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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사과 재현 조짐... 과수화상병 작물보호제 시급국내 14개 제조사, 75개 약제 등록... 치료 어렵고 예방 차원에 머물러
과수화상병에 걸린 사과 [사진=농촌진흥청]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과수화상병은 과일나무 에이즈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병이다. 전 세계 공통인데, 지난해 일본은 과수화상병 유입을 막는다며 중국산 꽃가루 수입을 중단해 화제가 됐다. 이 불똥은 우리나라 과수농가에도 옮겨 붙어, 충북 괴산군은 지난 5월말까지 두 달 동안 과수농가를 대상으로 꽃가루 은행을 열었다. 과일나무 인공수분을 위한 고육지책이다. 농촌진흥청도 중국에서 발생한 화상병 방어책으로 일부 배 품종(신고) 꽃가루를 사전 확보할 것을 농가에 권고하기도 했다.

과수화상병 영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사과 가격의 고공행진을 그저 지켜봐야하는 상황까지 낳았다. ‘사과 가격이 높더라도 사과수입은 안 된다’는 우리 정부의 방침 역시 지난 2015년 사과 수입 검역 간소화로 인한 과수화상병 국내 유입 때문이었다는 뒷말이 나온다. 사과 가격 인하시키자고 과수화상병을 방치한다면 국내 과일농가는 전멸(?)할 수도 있다는 뜻일 것이다.

그럼에도 결국 경기 포천시에서 올해 처음 과수화상병이 발생하고야 말았다. 강원도 원주, 홍천 등에서도 과수화상병이 발생하는 등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과수화상병은 사과와 배 등 장미과 식물에 주로 발생하는데, 잎과 꽃, 가지가 불에 탄 것처럼 말라 죽는 병이다. 무엇보다 큰 걱정거리는 이 병을 막아낼 농약(작물보호제) 자체가 없다는 것.

사정이 이렇다보니 피해면적과 피해액수도 엄청나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정희용 의원이 농촌진흥청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여간(2018~2023.8) 과수화상병 피해 규모 집계는 우리 상상을 뛰어넘는다. 특히 피해 면적은 2018년 48.2ha, 2019년 131.5ha, 2020년 394.4ha, 2021년 288.9ha, 2022년 108.2ha, 2023.8월 103.4ha로 축구장(0.7ha) 1,535개 크기에 달하는 면적으로 총 1,074.6ha나 됐다.

지역별로는 충청북도의 과수화상병 피해가 최근 5년여간 1,124호, 582.2ha로 가장 많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밖에 경기도 542호(281.1ha), 충청남도 345호(165.6ha), 경상북도 37호(24.7ha), 강원도 32호(14.7ha), 전라북도 8호(6.7ha) 등의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수화상병 발생에 따른 피해액은 5년간 총 1,931억 여원. 연도별로는 2018년 205억 4,600만원, 2019년 329억 800만원, 2020년 727억 8,500만원, 2021년 483억 9,200만원, 2020년 184억 9,000만원 등으로 집계됐다. 지역별 피해 보상액은 충청북도 1,280억 9,400만원, 경기도 369억 2,300만원, 충청남도 224억 4,100만원, 강원도 34억 4,900만원, 경상북도 14억 8,200만원, 전라북도 8억 3,200만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과수화상병 발생이 확인된 충주 사과 과원 현장 [사진=농촌진흥청]

◇ 2023년까지 최근 5년간 과수화상병 피해액 1,931억원... 충청북도 피해 가장 커

과수화상병은 지난 1780년 미국동부지역 뉴욕 부근의 사과나무, 배나무에서 첫 증상이 포착됐다. 이후 유럽, 캐나다, 뉴질랜드 전역으로 확산, 중국과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범세계적 병해다. 현재까지 세계 50여 개국에서 발견되고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과수화상병에 대한 방제약제는 지난 1780년 최초 발생 이후 약 250년이 흐른 현재까지도 개발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각국은 지난 250년 동안 과수화상병 감염여부를 판단해 발병을 최소화하는 것 이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어 수수방관해왔다. 현실적 방법이라고 제시되어 있는 것이 병원균의 밀도를 줄인다거나 과수의 면역력을 키운다거나 하는 것 밖에는 없다.

우리나라 농촌진흥청에서도 국내 과수화상병 발생 이후 매몰 위주의 방제를 추진했으나 2022년부터는 겨울철 궤양 제거 등을 통해 발생면적을 30~40% 정도 줄여가고 있다. 농진청이 권장하는 ‘궤양 제거’는 과수화상병의 원인이 되는 세균의 월동처를 제거하는 방법이다. 궤양 하단 끝에서 40∼70cm 이상 아래쪽을 절단하고 절단 부위에 티오파네이트메틸 도포제 등 소독약을 발라주면 된다. 제거한 궤양과 나뭇가지는 반드시 매몰 또는 소각 처리해야 한다. 

