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딸기꽃 꽃말이 뭐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할 지 궁금해진다. 십중팔구 ‘모른다’는 대답이 나올 것이다. 게다가 마늘꽃 꽃말은 또 뭐냐고 물으면 신경질 낼 사람이 많을 것이다. 눈치챘겠지만, 딸기와 마늘의 꽃말을 따져보려는 이유는 바로 한국과 일본의 여자컬링 대표팀을 둘러싼 양국 언론과 관계자들의 태도, 정확히는 일본 농림장관의 발언 때문.

도시사람 중에 딸기꽃을 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시골에 살면서 딸기농사라도 지어본 적이 있다면 모를까, 아니라면 늦봄에서 초여름 노지에서 자란 초록 빨강이 뒤섞인 딸기열매와 딸기꽃을 보기란 힘든 일이기 때문.

물론 세월이 변해 하우스재배 딸기가 대부분인 요즘은 3월이 딸기 제철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도 최근 3월의 제철농산물로 딸기를 선정하고 판매촉진에 나섰다. 딸기는 1년 생산량이 1조에서 1조 5천억원이나 되고 수출도 5천만 달러 정도나 되는 엄청난 효자품목이다.

딸기꽃의 꽃말은 우정 애정 존중이다 [사진제공=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평창올림픽이 끝나고 평창패럴림픽 기간인데도, 아직도 한국과 일본이 여자 컬링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놓고 팽팽하게 힘겨루기를 하는 모양새다. 준결승에서 만난 일본을 격파한 한국 여자 컬링대표팀은 ‘갈릭걸스’, ‘마늘소녀’, ‘안경선배’,‘영미 영미~’,‘의성마늘’,‘의성마늘햄’을 유행어와 인기검색어 반열에 올려놓았다.

일본 여자 컬링 대표팀 역시 주장 후지사와 사츠키의 미모 덕분에 올림픽기간 동안 일본 TV시청률이 큰 폭으로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와중에 일본의 한 선수가 “한국딸기가 맛있다”라는 인터뷰를 했는데, 이걸 정부관계자가 시비를 걸었던 모양. 원래 한국 딸기는 일본품종이라는 식으로 딴지(?)를 걸었는데, 여기에 한국 네티즌들이 웅성웅성 모여 ‘그딴 소리 집어치우라’는 반응을 보였던 것.

연극이 끝나고 난 뒤에 텅 빈 무대를 본 적이 있냐고 물으면 좀 과할까? 어느 용감한 여류 시인의 시집 제목에 비유하자면 ‘컬링, 이제 잔치는 끝났다’라고 해도 될 듯 하다. 승패도 가려졌으니 힘겨루기 그만하고 서로 오순도순 살아갈 일이다. 신기하게도 일본 쪽에서 못마땅한 뉘앙스로 언급했던 딸기꽃 꽃말은 ‘애정,존중,우정’이란다.

준결승에서 일본을 격파한 의성 출신 대한민국 여자컬링 대표팀을 떠올리게 만드는 마늘, 정확히는 마늘꽃의 꽃말은 ‘힘,용기’란다. 서로 용기를 내서 다음 2022년 동계올림픽에서 만나 선의의 경쟁, 존중하며 우정을 쌓는 경기를 펼쳐보자고 마늘과 딸기가 우리에게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저작권자 © 한국영농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