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방송화면)

양궁선수가 동성 선배에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고 나섰다. 빙상계 미투(#ME TOO) 폭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양궁계 동성 성추행 주장은 또 한번 세간에 충격을 안기고 있다.

22일 한국일보는 단독 보도를 통해 '양궁 동성 성추행' 사건을 조명했다. 피해자인 김미성 씨는 2년 전 A대학에서 양궁선수로 활동한 선수로 동성 선배 B 씨에게 상습적인 성추행 및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양궁선수 김 씨는 보도를 통해 2017년 1월 중순부터 동성 B 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양궁장에서 훈련할 때 몸을 만지기 시작하더니 감독이 있을 때도 가슴과 엉덩이를 만지거나 툭툭 쳤다. '불쾌하니 하지 말라'고 했지만 듣질 않았다"는가 하면 "지역체육회에 갔을 때 뒤에 다른 남자 선수들이 앉아있는데도 갑자기 가슴을 더듬었다"는 등 성추행 당시를 떠올렸다. 특히 김 씨는 양궁계 동성 선배였던 B씨가 '클럽 가서 아무 남자나 붙잡고 자자고 해봐라' 등 성희롱 발언도 했다고 토로했다.

특히 양궁부 감독에게 동성 성추행을 알리기도 했지만 묵살당했다는 것이 김 씨 주장이다. 그는 2017년 4월 양궁부 감독에게 B 씨의 성추행 사실을 고백했지만 감독이 "실력으로 이겨라. 지금 네가 두 번째고, B가 첫 번째다. 네가 1번이 되면 너 위주로 양궁장이 돌아갈 수 있다. 이번 일은 알아서 처리해주겠다"고 말했다는 사실도 함께 전했다. 

결국 양궁과 별개로 행해진 동성 성추행을 견디다 못한 김 씨는 담당 교수와 상의 후 학교 성희롱센터에 신고하기에 이르렀다. 학교 측은 김 씨와 B 씨 간의 공간 분리 지침을 내렸지만 도리어 김 씨는 이후 양궁부에서 왕따를 당하게 됐다는 것이다. 결국 동성 성추행으로 인해 10년 넘게 해온 양궁 선수생활을 접어야 했다는 김 씨다.

이후 김 씨는 2017년 6월 경찰에 B 씨를 신고 했고 재판까지 진행됐는데 지난해 11월 1심이 B 씨에게 무죄 선고를 내린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B 씨는 문자메시지로 '후배를 괴롭힌 적 있느냐'는 질문에 "아닙니다. 연락하지 마세요"라고만 답했다는 것이 매체 보도다.

양궁부 감독 또한 매체를 통해 동성 성추행을 두고 "다 끝난 일로 알고 있다. B 선수는 학점도 높고 엘리트 체육의 모범이 되는 학생이다. 워낙 미투가 사회 이슈이긴 한데 만약 B 선수가 무죄로 나오면 어떡할 거냐. (선수한테 내가 했다는 말은) 일방적인 한쪽의 주장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그런가 하면 대한양궁협회 관계자는 "관련 민원이 대한체육회에서 협회로 넘어왔는데 2017년 그 당시 협회가 통합 과정이라 스포츠공정위원회 구성이 안 돼 지역 협회로 조사를 넘겼다. 항소심이 진행 중이고, B 씨가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함부로 판단을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양궁 동성 성추행에 대해 여론은 충격을 금치 못하면서 김 씨 주장이 사실일 경우 책임자들에 대한 확실한 조처가 이뤄져야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김정원 기자  kjw@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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