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종합 ②] 한국영농신문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호에서도 2018국정감사 현장스케치를 1면에 게재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산림청,농진청,농어촌공사,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농정원, 마사회 등 농민과 농촌을 위한 부처와 기관들에 대한 따끔하고도 매서운 질타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오히려 부족할 지경이다. 농민과 농촌이 이들 기관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지만, 오히려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은 대체 뭔가? 국정감사에서 큰 소리가 오고 간 현안들 위주로 살펴본다.

[편집자주]

# “불법사설 경마규모 13조 5천억”

“불법사설경마의 규모가 13조 5천억원에 달한다”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마사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은 “마사회 제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현재 불법사설경마의 규모는 13조 5,247억 원. 조세포탈 규모는 2조1,639 억원으로 조사됐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정 의원은 “불법사설경마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실정에서 마사회의 적극적인 단속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마사회는 불법사설경마 단속을 위해 ‘건전화추진본부’를 운영중이다. 직원은 148명에 예산은 14억 원 정도로 알려졌다.

# “외국산원료가 주가 되는 가공식품 수출이 62%인 게 정상인가?”

농가소득과 직결되는 신선농식품 수출은 오히려 감소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전남 영암·무안·신안)은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국정감사에서 "농식품 수출은 오히려 감소했는데 외국산 원료로 만든 가공식품 수출만 증가했다"라며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 실태를 꼬집었다. 서삼석 의원은 농식품 수출 증가가 농가 소득으로 이어지려면 신선농식품 수출이 확대돼야 하는데, 농식품부 수출액 중 가공식품 수출 비중이 2017년 62.6%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서의원은 “식품제조업체의 국산농산물 사용비율이 31.4%대인데 반해 외국산 원료가 주를 이루는 가공식품 수출이 전체 농식품 수출액의 62.6%를 차지함으로써 실질적인 농가소득과는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현재 우리 농민들의 순수 농업소득은 1,004만원으로 도시노동자에 비해 한참 적은 액수. 이런 상황에서 농민을 위한 특단의 대책은 대체 뭔가?

# 공공기관 3곳 중 2곳에서 지역농산물 구매실적이 없다?

지방 이전 공공기관들의 지역농산물 구매행태가 국감에서도 나타났다.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한국농어촌공사·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종회 민주평화당 의원(전북 김제·부안)은 ‘2017년 공공기관별 지역농산물 구매실적’을 공개하며 “지난해 공공기관 333곳 중 지역농산물 구매실적이 있는 기관은 122곳(37%)에 불과하다”라며 “공공기관 3곳 중 2곳은 지역농산물 구매실적이 전혀 없었다”고 질타했다. 김의원은 지역농산물 구매실적이 공공기관 평가에 반영되도록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 국회 농해수위, 농어촌상생협력기금 활성화 경제단체 간담회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24일 ‘농어촌상생협력기금 활성화를 위한 국회농해수위·경제단체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황주홍 농해수위 위원장, 정운천 간사, 김성찬 의원, 김현권 의원, 손금주 의원 등 농해수위 위원 5명이 참석했다. 경제단체에서는 한국무역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전국은행연합회 등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10일 열렸던 국정감사에서 정부와 기업들에 대한 농어촌상생협력기금 활성화 촉구에서 비롯됐다. 정운천 의원은 “이번 간담회를 통해 무역이득공유제의 대안으로 도입된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이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되고 피해를 본 농어업을 산업화의 과실을 많이 가져간 쪽에서 돕는다는 취지를 살펴 제대로 정착하길 기대해본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유관기관들이 진정으로 농민과 농촌을 위해 복무하는지 지속적이고 면밀한 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

# 농협 1억 이상 고액연봉자 급증. 그렇다면 농민 살림살이는 나아졌나?

농협 고액연봉자가 4년 만에 2배로 늘었지만 농업인을 위한 교육지원사업이나 상생기금조성 등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이 밝힌 자료에는 농협 주요 8개 법인 전체 임직원 중 연봉 1억 원 이상은 2017년 기준 3,87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 전체 직원 1만 9,946명 가운데 19.4%에 해당. 8개 법인은 농협중앙회, 농협금융지주, 농협경제지주, NH농협은행, NH농협생명보험, NH농협손해보험, 농협하나로유통, 농협양곡 등이었다. 정운천 의원은 "농업 소득은 정체되어 농촌은 어렵기만 한데, 농협은 농협만을 위한 조직이 되어가고 있다. 농협은 농민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질타했다. ▲ 이만희 자유한국당 의원은 "농협은 민간회사라면 실적 부진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될 경영실적이다. 그런데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꼬집었다.

# “마사회는 화상경마장 설치 중단해야”

한국마사회가 화상경마장 설치를 재추진하고 있다는 질타가 나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이 22일 한국마사회로부터 넘겨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서초와 마포 지역에 장외개설을 추진하던 마사회가 입은 손실규모만 총 35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화상경마장 수는 32곳으로 제한되고 있는 가운데 마사회 화상경마장은 30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김현권 의원은 “용산과 대전의 사례를 보더라도 장외발매소는 더 이상 환영받지 못한다. 지역사회 갈등만 유발하는 장외발매소는 더 이상 추진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 “한국마사회의 갑질과 성희롱은 사실인가?”

사적 모임에 동석을 요구, 애정표현, 부적절한 발언을 해 징계받은 마사회 간부 임직원이 4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이 한국마사회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는 이에 대한 내용이 상세하게 드러나 있다. 하급자에게 본인의 고교 동창회 등 사적인 모임에 5회 이상 동행할 것을 요구, 술자리로 불러내기 위해 20여 차례에 걸쳐 연락, 애정표현, 부적절한 발언, 여직원에게 성적 굴욕감을 느낄 정도의 외모 평가, 회식 중 성적인 표현 등등이다.

# 농어촌공사의 수상태양광 갑론을박

김종회 민주평화당 의원은 지난 23일 국정감사에서 "전국 각지 수상 태양광 설비의 중금속 검출 및 수질 오염 우려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양수 자유한국당 의원도 "연구도 안 된 상황에 농어촌공사가 저수지 태양광을 하니까 걱정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환경오염과 속도조절을 걱정하는 목소리다. 이에 최규성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농어촌공사는 수많은 저수지와 염해간척지가 있다. 수상 태양광 사업으로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다. 돈 벌 기회가 있다면 벌어야지 그걸 남에게 주면 배임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정책을 놓고 벌어지는 갑론을박이 어떤 생산적인 대안과 해법을 도출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의 인력부족이 돼지 살처분.생매장의 원인?”

방역본부의 인력부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의원(비례대표)은 “지금까지 구제역 등으로 수많은 가축이 살처분 당했다. 그런데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상당수가 생매장 된 바 있다”라고 지적했다. 방역에 투입되는 인원의 빈번한 농가 방문도 문제라는 지적도 있었다. 경대수 의원(자유한국당, 충북 증평·진천·음성)은 “방역본부 입장에서는 한 번 방문이지만 농가 입장에서는 여러 번이어서 방역에 오히려 역효과”라고 꼬집었다.

백종호 기자 / 이광조 기자  bjh@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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