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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우유협동조합 문진섭 감사, 한국 낙농의 길 제시다양한 유제품 개발, 관광 접목, ICT 기술 연계 등...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는 융복합 낙농으로 위기 돌파

서울우유협동조합 문진섭 감사(67)는 현재 모산목장(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소재) 대표이자 부인인 김금산씨(모산체험학교장)와 아들인 문희준씨 부부등 가족들 모두가 체험목장을 이끌고 있다.

현재 2004년 체험목장으로 시작해 전체면적 8,000천평에 축사 4개동(800평) 젖소 80두 1일 치즈 200kg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국내외 관광객은 지난해 년간 3만여명이 체험마을 찾아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데 작년에는 사드의 영향으로 중국인들이 다소 주춤했으나 농촌이 없는 홍콩인들이 많이 찾아왔다.

문집섭 대표는 우유는 식당으로 가야한다면서 낙농산업은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복지학과를 전공하기도 하는 학구파 김금산씨는도‧농간의 감성교류가 중요하다면서 이곳에서 힐링을 느끼는 것을 보람으로 느끼고 있으며 이곳 목장에서 생산되는 자연치즈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모산목장의 대표로서 낙농산업의 일선에서 어제와 오늘 한걸음 더 나아가는 낙농의 내일을 꿈꾸는 서울우유 문진섭 감사에게 2018년 무술년의 한해를 맞아 한국의 낙농이 극복해야 하는 현실과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들어봤다.

▶낙농인으로서 낙농가의 위기와 기회는 무엇일까요?

위기라면 FTA 이후 유제품의 수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2000년 이후 치즈의 수입량은 약 3배 가량 증가했으며, FTA 체결 이후에는 그 증가세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올해 또한 이러한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올해 유제품의 수입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에 비해서도 20% 이상 늘어나서 자급율 50%의 붕괴가 눈 앞에 다가왔습니다.

위기와 기회는 어찌 보면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유제품의 수입이 증가한 것이 오로지 FTA의 영향만이 아닌 1인당 유제품의 소비량의 증가도 한 몫을 했다는 사실입니다. 다시 말해 유제품 시장이 성장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다만 달라진 현실은 유제품 소비자의 니즈가 예전처럼 음용유 위주의 단순한 형태가 아닌 다양하고 세밀해졌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발맞춰 나가고자 하는, 아니 이러한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낙농가들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눈에 보이는 제품형태의 다양성에만 국한되지 말고, 예를 들어 제품에 스토리까지 담는 것처럼 감성이나 문화 같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서 독창적이고 누구나 따라할 수 없는 차별화라는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임원으로서 낙농산업의 위기와 기회는 무엇일까요?

낙농산업의 위협요인은 어쩌면 제조업의 위협요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가 제조업체에게 녹녹치 않다는 것입니다. 대형유통점과 편의점의 등장 이후 흔히 ‘가게’라고 일컬어지는 동네의 일반유통점이 급속히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이는 제조업이 유통업에게 종속되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제조업 중에서도 유통기한이 짧은 일배상품인 유가공품 제조업체에게는 이 겨울처럼 더 혹독한 현실입니다.

아울러 영양에 있어서 완전식품으로 표현되던 우유의 위상은 건강과 식품이라는 측면에서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게 되어, 단순이 동종업계에서의 시장점유율의 의미가 축소되고, 하나의 식품으로서 소비자의 위장을 얼마나 점유할 수 있느냐 하는 일종의 ‘위장점유율’을 논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시장에서의 기회는 시장 즉 소비자에게서 찾아야 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십인일색(十人一色)에서 일인십색(一人十色)으로 달라진 니즈의 변화에 맞춰야 합니다. 제품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요즘 편의점의 PB제품이 이러한 추세를 잘 반영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전제조건은 예전처럼 대량생산의 메커니즘에서는 이를 따라갈 수 없다는 점입니다. 다품종 소량생산과 유연한 제품의 수명관리를 통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장에 발을 맞춰야 할 것 같습니다.

▶목장체험프로그램을 현재 운영 중이신데, 목장체험에 대해 한 말씀 하신다면?

