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25일부터 3일간 중국 장쑤성 옌청시에서 열린 세계연안포럼에 참석한 강금실 경기도 기후대사 [사진=경기도]

[한국영농신문 이병로 기자] 

노무현 정부 초대 법무부장관을 지낸 강금실 변호사는 최근 경기도 기후대사로 활동 중이다. 작년부터 본격적인 기후대사 역할을 수행중인데, 경기도에 탄소중립 정책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고 해외 지방 정부와 경기도를 오가며 기후정책 공유, 난제해결을 위한 일들을 한다.

그런가하면 현재는 국회의원 신분이며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의원은 지난 2022년 외교부 기후환경대사로 임명된 적이 있다. 그 해에 이집트에서 개최된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외교부에는 기후변화대사라는 역할도 있어서 현재 김효은 대사가 그 일을 하고 있다. 배우 박서준도 지난 2017년 홍보대사로 활동했던 WWF(세계자연기금) 홍보대사는 현재 방송인 타일러 라쉬가 맡고 있다. WWF는 세계 최대 비영리 국제 자연보전기관.

이처럼 굵직한 인물들이 국내외에서 기후와 환경 관련 대사로 활약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지구온난화 등 세계적 기후변화를 일상에서 대비하고, 나아가 국가간, 기업간 (탄소)배출권거래제라는 시장기능 활용 시스템으로 지구를 지켜내자는 것. 지구를 지키는 일에 있어서 ‘대사’ 역할이라면 얼마나 대단한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배출권 거래제(Emissions Trading)는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 사업장을 대상으로 연단위 배출권을 할당하여 할당범위 내에서 배출할 수 있도록 하고, 할당된 사업장의 배출량을 평가하여 여분 혹은 부족분의 배출권에 대해서는 사업장 간 거래를 허용하는 제도다.

지난해 환경부는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참여업체를 대상으로 1,388억원 규모의 ‘탄소중립설비 지원사업’을 공모했다. 말 그대로 ‘탄소중립설비 지원사업’은 배출권거래제 할당대상업체로 지정돼 배출권을 할당받은 업체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설비 개선, 전력절감설비 교체 등을 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환경부는 배출권거래제가 도입된 지난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8년 동안 186개 할당대상업체(260개 사업장)에 모두 1,169억원을 지원했다.

농업분야와 임업분야에서도 이와 같은 탄소 배출 관련 지원 제도 및 거래제도들이 다양하다. 한국임업진흥원이 최근 산림부문 배출권거래제 외부사업을 통해 산림분야 탄소중립 지원에 나섰다. 산림부문 배출권거래제 외부사업은 기업과 지방자치단체 등이 나무와 목재제품을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한 실적을 정부가 인증하면, 해당 실적을 배출권 거래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에는 환경부 산하 ‘배출량 인증위원회’를 통해 산림부문 외부사업에 총 11건의 대상지를 승인했다. 한국임업진흥원은 대상지를 통해 연간 1,779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자동차 약 741대가 연간 배출하는 온실가스량에 해당한다.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인근에 방치된 유휴부지를 탄소중립숲으로 조성하면서 산림부문 배출권거래제 외부사업을 시작했다. 한국도로공사는 2050년까지 고속도로 인근 유휴부지에 나무 130만 그루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며 탄소중립숲 조성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배출권거래제 외부사업과 연계해 지속가능한 탄소배출권 확보에도 노력함으로써, 유휴부지를 활용한 탄소흡수원 증진활동 모범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와 화성시는 산업단지를 관통하는 연결녹지를 대상으로 다기능 탄소숲을 조성(예정)함으로써 산림부문 배출권거래제 외부사업에 등록했다. 다기능 탄소숲은 산업단지를 관통하는 간선수로와 연계된 핵심 생태축이다. 다양한 테마로 구성해 탄소흡수량을 극대화하고 도시 내 녹지 네트워크 구축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해당 사례는 공공기관과 지자체의 협업을 통한 탄소흡수원 증진활동 모범사례로 평가받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신설한 '탄소중립 프로그램'에 참여할 농업인 4,413명을 지난 4월 선정했다. 탄소중립 프로그램은 저탄소 영농활동을 실천한 농업인에게 직불금(지원금)을 주는 사업인데, 올해는 시범사업으로 추진하되 필지를 50㏊ 이상 소유한 농업법인과 생산자 단체를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모내기가 끝난 지 한 달 정도 지난 시점에 2주 이상 용수 공급을 중단해 논을 마른 상태로 유지하는 '중간 물떼기'와 용수를 얕게 공급하고 자연적으로 말리는 과정을 반복하는 '얕게 걸러 대기'를 모두 시행한 농업인은 농지 1㏊(헥타르·1만㎡)당 31만원을 받을 수 있다.

이제 농식품 분야, 산림 분야를 넘어 전 산업분야에서 탄소 중립과 탄소배출 거래제도가 확립되어 가고 있다. 돼지의 경우엔 오는 8월부터 축산분야 탄소중립 프로그램 시범사업이 시행된다. 더욱 치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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