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가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람과 동물 뿐 아니라 농작물도 예외는 아니어서 대기 중의 이산화황(SO2)나 이산화질소(NO2)가 산성비를 내리게 해 토양, 물, 산림수목, 농작물의 성장을 저해하고 질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 수산물도 마찬가지다. 벌써 일부 지역에서는 마늘농가가 피해를 입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미세먼지로 인한 일조량 저하로 마늘 잎집마름병(잎집썩음병)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농촌진흥청도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비닐하우스의 빛 차광율을 2/3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현상이 3주 정도 지속되면, 토마토· 오이 등 과채류 수확량이 약 10%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상추·쑥갓 등 엽채류 역시 수확량이 감소하고 상품가치도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농작물도 문제지만 , 야외에서 일하는 시간이 많은 농민들의 건강 역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미세먼지로 인한 천식, 호흡기, 심혈관계 질환은 날로 고령화되어 가는 우리 농촌현실에서는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농촌경제연구원의 자료만 놓고 보더라도, 대한민국의 65세 이상 농가인구 비중은 2018년에 무려 44%였다.

이에 국회에서도 미세먼지 피해 농작물에 대해 농업 재해를 인정, 지원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종회 의원(민주평화당·전북 김제 부안)은 지난 2월 20일 농어업재해대책법과 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의 골자는 황사를 자연재난과 자연재해로 인정하고 있는 현실에서 미세먼지도 이에 준해 재난과 재해로 인정하고 피해에 대한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종회 의원은 “ ‘미세먼지 특별법’이 시행되고,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까지 있지만, 미세먼지 피해 농가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이나 지원책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라며, “미세먼지로 인한 농가 피해에 대해 정부가 직접 지원할 수 있도록 개정안의 통과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농민을 위한 국회와 정부의 노력을 환영한다. 신속한 대책으로 농민들의 시름을 덜어주길 기대한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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