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서울농수산식품공사)이 최근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좋은 일로 자주 등장하면 좋으련만 , 이런저런 입소문과 뒷이야기 소재로 나타나는 게 문제라면 문제일 것이다. 최근 가락시장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장했다. 짐작하겠지만 가락시장 도매법인에 대한 문제제기다.

이들은 자신들을 영농조합법인, 농업회사법인, 협동조합, 산지유통인으로 구성된 생산자 단체라고 소개하면서 “우리들이 수확한 농산물을 도매시장에 출하한들 생산원가는커녕 유통비용조차도 건질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어려움을 감당하지 못해 금년에만 4명의 회원이 목숨을 끊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OO청과는 자본금 50억의 채소류 전문법인으로 무ㆍ배추ㆍ양배추가 중심이다.

전국 33개 공영도매시장 물동량의 절반 가까이 취급하고 있는 이 도매법인은 위탁수수료는 6~7%로서 가락시장 6개법인 중 최고 높아 매출액 대비 순이익 비중이 가장 높지만 출하자에게 주는 장려금은 0.45%로 6개법인 중 가장 낮다”라고 성토했다. 더불어 “정부와 개설자가 돈을 들여 공영도매시장을 건설하여 도매법인에게 임대를 해 줬는데, 출하자는 뒷전이고 법인을 사고파는 일에 몰두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라며 “농산물과 전혀 관련이 없는 투기성 자본들이 몰리는 이유가 뭔가? 투기성 자본이 호시탐탐 군침을 흘리면서 단기적 이익에 함몰되어 도매법인 인수를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생각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청원글에서 ▲상장수수료 4%대로 인하, ▲출하장려금 0.75%대로 인상, ▲중도매인 및 전문경매인 충원 등 규모화, ▲표준하역비 도매법인 부담, ▲통합정산조직 설치, ▲무,배추,양배추 등 독과점 폐해 및 가격폭락 방지를 위한 상장예외 도입 및 확대, ▲도매시장 인수 합병 제도 개선 및 투기자본 침범 제재, ▲15년간 과도징수 수수료 전액 환원을 요구했다.

어떤가? 이들의 요구가 무리한 것인가?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현재처럼 경매만 있는 제도 아래에서는 하늘에서 비가 내려야만 모내기 하던 시절의 구태가 반복될 수 밖에 없다. 물량 과잉일 땐 가격 폭락, 물량 부족이면 가격 폭등이 되는 부담을 농민들만 울며 겨자먹기로 안고가야 하느냐는 뜻이다. 농식품부와 서울시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반드시.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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