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동에 자리잡은 로켓크리스피치킨의 전경. [사진제공=로켓크리스피]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핫한 음식점들이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청담동은 부잣집 며느리가 떠오르고 신사동은 패션피플이 떠오른다면, 압구정하면 인스타그래머가 떠오르고 있다.

과거 압구정 로데오 거리의 상권은 패션업계가 이끌었다면, 최근에는 외식업계가 상권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는 의류 매장의 경우 유동인구가 중요한 반면 음식점은 입소문을 타면 단골이 생겨 유동인구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30 여성들 사이에서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맛집을 검색하는 것이 일반화되면서 독특한 메뉴와 콘셉트가 있는 음식점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예컨대, 도산분식의 경우 메뉴는 일반 분식집과 비슷하지만 복고풍 식기와 소품들이 20대 여성들의 스마트폰 카메라를 사로잡으면서 인스타그램의 성지로 떠올랐다. 또한 ‘동물복지 닭고기’로 치킨을 판매하고 있는 로켓크리스피치킨은 주문 즉시 전용 로켓유로 닭을 튀기는 덕택에 ‘눈’과 더불어 ‘귀’까지 사로잡고 있다. 로켓크리스피치킨 측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에서 다른 치킨 브랜드들이 사진 위주 콘텐츠만 올라오는 것과 달리 로켓크리스피치킨은 두툼한 치킨의 씹는 소리를 담아낸 영상 콘텐츠가 상당히 올라오는 편이다.

압구정 로데오 거리를 자주 찾는다는 김혜정(30)씨는 “이제 가로수길은 너무 상업적인 느낌이 많다.”며 “그에 반해 압구정은 도산분식의 복고풍 인테리어나 로켓크리스피치킨의 동물복지 인증 치킨 등과 같이 독특하면서도 힙한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동물복지인증’이란 가축의 고통과 스트레스를 최소화해 쾌적한 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로 농림축산식품부가 2014년부터 도입한 제도다. 현재 로켓크리스피치킨은 국내 최초로 동물 복지 축산농장과 도계장 인증을 동시에 받은 '참프레'의 농장에서 자란 동물복지 닭을 공급받아 사용 중이다.

로켓크리스피치킨 최한솔 대표는 “로켓크리스피치킨이 인스타그램에서 인기를 얻은 이유는 맛있는 것을 알리는 단순 인증샷에서 넘어서 윤리적 소비를 하는 개념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추측했다. 이어 “청담동이 오너 셰프의 레스토랑이 음식의 맛과 비주얼로 승부하는 동네라면, 압구정동은 음식의 맛과 비주얼만큼 중요한 것이 전체 가게의 컨셉트와 철학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청담동 오너 셰프의 레스토랑은 주로 어두운 조명 위주의 소규모 공간이라 스마트폰 카메라로는 사진촬영이 쉽지 않다. 반면 압구정동은 로켓크리스피치킨이나 아우어베이커리 등과 같이 건물 전체를 임대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화각이 넓어 사진 촬영하기가 좋다고 사진작가 박재우 씨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연금형부동산연구소 황준석 소장은 “압구정동은 신사동이나 청담동에 비해 임대료가 저렴한 편"이라며 "덕분에 건물 전층을 임대한 음식점이 꽤 된다.”고 설명했다.

송영국 기자  syk@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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