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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식품․ LMO식물 ‘바이오안전성’ 진단 서둘러야

- 문재인 정권의 공약, 청와대 국민청원 21만명의 목소리에 대답하라
- GMO와 원전(원자력발전)을 대하는 현 정부의 입장 차이의 이유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간 농업교류의 큰 물꼬가 터질 거라는 기대가 크다. 산림․ 식목 분야에서 시작해 트랙터․ 이앙기 ․콤바인 등 농기계 지원에 이르기까지 농업계에서는 벌써부터 남북이 힘을 합쳐 이루어낼 농사이야기로 들뜬 분위기다. 몇 달 째 장관도 없는 농림수산식품부일지라도 농민들이 거는 꿈과 희망은 여전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도 있다. 농업 관련자들이 아니라면 대부분 모르거나 무시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 일은 결코 평범하지가 않다. 심각하고 공포스럽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 라는 속담도 있듯, 애초에 뿌리를 뽑거나 실마리를 마련하지 않으면 어떤 결과가 올지 두렵기만 하다. 그건 바로 유전자변형식물, 즉 LMO 유채가 최근 전남 신안과 경남 거제 들판에서 발견된 사건이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GMO반대 전국행동의 2017년 6월 GMO추방 시위 [사진=한살림]

사실 유전자변형 유채나 면화가 우리 들판에서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 5월 강원도 태백산 유채꽃축제장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다. 축제장 유채 50㎏이 국내 수입이 금지된 유전자변형생물체(LMO)인 것으로 밝혀져 파란이 일었다. 국내에서는 자체적으로 생길 수 없는 것이어서 더욱 논란은 컸다. 조사결과 해당 LMO 유채는 미국 종자기업 몬산토에서 개발한 품종. 수입통관 과정에서 검역시스템 상의 큰 구멍이 노출된 경우였다. ( *보통 살아있는 유전자변형생물체는 LMO, 번식 능력이 없는 유전자변형생물은 별도로 GMO라고 부른다. 싹을 틔울 수 있는 콩․ 유채 등은 LMO, 이것을 식품·사료로 가공한 것은 GMO.)

작년 11월엔 전남 목포시에서 미승인 LMO(유전자변형생물체) 면화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 면화 역시 미국 몬산토가 개발한 것. 식약처가 국내 사료용․ 식용으론 승인했지만 재배용으로는 승인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농업진흥청 소속 연구소에서 목포시에 축제용으로 공급해 문제가 됐다. 한마디로 검역당국의 식물검역 시스템 미비와 농촌진흥청의 안이함으로 발생한 사건이었던 것.

 

◇ 전남 신안과 경남 거제에서 발견된 LMO 유채를 그냥 두고만 볼 것인가?

#문재인 정부는 정권 초 원전(원자력발전)의 안전성을 전 국가적 관심사로 부각시켰다. 국민들은 원전의 안전성 문제를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게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여전히 논란은 남아있지만, 그 논의의 시작과 중간과 끝이 분명했던 사안이었다. 그런데 국민의 먹거리 안전과 직결되는 GMO문제는 여전히 찬밥 신세다. 대통령의 공약사항임에도 별다른 언급조차 없다. 왜 그럴까?

그래서인지 학부모들과 시민단체․ 환경단체들이 자녀들의 급식에 GMO가 포함되었는지를 걱정하고 따져 묻고 나섰다. 청와대 게시판에 청원도 올라왔다. 현재 청와대의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 ‘GMO완전표시제 시행을 촉구합니다!’ 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에는 청원동의가 무려 21만 6천 886명. 3월 12일부터 4월 11일까지 한 달 동안 2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GMO와 먹거리 문제를 그냥 두고 볼 수 없다고 나선 것이다. 그런데 먹거리 안전을 걱정하는 국민의 숫자가 어디 20만 명뿐일까?

