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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나쁜 비누는 없다!모유비누도 있고 마유비누도 있다. 마늘비누, 오줌비누도!

- 우리 농촌, 농산물.과일 활용 천연비누 시장 겨냥할 때

#갑자기, 비누가 논란의 중심에 우뚝 섰다. TV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빅뱅’ 멤버 ‘승리’와 탤런트 이시영의 스토리가 발단이 됐다.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여배우 이시영이 자신이 만든 모유비누를 승리에게 선물하겠다는 말을 꺼내자 승리가 민망한 표정을 짓는 모습. 바로 그 부분에서 시청률은 급상승했지만, 이후 여러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이런 거 역시 성희롱이 아니냐?”라는 문제제기가 꽤 진지하게 제기된 모양. 남성들이 이런저런 비유를 들어가며 의견을 개진하고 여성들은 “예민의 극치”라며 반박하는 형국. 미투(Me too!)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는 상황에서 벌어진 나름대로 의미있는 에피소드라고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틴버블 마유비누 [사진=꽃피는 아침마을]

#오늘날 우리가 비누라고 부르는 물건은 한자 비루(飛陋)에서 그 이름이 비롯되었다고 한다. 뜻풀이를 하자면, ‘더러움을 날려버린다’는 것인데 비루가 비누로 발음하기 좋게 변했다고. 영어로는 비누를 soap라고 표기하는데 이 말은 고대 로마의 사포(sapo)山에서 유래했다고. 로마인들이 그 산에서 양을 구워 제물로 바치곤 했는데 그 때 생겨난 양기름과 나무재가 섞인 것으로 쉽게 빨래를 할 수 있다는 걸 사람들은 발견했고, 이후에 대중화된 게 오늘날의 비누(soap)라는 전설. 그럴 듯한 내용이다.

#농경민족인 우리 조상들은 예부터 녹두, 팥 등 곡물을 갈아서 일종의 가루비누로 사용해왔다. 그걸로 얼굴을 씻으면 때와 먼지가 빠지고 살결이 보드라워졌을 것이다. 녹두가루로 만든 비누는 특히 왕실 궁녀들이 즐겨 사용했다. 오월 단오날에 창포로 머리를 감는 풍습이 전해내려오듯, 옛날여인들은 창포 넣고 끓인 물로 머리를 감고 몸을 씻어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했다.

전북 김제 궁지호박마을의 어성초비누 [사진=전라북도 거시기 장터]

#비누의 종류는 셀 수 없이 많다. 특히 농작물과 과일을 활용해 만든 비누는 거의 다 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 대충만 나열해도 토마토 비누, 가지 비누, 오이 비누, 딸기 비누, 바나나 비누, 녹차가루 비누, 매실씨 비누, 들깨 비누, 율무 비누, 홍삼 비누, 어성초 비누, 매실비누, 우엉 비누, 감자 비누, 군고구마 비누, 살구 비누 등등이 있다. 동물성 비누도 다양한데, 놀랍게도 태반을 활용한 비누도 동물이름과 결합해 종류가 많다. 우리나라 제주에는 말태반 비누고 있고 요즘엔 양태반 비누도 인기를 끌고 있단다. 산양 우유비누와 말기름으로 만드는 마유(馬油)비누도 있다. 금으로 만든 금(金)비누 또한 당연히 있다.

놀라운 것은 우리 민족 뿐 아니라 세계 몇몇 곳에서는 오줌으로도 비누를 만들어 쓰기도 했다는 사실. ‘삼국지 동이전’에는 오줌으로 손을 씻고 빨래도 했다는 기록이 있다. 인도에서는 소오줌에 알로에, 아몬드유를 섞어 만든 미용 비누도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국내 화장비누 생산액은 약 3,410억 원 정도. 이 중 고급화된 프리미엄 비누 생산 규모는 약 5% 정도일 거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추정. 해외로 눈을 돌리면 놀랄만한 천연비누 업체가 한 군데 눈에 띈다. 수제비누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영국 기업 ‘러쉬’. 이 회사는 바나나,레몬,라임,올리브,코코넛버터,오이 등등의 천연재료 수백 톤을 농가로부터 사들여 과일주스가 아닌 비누를 만든다. 2017년 약 30톤의 비누를 팔았고, 전세계 50여개국에 1천여개 매장을 운영중인데, 창업 22년 만에 매출 1조원 넘어섰다. 놀랍고도 부럽다.

#우리나라엔 비누를 만들 수 있는 천연 농산물이 셀 수 없이 많다. 우리 농촌이 지혜를 모아 천연비누사업으로 세계시장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그래서 영국의 러쉬라는 회사처럼 천연수제비누로 매출 1조, 아니 10조원을 올리는 건 불가능할까? ‘메이드 인 코리아’라고 적힌 비누를 전세계인들이 매일 아침 사용하는 상상을 하는 건 무리일까? TV예능프로그램으로 비롯된 ‘모유비누’ 논란을 보며, 우리가 이젠 좀 더 농촌과 농민의 삶을 입체적으로 배려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 토마토 비누, 감자 비누, 홍삼 비누에 모유라도 섞어야 농촌이 이야깃거리가 되는 세상이라서 그렇다.

백종호 기자  bjh@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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