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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대세로 떠오른 저탄소· 저메탄 ·질소저감 사료국내 검증받은 메탄저감제 전무... 사료업계 친환경 제품 연구개발 활발
섬유질 배합사료를 먹는 한우 [사진=국립축산과학원]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예전엔 소나 돼지를 키울 때 사료를 먹이진 않았다. 요즘처럼 배합사료를 주는 게 아니라 소는 풀밭에 놓아기르거나 쇠죽을 쑤어 먹였다. 그게 전통방식이었다. 최근에도 전통방식을 활용해 소를 키우는 축산농가들이 있다고 알려져 화제가 됐다. 지푸라기와 콩가루, 쌀겨, 밀기울 등을 섞어 가마솥에 푹 끓여낸 쇠죽을 쑤어 소에게 먹였더니 오히려 최상급 한우 판정이 급증했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물론 육질도 뛰어나고 한우 1등급 출현율도 93% (전국 평균 69.4% )정도나 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전북 남원시는 지난 2015년부터 ‘쇠죽한우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생후 10~30개월 된 한우에게 배합사료 대신 쇠죽을 먹여 기르는 사육 방식을 권장하고 있다. 남원시는 이를 위해 약 11억원을 들여 쇠죽을 끓이는 화식기, 급여기 등을 지원하고 나섰다.

물론 단점도 있다. 매번 쇠죽을 끓여 먹여야 하는 까닭에 인력투입이 늘어나고 잔손이 많이 간다. 하지만 쇠죽을 먹여 기른 '쇠죽한우'는 일반 한우에 비해 오메가3, 오메가6 비율도 높고, 설 선물세트로도 인기가 높다. 실제로 이마트에서는 쇠죽한우를 '화식(火食) 한우' 세트‘라고 이름 붙여 선물세트로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쇠죽한우는 육질이 좋고 함유성분의 우수성으로 관심을 끌지만, 가축으로부터 발생하는 탄소를 줄이는 사료첨가제 개발도 한창이다. 바다에 흔하게 널린 붉은색 홍조류로 만든 사료 첨가제가 주인공인데, 홍조류를 사료화해서 섞여 먹인 소의 방귀와 트림이 무려 95%나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특히 사람이 먹지 않는 괭생이모자반 등을 소나 가축의 사료(첨가제)로 활용하는 방안은 세계적으로 인기리에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한국의 해조류 생산량은 세계 3위 수준인 연간 180만 톤인 것도 눈 여겨 볼 만 하다.

이런 분위기 속에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김춘진 사장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저탄소 식생활을 위해서는 육류보다는 해조류를, 육류를 먹더라도 사료먹인 고기는 최대한 먹지 말자”는 제안을 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쉽게 말해 탄소발생을 줄이는 식단을 유지함으로써 미래를 대비하자는 뜻이다. 실제로 농식품부에서도 저탄소 인증 농축산물의 소비촉진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를 위해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제’를 시행 중이다. 저탄소 농업기술을 적용해 평균 배출량보다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농가의 농축산물에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제도다. 농산물은 2012년, 축산물은 2023년부터 저탄소 인증제를 도입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한우연구소(강원도 평창) 초지에서 한우가 풀을 뜯고 있다. [사진=농촌진흥청]

◇ 저탄소 식단,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제로 주목받는 탄소저감 정책

게다가 농식품부는 올해 들어서는 저탄소 축산물 인증제도를 돼지·젖소 농가로 확대하기로 하고 인증 희망 농가를 모집중이다. 농식품부는 오는 9월 중 선정 농가에 저탄소 축산물 인증을 하고 백화점, 대형마트 등과 협업해 인증 축산물 판로 확보까지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축산 분야 탄소중립 프로그램 시범사업과 연계해 돼지에 ▲질소저감 사료를, 젖소에 ▲저메탄 사료를 각각 급여한 경우엔 비용을 제공하기로 했다. 저메탄사료를 급여할 경우 농가는 마리당 한육우는 2만 5천원, 젖소는 5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돼지는 질소저감사료를 급여할 경우 마리당 5천원을 지원받는다. 돼지의 경우 8월경부터 신청이 가능하다.

저메탄사료는 메탄저감제를 가축의 성장단계에 따른 급여량에 맞게 첨가한 사료로, 과학적인 검증을 거쳐 가축의 건강과 생산성, 최종 축산물의 안전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돼야 한다. 질소저감사료는 사료로 공급하는 잉여 질소를 감축하여 가축분뇨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인 아산화질소 배출을 저감하는 환경친화적인 사료로 기존 사료와 구분하여 질소저감사료로 표시·판매할 수 있다.