청와대에 올라온 청원 내용을 읽어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문재인 정권에서 실세 중의 실세로 자타가 공인하는 식약처(식품의약품안전처)의 무능과 아집을 꼬집는 내용이 특히 눈에 띈다. 찬찬히 읽어보자. “▲우리나라는 식용 GMO를 연간 200만 톤 이상 수입한다. ▲국민 1인당 매년 40kg 이상의 GMO(세끼 먹는 쌀 62kg의 2/3)를 먹고 있다. ▲현행법은 GMO 사용 여부를 강제 표시하는 것처럼 알려졌지만, 실제는 해당 상품의 99.99%에 아무런 표시가 없다. ▲Non-GMO 표시도 불가능하다. ▲이는 식약처의 무관심, 무능의 결과이며 식약처의 이러한 태도는 GMO 표시 개정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공공급식, 학교급식에서의 GMO 식품 사용도 금지해야 한다. ”

어떤가? 사실 GMO를 어린이집 급식에서 제외하고 GMO 표시를 강화한다는 것은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다. 사정이 이러하니 청와대가 이제 공약의 실천 의지에 대해 정직하게 답변할 차례가 왔다.

GMO반대 전국행동이 불태우고 있는 GMO유채종자 [사진=한살림]

 

◇ 식약처의 무관심․ 무능 꼬집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신속한 답변이 필요하다

#유전자변형생물체의 국가 간 이동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운영되는 LMO 관련 정보 수집·관리·제공·홍보 전문기관인 <한국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국내에 수입된 GMO 식품원료는 무려 228만 톤. 국민들이 매년 1인당 40kg 이상의 GMO 식품원료를 섭취한다는 뜻. GMO 수입 원료 중에는 이번에 신안과 거제에서 발견된 유채(카놀라), 콩, 옥수수 등이 포함되어 있는데 대부분 간장이나 식용유를 만드는 데 쓰인다.

그런데 간장, 식용류 처럼 DNA나 단백질 구조가 파괴된 제품은 GMO표시를 면제받는 예외규정이 있어서 사실상 우리는 GMO표시가 안 된 식용유나 간장을 먹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가 늘 먹고 있는 과자․라면․두부 등 400 여 개 식품 가운데 GMO 원료 사용여부가 표시된 제품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큰 문제 아닌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을 하는 이들은 왜 큰 문제가 아닌지를 과학적으로 분명하게 밝혀주길 바란다.)

이런 가운데 2017년 10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성찬 의원(자유한국당, 경남진해)은 국정감사에서 미승인 LMO(유전자변형생물체) 유채의 전국 확산을 큰 문제라며 지적하고 나섰다. 아울러 검역체계 전반의 개선을 요구했다. 김성찬 의원은 전국으로 확산된 LMO 유채는 전국 49개 시군구에 60곳이 넘는다고 밝혀 충격을 안겨주었다.

 

◇ 국민 10명 중 9명이 GMO규제 필요하다는데... ‘바이오안전성위원회’ 소집해야

#최근 산림청에서는 백두대간수목원에 대규모 종자저장소 ‘시드 볼트(seed vault)’ 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식물이 멸종할 수 있는 대형재난에 대비해 씨앗을 저장하는 시설을 시드 볼트라고 한다. ‘식물의 노아의 방주’라고 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야생식물 종자 보존시설로는 세계 최초라고 산림청은 밝혔다. 좋다.

국내에 이런 종자저장소가 생긴 것은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종자를 꽁꽁 동굴 속에 숨겨놓고 보관하는 게 능사는 아닐 것이다. 이미 우리 들판엔 미국 몬산토 사가 개발한 LMO 유채와 LMO 면화가 알게 모르게 곳곳에서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종자를 보존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우리 논밭과 들판과 삼림이 어떤 무시무시한 결과를 불러올지 논란이 분분한 LMO 유채, 면화, 콩, 밀, 옥수수 등으로 뒤덮이는 것을 막는 게 우선이 아닌가 싶은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년 전 정의당의 윤소하 의원이 당시의 LMO유채 사건 해결책으로 제시한 <바이오안전성위원회> 즉각 소집은 현재에도 유효하다 하겠다. 아울러 문재인 정권이 꼭 참고해야할 통계가 있다. 2016년 11월 한국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가 조사한 ‘GMO 공공인식’. 여기에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GMO에 대한 속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 10명 중 9명이 GMO규제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백종호 기자 / 논설실장  bjh@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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