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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과일의 미래는 장밋빛일까?스토리가 있는 '프리미엄' 상품 나와야 할 때

#수입과일 전성시대를 살고 있다. 어딜 가나 외국에서 물 건너 온 과일들 천지다. TV를 켜면 드라마에서도 홈쇼핑에서도 온통 수입과일이 주인공이다. 국산과일은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 그러다보니 우리가 먹는 과일 10개 중에 2~3개는 수입과일인 게 현실이 되어버렸다. 수입과일 1위 바나나는 지난해 무려 44만 톤을 수입했다. 돈으로 환산하면 약 4000억 원 어치. 오렌지도 작년 15만 톤(2,400억 원 어치)를 수입해다 먹었다. 체리도 2만 톤 가까이 들여왔다. 국내 과일시장의 22%가 수입과일이라는 통계는 그래서 무척이나 위태롭게 느껴진다. 30%, 40%를 넘어 50% 이상을 수입과일로 채울 날이 멀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였을까? 뜨거웠던 지난 여름, 대한민국 지자체들은 삼삼오오 모여앉아 과수(과일)의무자조금 설명회 개최에 분주한 모습들이었다. 복숭아로 유명한 음성군은 7월 말 복숭아 재배농가들과 농협 관계자 등등이 모여 과수 의무자조금 설치. 운영을 위한 설명회를 열었다. 사과로 잘 알려진 예천군은 과수 의무자조금이 조기 정착하도록 농업인 교육과 홍보를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을 짰다. 경남 창녕에서도 전라북도 진안에서도 같은 취지의 행사가 열렸다. 이렇게 지난 여름엔 과일을 키우는 농가가 많은 거의 모든 지자체가 자조금 문제에 집중했던 것이다.

 

◇ 20%를 훌쩍 뛰어넘은 수입 과일의 득세, 언제까지 지속될까?

#그런데 자조금이 뭔가? 쉽게 말해 자조금이란 농업인이 주축이 되어 농산물 소비촉진, 품질향상, 수급조절 등을 도모하기 위해 조성하고 운영되는 자금을 말한다. 이름에서 얼핏 추측할 수 있듯이 과일 생산농가가 얼마씩 내는 거출금으로 이루어진다. 여기에 정부에서 지원받은 보조금도 보태진다. 한우자조금, 한돈자조금 등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홍보에 많은 부분이 지출되는 게 자조금이다. 영화배우 장동건과 탤런트 한혜진이 각각 홍보대사를 맡아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는 모습을 떠올려보면 이해하기 쉽다.

홍보 뿐 아니라 대량생산되거나 대량 수입되었을 때 물량을 비축하는 등의 수급조절 역할 역시 자조금의 양대 기능으로 꼽힌다. 2018년 현재 농축산물 의무자조금은 농산물 26개 품목, 축산물 7개 품목이 운영중이다. 우리가 잘 아는 선키스트 오렌지, 제스프리 키위 역시 자조금 단체의 상표이름이다.

이렇듯 유익한 자조금을 정부에서 권장하지 않았을 리 없다. 지난 연말 사과·배·감귤·참다래 의무자조금 합동 출범식이 대대적으로 개최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우리 과수산업이 수입 과일과의 경쟁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자조금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정부와 농민의 협치를 강조하며 대대적인 홍보를 펼쳤다. 수입과일 점유율이 날로 높아가는 현실에서 자조금이 든든한 창과 방패가 되어줄 거라는 기대를 품은 것은 정부나 농가나 마찬가지였다.

국산 과일의 미래는 어느 누구도 섣불리 점치기 힘들다. [사진제공=대한민국 과일대전 준비위원회]

◇ 과일 의무자조금이 얼마나 과수농가의 창과 방패가 되어줄까?

그로부터 반년이 흐른 지금, 기대만큼 자조금이 원활하게 운영되지 않고 있어서 농가나 정부의 새로운 고민으로 부상한 형국이다. 6~7개월 전 의무자조금으로 전환했던 사과·배·감귤·참다래 4개 품목 중에서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품목이 없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의무자조금 정착이 녹록하지 않은 것은 자조금을 걷는 일이 예상 외로 더디고 진척이 없었기 때문이란게 현장의 공통된 목소리.

