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경제수석실 산하 농어업비서관에 신정훈 전 의원(53)이 발탁됐다. 농업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선이라는 평가와 음주운전·배임 등 전과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공존하고 있는 형국이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26일 신 전 의원은 내정된 상태로 인수인계 등 청와대 경제수석실 산하 농어업비서관 업무를 시작했다.

이번 인선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신 전 의원이)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데다 전직 의원이 청와대 비서관으로 자리를 낮춰서 가는 만큼 인사 잡음은 그리 크지 않고 직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전했다.

통상 전·현직 국회의원의 경우 장관급에 인선되지만, 신 전 의원의 경우 ‘직급파괴’에 전문성을 강조한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캠프에서 쌀 목표 가격 인상 등 농업 관련 정책을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 정부 출범 직후에는 농식품부 장관후보 물망에 오를 정도로 여권에서는 농업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반면 지난 총선 당시 등 번번이 문제점으로 부각된 바 있던 ‘전과이력’으로 인해 1급 대우를 받는 비서관 직무 수행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한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때 ‘중대 부패 범죄’로 규정한 범죄인 배임 전과가 있는 인사가 청와대에서 근무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문제상황을 환기시켰다.

지난 20대 총선 시기 공직선거법 규정에 따라 공개된 후보자 정보공개자료에 따르면 신정훈 당시 후보자는 ‘전과 5범’이다. 1986년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징역 3년, 1989년 공무집행방해, 공용물건손상으로 징역 8월이 선고됐다.

특히 2000년 음주운전(벌금 150만원) 전과가 있다. 또한 2007년 농지법·산지관리법·건축법 위반 및 상해로 벌금 1500만원, 2009년 특정경제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선고를 받았다.

배임은 뇌물, 알선수재, 알선수뢰, 횡령과 함께 양형 강화 및 대통령의 사면권 제한을 추진하겠다고 문 대통령이 공약집에서 밝힌 ‘5대 중대 부패 범죄’에 포함되는 범법행위다.

신 전 의원은 1964년 전남 나주 출신으로 광주 인성고와 고려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재학 시절인 1985년 5·18 진상규명 미문화원 점거농성에 참가한 혐의로 복역했고, 출소 후 나주로 귀향해 농민운동을 했다. 지난 1995년부터 5·6대 전남도의원, 2002년부터 민선 3·4기 나주시장을 역임했으며, 2014년 7월 재·보선에서 나주·화순을 지역구로 당선, 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상임위는 후반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의원 시절 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회 위원장과 농어업담당 원내부대표를 역임했고, 20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김진환 기자  kjh@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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