‘전염원 사전 제거’도 과수화상병 예방의 주요 방법이다. 매년 3~4월에 화상병 발생 우려가 높은 과원을 대상으로 정밀예찰을 실시해 화상병 의심 증상 나무는 실시간 유전자진단 분석(RT-PCR)을 통해 감염주를 제거한다.

그렇다면 전 세계 공통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과수화상병 치료제는 아예 꿈도 꾸지 못하는 것일까? 아니면 치료약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예방과 확산을 막아주는 약제 정도는 출시되어 있는 걸까? 농진청 농약안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과수화상병에 등록된 약제는 14개 제조사, 75개 품목으로 검색된다. 단, 이들 약제는 치료제가 아닌 예방차원의 선제적 방어수단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쉽게 말해 과수화상병 발병 이전에 약제처리를 통해 병원균의 밀도를 낮게 유지하는 것이다. 비록 치료약은 아니지만 예방 관련 약제들은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국내 작물보호제 제조사들이 추천하는 과수화상병 약제들은 다음과 같다.

팜한농의 과수화상병 전문약제 '세리펠'

■ 팜한농 = 팜한농은 과수화상병 전문약제로 ‘세리펠 수화제’를 추천한다. 미생물로 만든 친환경 바이오 작물보호제로 , 미생물이 화상병 병원균과 경쟁하며 병원균의 증식을 억제함으로써 자체 항생물질을 생성해 병원균에 직접 작용한다. 그런 과정으로 방제효과를 극대화하는 특징. 미국에서 20년 이상 사과, 배 등에 효과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화 전후 살균제, 살충제와 혼용해 사용할 수 있는 점도 편한 점이다. 30일 이상 약효가 지속되며, 화상병 발생 밀도가 높을 때에도 방제효과가 우수하다.

■ 동방아그로 = ‘가스란’ 수화제는 화상병의 병원균에 효과가 좋은 동제와 항생제인 가스가마이신이 조합돼 과수화상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화상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스란’ 수화제 1천배 희석액을 살포해야 한다. 수확 후부터 꽃 발아 전까지 동절기 방제를 권장하고 있다. 또한, 영양공급을 줄이고 전정가위 등의 농기구를 알코올이나 치아염소산나트륨으로 자주 소독할 것을 권한다.

■ 경농 = 액상수화제 '아그리파지'는 국내 최초로 박테리오파지의 침입, 복제, 파괴 등 3단계의 접근 방식에 착안한 약제로 과수화상병 방제의 신기원을 만들어 나갈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큰 약제다. 세계 두 번 째로 박테리오파지 방식을 사용해 약제를 출시한 것으로 유명하다. 아그리파지의 강점은 기존 항생제나 미생물제, 저항성유도제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방제 방법을 따르고 있다는 것. 쉽게 말해 박테리오파지는 병원균 내에 유전물질을 투입해 세포벽을 사멸시키는 방식이다. 

■ 농협케미컬 = ‘네오보르도’ 수화제는 과수화상병을 비롯해 원예작물에서 내성균 발생이 쉬운 세균성 병해, 일반 병해까지 폭넓게 사용가능하다. 네오보르도 수화제는 석회보르도액의 좋은 점을 유지하면서도 조제의 번거로움을 해결한 약제로 꼽힌다. 또한 작물에 잔류되지 않아 사용 시기 및 살포 횟수 제한이 없다는 특징도 있다. 과수화상병 예방제이므로 발병 전에 선제적으로 예방살포해야 한다.

■ SG한국삼공 = ‘IC-66D’ 석회보르도액은 화상병과 냉해 예방을 위한 산화칼슘에 황산구리 용액을 섞어서 만든 약제다. 살균작용으로 과수화상병 등 세균성 병이나 방제가 어려운 병에 우수한 예방효과가 있다. 부착성이 뛰어나 15~20일 정도의 지속효과를 보여준다. 물에 희석해서 사용한다는 간편함을 지닌 이 약제는 물에 잘 녹으며 살포시 노즐이 막히지 않아 사용이 매우 편리하다.

■ 신젠타 코리아 = ‘비온’ 입상수화제는 벤조티아디아졸계 ‘아시벤졸라에스메틸’ 50% 살균제. 비항생제 계통의 사과와 배 과수화상병 약제로 이름이 높다. ‘비온’ 입상수화제는 광범위한 저항성이 특징으로 또한 세포벽 강화로 병원균 침입을 방어하고 병원균 증식을 억제하고 사멸시킨다. 미국, 이탈리아 등의 주요 화상병 발생 국가들에서 방제 효과가 검증되었다고 알려져있다. 항생제 계통 살균제 연속 사용으로 방제효과가 떨어졌을 때 사용하면 종합방제에서도 도움을 주는 약제로 유명하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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