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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 Food] 스페인엔 하몽, 제주엔 한라봉, 멕시코엔 거봉 ?영화 속 주인공 먹거리에 귤,한라봉이 등장할 날은 언제일까?

7살 꼬마가 따지듯 묻는다. “한라봉은 제주도에서만 나요?”

제주가 뜬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왜 그런지 이유를 대라고 하면 손가락 다 꼽아도 부족하다. 20대는 <효리네 민박> 때문이라고 침을 튀기고, 3~40대는 올레길 덕분이라고 눈을 흘기고, 나이 좀 들었다는 6~70대들은 “니들이 제주 신혼여행의 참맛을 알아?”라며 옛날을 회상할 것이다. 뭐가 제일 타당한 이유인지 사실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 유커들과 갑부들의 제주 탐방과 땅 사재기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이유란 건 대부분 안다.

[사진=픽사베이]

주인공보다 과일이 더 심장에 남는 영화가 있다. 키에누 리브스 주연의 영화 <구름속의 산책>에는 포도가 주인공만큼 비중을 갖고 등장한다. 포도농장에서 싹튼 남녀의 사랑이 포도더미를 맨발로 밟는 군무(群舞)를 통해 숙성되는 바로 그 장면이 압권인 영화. 의외로 포도의 나라 프랑스가 아닌 멕시코가 배경이다. 멕시코와 칠레산 와인이 유명하단 걸 요즘은 알지만, 영화 개봉 당시 1995년엔 다소 생소했다. 포도라는 과일이 없었더라면 이 영화의 깊은 여운과 쫀득한 촉감은 기대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와인이 그러하듯 제주는 숙성했을까? 제주는 이제 세계적인 관광도시가 되었다. 볼거리, 놀거리, 먹을거리라는 3박자가 갖춰진 곳이 되었다는 뜻. 누군가는 그 중에서 먹을거리가 좀 약하지 않느냐며 따질 수도 있다. 스페인의 하몽, 칠레의 포도와 와인, 지중해의 올리브, 멕시코의 타코와 알로에, 태국의 해산물과 톰양쿵 등등 외국 유명 먹거리(식재료)만큼 알려진 게 없다는 항변일 것이다. 없다고? 아니다. 당연히 있다. 그건 바로 귤,한라봉,천혜향. 아직 이 과일들이 등장하는 세계적인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한다면 억지일까?

스페인 영화 <하몽하몽>은 스페인의 국민배우 하비에르 바르뎀의 초기 출연작이다. 하몽은 돼지 뒷다리를 소금에 절여 장시간 숙성시킨 음식. 1992년 개봉했을 땐 여주인공 페넬로페 크루즈의 명성에 눌려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투우장에서 나체로 뛰어다니며 젊음의 광기(?)를 발산하던 하비에르 바르뎀은 현실에선 페넬로페 크루즈와 결혼식을 올렸다. 이후 헐리웃이 유독 사랑하는 세계적인 영화배우로 거듭났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캐리비안의 해적>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악당이 바로 그다. 하몽하몽은 스페인 특유의 열정, 색감, 러브 라인이 살아있는 잘 빠진 작품이다. 하몽은 스페인 속어로 몸매가 늘씬한 여성이란 의미도 품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제주는 이제 케이 팝(K-POP), 싸이(PSY), 방탄소년단 등의 문화적 성공모델을 착실히 닮아가고 있다. 2017년 제주에는 85개국 1만 9,593명의 외국인이 산다. 중국, 일본, 미국, 캐나다,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남아공 등 국적도 다양하다. 멕시코의 타코 정도는 기본이고 스페인의 하몽 , 태국 톰양쿵 등 유명 외국요리도 없는 게 없다. 이렇듯 국제화된 제주에서 한라봉으로 만든 제품(꿀 한라봉차/올가홀푸드)가 출시되었다는 소식에 제주와 스페인, 멕시코를 넘나들며 영화 몇 편 떠올려 봤다. 역시, 먹는 것이 (기억에 가장 오래) 남는 것이다.

백종호 기자 / 논설실장  bjh@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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