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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10대 뉴스'로 풀어본 숲-사람-환경 그리고 평화문제남북협력의 선봉에선 산림청... 생태계도 가꾸면서 일자리도 창출해야

이런 일은 없었다. 2018년은 그야말로 산림과 산림청이라는 말이 최고의 관심과 사랑을 받은 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화해분위기가 무르익자마자 사람들은 남북한의 통일을 떠올렸다. 이어서 대북협력 및 남북한 산림협력이 관심사로 부상했다. 북핵,통일,북미회담,김정은 등이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국민들은 북한의 산림을 복원시켜야할 것이라는 데에까지 관심을 기울였다. 2018년의 남북관계 핵심 음식을 꼽으라면 냉면을 꼽을 수 있듯이, 2018년 남북한 협력의 핵심은 산림에 방점이 찍혀있다고 해도 지나치지는 않을 것이다.

이에 산림청이 무술년을 마무리하고 기해년을 맞이하며 ‘2018년 산림청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10대 뉴스는 언론인, 산림청 직원 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됐는데, 남북관계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풀어내야할 다양한 어젠다를 품고 있어 의미심장하다. 산림청이 선정한 10대뉴스를 우리사회의 핵심 이슈와 연결시켜 재해석해본다. 변주곡인 셈이다.

 

지난해 산림분야 최고의 뉴스로 '북한 산림에서 발견한 희망'이 뽑혔다. 사진은 지난해 7월 이낙연 총리가 남북산림협력에 대비해 묘목을 기르는 통일양묘원을 찾아 준비상태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이낙연 국무총리 페이스북]

◇ 북한 산림에서 발견한 희망

산림청이 꼽은 산림청10대뉴스 중 첫 번째는 ‘북한 산림에서 발견한 희망’이다. 올해 남북 관계 훈풍을 타고 김재현 청장이 북한을 방문했기에 그러한 것으로 추측된다. 김청장은 훼손된 산림의 실태를 확인하고 복구에 대한 희망을 발견했다고 소회를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남북 정상이 합의한 9·19평양공동선언에는 ‘우선적으로 현재 진행 중인 산림분야 협력의 실천적 성과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는 내용도 포함된 바 있다.

한국영농신문은 그동안 남북산림협력 관련 기사를 꾸준히 다뤄왔다. 지난 12월에는 ‘남북한 산림 살리기가 한반도 생태계를 살리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1면 머릿기사를 내보냈다. 남북 산림협력을 통해 남북한 산림-농업-양묘 전 분야 상생을 모색해야 된다는 취지였다. 실제로 북한의 산림면적은 남한의 1.5배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황폐화 정도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주요지역 산림 황폐화율이 무려 30% 정도이며, 산림면적 약 8백만~9백만 헥타르 중 80만 헥타르 정도가 황폐화지역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남한이나 북한이나 숲과 산림은 에너지와 자원의 보고일뿐더러 휴식처이며 안식의 장소일 것이다. 이처럼 소중한 산림을 제대로 기능하게 만들려면 우선 숲의 모습부터 제대로 갖추어야만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나무를 심어 울창해진 숲에 관광객들이 찾아올 것이며 , 그 숲 속에서 수많은 생명자원들이 탄생하고 생명을 이어갈 것이다. 

원래 묻혀있던 지하자원은 두 말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북한의 산림을 살리는 일은 하나로 이어진 남북한의 생태계를 잇는 일이다. 아울러 엄청난 자원의 보물창고의 문을 여는 첫 번째 열쇠일 수도 있다. 산림청장의 표현대로 ‘북한산림에서 희망을 발견했다’는 게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100년을 내다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 가리왕산 활강경기장 복원과 함께 지역 상생방안 찾아 나서

지난해엔 가리왕산만큼 논란의 중심이 된 산이 또 없었다.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복원이냐 존치냐’를 놓고 산림청과 강원도가 팽팽하게 맞서왔기 때문. 애초 올림픽 이전에 했던 약속대로 복원하라는 산림청과 국제적인 스키장 하나쯤은 남겨야 하는 거 아니냐는 강원도의 입장 차이는 국민들을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끌어온 시간이 거의 1년이 다 되어 산림청은 강경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산림청이 최후통첩이라는 식의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강원도가 정선 알파인스키장(가리왕산)을 원래대로 복원하지 않으면 내년 2019년이 되자마자 산림청은 법에 의거해 행정절차를 밟겠다고 밝힌 것이다.

산림청은 "가리왕산 활강경기장은 올림픽 이후 원래 산림으로 복원한다는 사회적 약속이 있었기에 경기장 시설이 가능했다."며 "이제는 당초의 사회적 약속과 관련법에 따라 산림으로 복원하는 법적 의무사항을 준수해야 할 시점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으론 ‘가리왕산 활강경기장의 전면복원은 협상 대상이 아닌 법적 의무사항’이라고 설명하고 정선 지역 상생·발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 기구 구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반대하는 강원도민과 정선군민을 향한 상생 메시지인 셈이다.

어쨌거나 주사위는 던져졌다. 산림청 관계자는 재차 "전면복원을 조건으로 알파인경기장 조성을 허가했으니, 반드시 원상 복원이 이뤄져야 한다. 당연한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산림청은 정선국유림관리사무소를 통해 지난 2일 강원도에 복원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1월 말까지 강원도로부터 복원계획서를 제출 받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리왕산 복원을 놓고 국민투표라도 해야 할 판국이다.