2000년대부터 불기 시작한 체험형 관광이라는 트렌드도 무시하지 못 할 이유였지만,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을 보면서, 낙농업의 미래가 어떤 방향으로 변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농업이야 작물을 다변화하는 시도라도 할 수 있지만, 낙농업은 그런 변화를 할 수 있는 운신의 틈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니 꼭 유사업종에서만 다변화를 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문제였던 것이었습니다.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니 1차 산업인 낙농업에 3차 산업인 관광을 접목하는게 가능했던 것이죠. 요즘 말로 한다면 ‘융합’이었던 것이죠.

어떤 사업이든 수익구조가 다변화 될수록 발전가능성이 많을 수 있듯이, 낙농업도 납유에만 치중하지 말고 포트폴리오 방식의 운영이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가능하다면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해볼 생각입니다. 그래서 다른 동료나 후배조합원님들과 경험을 공유하고 함께 낙농업의 미래를 조금 더 밝게 하고자 합니다.

▶낙농가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점으로 하나를 꼽는다면?

무허가축사 적법화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낙농가들에게는 오래되어 곪아버린 상처와 같습니다. 정부는 2013년 2월 ‘선대책, 후규제’를 기본 원칙으로 무허가축사 개선대책을 발표했으나, 세부대책은 2014년 3월 법률 개정 이후인 2015년 11월 마련되어 2년 9개월 가량이나 지연되었고, 축산단체협의회 발표에 따르면 무허가 축사 적법화는 현재 13%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행정처분이 시작되는 내년 3월 25일까지 이제 3개월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국토교통부 등 4개 부처 장관 합동 협조서신이 최근에서야 각 지자체에 전달되었습니다. 그 동안 농가들은 지자체별로 다른 법리해석으로 추진이 저조할 수 밖에 없없음에도 불구하고, 적법화기간 연장에 대한 국회 환노위에서의 논의가 지지부진한 것이 낙농가들의 애를 끓게 합니다. 치료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 치료가 가능하듯, 실효성 있는 적법화가 가능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으므로 적법화기간 연장과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합니다.

▶무허가 축사 뿐만 아니라, 환경규제 등의 다른 여러 문제로 낙농산업의 기반이 많이 위축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감사님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최근 도시개발, 환경규제 강화, 노동력 부족 등 목장경영 여건 악화로 낙농가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목장 이전 수요는 증가하고 있는 반면, 환경, 민원문제 등으로 신규 목장부지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직면한 문제들을 고려하여, 낙농생산 기반의 안정적 유지를 위해서는 시화, 화옹, 새만금 같은 일정지역을 낙농단지로 조성하여 목장이전이 가능하도록 추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낙농단지는 단순히 위치의 이전만이 아니라 체계적 방역관리는 물론 ICT 연계를 통한 비용절감 및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낙농의 새로운 모델로 제시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생산비 감축을 위해 자급 조사료 생산을 위한 단지를 조성하는 것 또한 고려해야 합니다. 이것이 4차 산업혁명의 시기에 낙농산업이 가야할 또 하나의 길입니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고 있는 요즘, 낙농산업이 가야할 방향을 좀 더 말씀해 주신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앞으로 낙농산업에는 ICT와 빅데이터 분석 등 4차 산업과의 활발한 접목이 당연히 이루어질 것입니다.

실제로 여러 해 전부터 로봇착유기는 이용되고 있으며, 최근 네덜란드에서는 커넥테라는 만보계 형태의 젖소 농장용 스마트 센서를 개발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일본에서도 커넥티드 카우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해외에서는 젖소의 건강 뿐만 아니라 IoT를 통해 우유의 품질을 높이고 생산량을 증가시키는 추세입니다. 우리나라도 낙농과 4차 산업의 접목을 서둘러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낙농의 33%를 차지하는 서울우유도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수많은 데이터와 스마트 센서의 접목 등 ICT를 융합하여 생산성을 최대한 끌어 올리는데 선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서울우유협동조합의 감사로서 재임 중에 계신데, 감사님이 생각하는 리더의 조건은 무엇일까요?

리더는 숲을 보는 사람, 지엽적인 문제에 매몰되지 않고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자는 실무에 대해 세세하게 파악하고 이를 통해 조직을 장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도 합니다만, 실무에 대해 제일 잘 아는 사람은 실무자이어야 하고 그런 실무자들의 의견을 존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리더는 실무자들과 실무를 놓고 논쟁하는 사람이 아니라, 실무자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그런 환경에서 나온 의견을 놓고 판단하고 지원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실무자들은 깊게, 리더는 넓게 그리고 멀리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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