과수농가로부터 걷는 거출기준을 살펴보면, 사과가 3.3㎡(한평)당 20원, 배는 한 봉지당 2원, 참다래. 감귤은 출하금액의 0.9%와 0.25%로 각각 매겨져 있다. 여기에 정부가 농가 스스로 걷은 금액만큼을 ‘매칭방식’으로 지원하게 되면 자조금은 배로 늘어나는 구조. 또 하나의 어려움은 누구에게 걷느냐인데, 그 자격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무임승차자를 가려내야 한다는 취지에서 면밀하게 자격을 부여하다보니 일이 더뎌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원예, 과수 등 농산물 자조금 거출율을 향상시키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의무자조금 수납기관을 친환경 인증기관으로 확대하고 농산물자조금 지원요건을 완화하기로 한 것이다. 현재는 원예, 과수 등 친환경농산물 자조금은 자조금관리위원회가 농협 등에 위탁해 자조금을 거출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자조금 지원 자격 중 ‘생산액이 1천억원 이하인 품목’ 요건을 삭제했다. 이로써 생산액이 작은 품목도 자조금의 품으로 끌어안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2018년 현재 인삼, 백합, 참다래, 배, 파프리카, 사과, 감귤, 콩나물, 친환경 등 9개 원예농산물이 의무자조금을 시행중이다. 배추, 마늘, 무, 고추, 양파, 가지, 오이, 참외, 토마토, 딸기, 포도, 복숭아, 단감, 절화, 밀 등 16개 원예농산물은 임의자조금을 조성중이다.

◇ 올해로 8번째로 열리는 2018 대한민국 과일산업대전

#수입과일의 득세와 과일 의무자조금 확대 분위기 속에 올해도 어김없이 '대한민국 과일산업대전'이 열린다. 2011년 시작되어 올해로 8번째를 맞는다. 11월 16일부터 11월 18일까지 고양 일산킨텍스 제2 전시장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주최, 한국과수농협연합회 주관으로 열리게 된다.

이번 '대한민국 과일산업대전'에는 한국과수농연합회, (사)한국사과연합회, 춘양농협, 문경거점산지유통센터,장수군조합공동사업법인, 영월 한반도 농협, 태광종합기계, 경상남도 친환경농업과, 상주원예농협, (사)제주감귤연합회,(사)한국키위연합회, (사)한국떫은감협회, 농협멜론전국연합사업단 등 65개 단체가 참여한다.

이번 행사는 우리국산과일 요리경연대회, 국산과일 초특가경매, 과일장터, 국산과일 건강잼 만들기 등의 다채로운 행사를 통해 우리 과일을 나라 안팎에 널리 알리는 데 주력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행사장에서는 국산과일 초특가 경매가 날마다 1회씩 진행된다. 한국과수농협연합회 관계자는 “2018 대한민국 과일산업대전이 생산자들과 소비자를 잇는 모두의 윈-윈 축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로 8번째를 맞는 대한민국 과일대전에 거는 기대가 날로 커지고 있다 [사진= 과일대전 준비위]

◇ 일본의 ‘공격하는 농업’이 6차산업화의 파트너가 될 수 있을까?

최근 한 송이에 만 원을 넘는 포도 샤인머스캣 열풍이 대단하다. 일부에서는 이를 과수농가의 대표적인 희망 사례로 꼽기도 한다. 그런데 일본의 이런 사례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바로 ‘공격하는 농업’이라는 일본농업의 특징적 마케팅을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홋카이도 유바리市 특산 멜론 2개에 320만엔(우리돈 약 3,200만원), 돗토리현 자연산 굴 1킬로그램에 1,800만엔(우리돈 약 1억 8천만원), 가나자와현 포도 한 송이 110만엔(우리돈 약 1,100만원). 이 농산물들이 경매에 부쳐져 인기리에 판매되고, 사람들이 몰려가고, 방송에서 이를 중계하고, 결국은 관광객들이 그곳에 몰려가 그 특산물과 다른 특산물들을 대량 구매하게 되는 선순환 시스템이 바로 일본 특유의 ‘공격하는 농업’이다.

이를 두고 마케팅 전문가들은 하나 같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일본이 고령화 농촌에서 생존법으로 추구한 게 바로 위에서 언급했던 ‘프리미엄 최고급 농작물'인데, 마케팅 효과로 볼 때 아주 최고라는 평가다. 이런 식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 다음 단계로 여행,관광,체험,쇼핑,민박 등의 다양한 산업이 저절로 함께 일어나는 그런 선순환.

물론 이 같은 방법이 우리나라에서도 실행되고 있지 않는 것은 아니다. 6차산업화를 표방하면서 농촌 곳곳에는 특산물 구경, 민박, 농촌체험, 수확, 여행 등을 패키지로 묶어 수많은 지자체와 농촌마을이 치열한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한마디로 ‘히트 상품’이 많지 않다는 것. 그런 점에서는 우리도 일본의 프리미엄 최고급 농작물 처럼 ‘공격적인 농업.마케팅’을 구사해보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과일산업이 위기라는데 전 국민을 깜짝 놀라게 할 그런 과일 이벤트나 상품이 보이질 않아서 하는 말이다. 다시 한 번 과일산업계에 ‘신토불이’ 열풍이 불기를 고대한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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