◇ 아시아 최대 수목원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개원

2018년 5월 경북 봉화에서는 아시아 최대이자 전 세계 2번째 규모의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문을 열었다. 수목원에는 어린이정원, 암석원, 만병초원, 거울정원, 백두대간자생식물원 등 총 27개의 다양한 전시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2002종 385만 본의 식물도 심어져있다. 또한 포천 국립수목원과 서울대공원에서 옮겨온 백두산 호랑이 3마리도 살고 있다.

특이한 점은 ‘시드볼트(Seed Vault)’라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야생식물 종자 영구 보존시설이 갖춰져 있다는 사실이다. 기후변화 및 재해 등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식물 종자를 안전하게 보전하고 관련 연구를 심도있게 진행하기 위한 시설이다. 최대 200만점 이상의 종자를 저장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최근에는 경남 함안군에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고려시대의 씨앗인 아라홍련 종자를 기탁해 화제가 됐다. 아라홍련은 함안군의 유적지 발굴 과정에서 수습된 7백 년 전 고려시대의 연꽃 씨앗이 발아하여 피운 연꽃. 국내에서 700년 전 연꽃 씨앗이 수습된 사례가 없었고, 꽃 모양도 요즘 꽃과 많이 달라서 보존가치가 대단히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드볼트가 과거 현재 미래를 잇는 타임머신과 타임캡슐 역할을 해내고 있는 모양새다. 흥미롭다.

한국수목원관리원에서 운영·관리하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전경 [사진제공=산림청]

◇ 내 삶을 바꾸는 숲, 숲 속의 대한민국

산림청 내 인사가 있을 때마다 주요보직에 임명된 신임들은 한결 같이 이렇게 말한다. “내 삶을 바꾸는 숲, 숲속의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건강한 숲을 활용하여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사람중심의 산림이용·관리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숲을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런데 이게 무슨 말일까? 아마도 지난해 산림청이 새로이 발표한 산림정책 마스터플랜 ‘내 삶을 바꾸는 숲, 숲속의 대한민국 만들기’를 염두에 두고 재활용(?)한 멘트 같은데 쉽게 와 닿는 표현은 아닌 듯하다.

그저 말 그대로 ‘내 삶을 바꾸는 숲’은 무엇이고 ‘숲속의 대한민국’은 무엇이라는 식으로 간단명료하게 설명했으면 좋지 싶다. 차라리 치유농업(케어 팜)과 비슷한 ‘치유숲, 치유산림’ 개념이나 ‘도시숲, 옥상숲’ 개념으로 풀어서 설명하고 실행하면 좋을 것 같다. 애매모호한 구호나열에 국민들은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 아시아 녹화를 위한 10년의 노력, 아시아산림협력기구 설립

지난해 4월 대한민국이 주도해서 아시아 산립협력기구(이하 아포코, Asian Forest Cooperation Organization=AFoCO)가 설립됐다. 아포코는 기존 국제기구와는 달리 실행 중심적 현장활동에 초점을 맞춘 산림분야 지역 국제기구. 회원국은 대한민국, 부탄,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라오스, 몽골,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동티모르, 베트남 등 총 14개국이다.

의결기구로 총회(Assembly)를 두고, 운영기관으로 사무국을 마련했는데 한국에 사무국이 있다. 아포코는 한국의 산림녹화 성공사례를 전파하는 등 한국의 위상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실 있는 활동을 기대한다.

◇ 미세먼지, 도시숲으로 해결

요즘은 학생이나 직장인 가릴 것 없이 아침이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좋고 나쁨을 일기예보처럼 챙기고 집을 나선다. 세상이 이렇게 바뀐 건 최근 몇 년 사이의 일이다. ‘중국이 원인이다, 아니다’를 놓고 대책마련이 지지부진하던 차에 미세먼지는 우리 실생활과 폐 속 깊숙이 침투해들어왔다.

그래서 산림청도 서울시도 이런저런 미세먼지 차단 및 저감을 위해 노력중인데, 대표적인 사업이 바로 도시숲 조성이다. 산림청은 지난 1월 9일 ‘도시숲 조성사업비’ 2,500억원 규모로 바람길 숲, 미세먼지 차단 숲 조성사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2,200억원 규모의 ‘바람길 숲 조성사업’은 도시의 대기 순환을 통해 맑은 공기는 도시로 끌어들이고 탁하고 나쁜 공기는 도시 외곽으로 밀어낸다는 게 핵심. 또한 산림청은 ‘바람길 숲 조성사업’도 전국 11개 시에서 추진한다고 밝혔는데 사업 대상지는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대전,, 평택, 천안, 전주, 나주, 구미, 양산시 등이다.

그 밖에 산림청 10대뉴스로 뽑힌 것들은 ▲지역맞춤형 산림일자리 발굴·육성 본격 시동 ▲폭발 위험 없이 오래 쓰는 차세대 종이전지 핵심기술 개발 ▲인제국유림관리소·인제군과 ‘산림종합계획’ 공동수립 ▲스마트한 산불재난관리로 평창 동계 올림픽 성공 개최 지원 등이다. 하나같이 소중하고 주목할만한 이슈들이었다. 

숲은 이제 임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해법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산림협력사업은 지지부진한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만들수도 있다. '민생'과 '남북관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말이다. 산림청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집권 3년차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2019년 산림청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그래서 올해 '산림청 10대 뉴스'에는 국민들을 행복하게 해주었다는 희소식으로 가득차길 진심으로 바란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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