 있는 '국회 농업과 행복한 미래'포럼이 '소나무 재선충병 현황과 최신 방제기술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한 것이다. 이 국제적인 행사에서는 현재 국내에서 개발된 충남대학교 성창근 교수팀의 방제, 예방 기술소개와 주요 국가의 방제시스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홍문표 의원은 "한민족의 상징인 소나무가 매년 소나무재선충병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데 재선충병을 방제할 공인된 치료법이 없다는 점이 큰 문제다. 감염된 나무는 100% 고사하는 실정에서 치료법과 예방책을 마련하기 위해 행사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소나무재선충에 감염되었을 때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소나무 유전자를 최초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유전자를 이용하면 소나무재선충병 감염 초기에 신속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 소나무재선충에 감염되면 총 7만여 개의 소나무 유전자 가운데 595개 유전자의 발현 패턴에 변화가 있는데, 연구 팀은 그 가운데 핵심이 되는 3개의 유전자를 ‘소나무재선충병 반응 특이 유전자’로 최종 선정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레포츠>에 게재됐고, 국내 특허도 출원했다.

 

◇  문경시-영양군-제주 한림읍에서 나타난 소나무재선충 치료와 예방 실마리

그런데 뭔가 이상한 게 있다. 소나무재선충병을 둘러싼 산림청의 태도다. 국회에서 여러 국회의원들이 산림청을 질타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8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소나무재선충병 피해현황’을 보면 그렇다. 2015년 137만본이었던 피해목은 2017년 68만본으로 감소했다. 그런데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사업 예산 집행액은 2013년 370억원에서 2017년 697억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훈증-파쇄 등 피해목 사후방제 예산 비중은 2013년 약 60%에서 2017년 약 78%까지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사전적 방제 수단인 예방나무주사 예산 비중은 11%에서 7%까지 줄어들었다.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있다.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목 숫자가 점차 감소하고 있음에도 피해지역만 늘고 있다는 점이다. 과연 산림청이 실질적인 재선충병 방제를 하고 있느냐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에 박완주 의원은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목 숫자와 피해면적이 비례하지 않다는 사실이 산림청 자료로 입증됐다. 피해면적이 줄지 않는다면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사업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해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나무에 예방주사를 투약해도 재선충병 확산세가 줄어들지 않는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산림당국이 전량 수입에 의존해 사용하는 재선충병 예방주사의 효과가 의심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사진=경북 산림환경연구원]

 

◇ 피해목 2015년 137만본에서 2017년 68만본... 방제예산은 370억원에서 697억원?

그런가 하면 산림청은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약을 일본에서 수입해다 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특정업체 제품만 구매해 특혜의혹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의원실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3년~2017년 소나무재선충병 예방나무주사 현황’과 ‘2013년~2017년 소나무재선충병 항공·지상살포 약제 현황’ 자료를 보면 그렇다. 이 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예방나무 주사용으로 사용되는 항생제 ‘아바멕틴유제’와 ‘에마멕틴벤조에이트’, ‘아바멕티분산성액제’ 모두 각각 동일한 업체에서 납품하고 있다.

오영훈 의원 주장에 따르면 소나무재선충병 항공·지상살포 약제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오영훈 의원은 "2013년부터 동일한 업체가 수의계약을 통해 약제를 납품했지만 2013년 단가가 41만 450원이고 2017년은 28만 6천원 이라면서 오히려 낮아지는 약값을 보면 특정업체와의 유착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오영훈 의원은 또 “일본의 경우 소나무재선충병 예방주사 항생제 비용은 인건비를 포함해 5천엔(한화 약 5만원)이고 약효지속기간은 7년”이라며, “국내 항생제 지속기간은 일본보다 짧은 6년이고 단가는 많게는 5배 차이가 난다. 약제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오영훈 의원 “산림청, 재선충병 방제약 수입 때 특정업체와 유착의혹”

전문가들은 외국에서 전량 수입해 사용하는 소나무재선충병 예방주사의 효과에 물음표를 찍고 있다. 산림청은 이에 대해 현재 전량 수입되는 소나무재선충병 예방주사(항생제)는 일본제, 미국제, 독일제라고 밝혔다. ‘아바멕틴, 밀베멕틴’이 일본, ‘에마베틴벤조에이드’가 미국, ‘티아클로프리드’가 독일 바이엘사 제품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나무에 예방주사를 투약해도 재선충병 확산세가 줄어들지 않는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산림당국이 전량 수입에 의존해 사용하는 재선충병 예방주사의 효과가 의심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산림청도 할 말이 있을 것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현재 가장 많이 쓰는 항생제 아바멕틴은 재선충 완전 박멸약이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다. 또한 일본제 ‘밀베멕틴’은 나무 한그루 투약비용이 10만원 정도나 돼서 일반 산림지역에는 쓰지 못하고 있다고도 말한다.

하지만 세금으로 이루어진 엄청난 재선충 방제예산 집행액을 보면 지금까지 9천억 원이 넘는다. 그래서 산림청의 입장에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렇게 묻고 싶은 것이다. 도대체 산림청은 소나무재선충 방제의지가 있기는 한가? 진짜로 소나무재선충을 박멸하고 싶은 것인가? 이번 국정감사에서 똑바로 대답해주길 기대한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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