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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시단] 수 발아 / 전길중

슬금슬금 꼬리를 풀어 내리고

목까지 차오른 물을 울컥울컥 뱉어내며

논둑의 부레에 절인 거품에

등줄기 등창이 돋는다

햇빛을 촘촘히 핥아

논바닥에 주형을 찍고

주름진 얼굴로 칭얼대는 변이

해가 짧고 손만 바쁘지

들일 모양새 보잘것없다

마른 당뇨로 앙상한 뼈만 남아

근근이 이어온 목숨

꼬챙이로 찔러도

느끼지 못하는 통증이

한 움큼 움켜쥔 손바닥에서

바스락거리다 사라진다

홀어미 치다꺼린 정성을

갈아엎고 베어내도 외면당한 쭉정이들

한숨으로 꼬박 밤을 새워

반역을 도모하는 까끄라기들이

허공을 찌른다

 

 

 

 

 

 

 

<전길중> 약력

공주사범대학 불어교육과 졸

등단  ⟪시문학⟫ 천료(1987)

시집  『안경 너머 그대 눈빛』

『바람은 가고 싶어 하는 곳으로 분다』

『힘의 균형을 위하여』, 『섬에서 달의 부활까지』

『제 그림자에 밟혀 비탈에 서다』, 『울선생님 시 맞지요?』등 다수

수상 두리문학상, 등대문학상 공모전 입상, 전북시인상.

한국영농신문  agrienews@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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