또한 농식품부는 지난 4월초 온실가스 배출 저감이 가능한 질소저감사료의 성분등록 기준을 마련해, 사료 등의 기준 및 규격(사료공정서)을 개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농식품부는 단백질 첨가 수준을 규명하는 실험 연구(2021~2023년, 서울대·충남대·건국대)를 통해 한우, 돼지, 산란계의 성장 단계별 적정 단백질 수준을 확인했다. 또한, 해외 사례 분석, 국립축산과학원, 학계 와 업계 전문가 의견 등을 거쳐 질소저감사료의 성분등록 및 표시 사항을 마련했다.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 분뇨냄새 저감, 적정 영양소 공급 등을 유도하기 위해 2021년에 돼지사료는 1~3%p 단백질 수준을 낮췄으며, 닭, 오리, 소 사료는 단백질 상한치를 신규로 설정한 바 있다. 이번 질소저감사료는 현행 사료에 비해 단백질 최대 함량이 1~2%p 낮아졌고, 돼지사료는 필수 아미노산에 해당하는 라이신의 등록 최소량을 마련하여 품질관리 기준을 강화했다.

CJ피드앤케어가 질소저감사료 1호로 등록을 마쳤다. [사진=CJ피드앤케어]

◇ 저메탄 사료, 질소저감 사료 및 저탄소 축산물 인증제 대비 시급

이렇듯 저메탄사료, 질소저감 사료의 급부상으로 사료업계 역시 상호 협력을 통해 활로를 찾기 위한 방법모색에 골몰하고 있다. 메탄저감제의 신속한 공급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사료·축산업계에 확산되고 있는 것. 업계는 메탄저감제를 해외 유수 기관에서 인증받은 경우, 국내에서 장기간의 실험 없이 간단한 검증 절차만 거쳐 유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지난 5월 중순 농식품부 주최로 세종시 축산환경관리원에서 열린 사료업계 간담회에서는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저메탄사료, 질소저감사료 출시와 관련해 애로사항이 제기됐고 농가에 급여활동 확대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감돌았다. 이 자리에는 농식품부, 축산환경관리원, 농협경제지주, 농협사료, 사료협회 관계자 수십 명이 참석했다.

특히 사료업계 관계자들은 해외에서 이미 검증된 메탄저감 사료첨가제 같은 것들은 우리 정부가 별도의 검증절차 없이 사용을 허가해줘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실제로 국내에서 검증받은 메탄저감제는 한 개도 없는 상황이기에 더욱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메탄저감 검증 결과가 국립축산과학원 심의를 통과해야만 되는 유통 필수과정으로 인해 정부가 요구하는 저메탄, 질소저감 사료가 농가에 제 때에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하는 역설이 발생하고 있다.

사료업계는 또한 질소저감사료의 표기 방법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사료 내 단백질 함량을 구체적으로 표기하는 대신에 ‘질소저감 사료’라는 명칭만으로도 환경을 생각하는 제품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는 게 사료업계의 주장이다. 이와 함께 제조사들은 저메탄, 질소저감 사료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협사료는 국내 최초 저메탄사료를 개발해 출시를 준비중이다. 농협사료는 지난해 여름 부산대학교 동물자원과학과와 손잡고 환경부담저감사료 연구·개발에 착수하기로 했다. 축산분야 탄소저감과 ESG 경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받는 프로젝트라는 평가가 나왔다.

팜스코는 탄소중립 기여 특화 제품인 ‘프레쉬맥스 제로 시리즈’의 양돈사료를 지난 2022년에 출시했다. 아직 저탄소식품 인증 기준은 없지만 팜스코가 가장 먼저 저탄소 돼지고기도 만들 계획이라는 발표도 나온 바 있다.

천하제일사료 역시 정부의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동참, 사료 내 잉여 단백질을 줄여 이산화질소를 저감하고 프랑스, 네덜란드 등 양돈 선진 회사와 지속적인 기술제휴를 통해 양돈 신기술을 교류하고 있다. 키네틱 시리즈 출시로 사료내 영양소의 낭비를 최소화하고 이용성을 극대화 해 분뇨로 배출되는 질소를 최소화하고 있다.

CJ피드앤케어는 국내사료업계 최초로 양돈용 질소저감사료 '아미노맥스를 출시하고 본격 영업중이다. 또한 지난 2022년 국내 최초로 젖소 트림과 방귀 속 메탄을 줄이는 친환경 사료 ‘메탄솔루션’과 비육사료 ‘비프메탄솔루션 600’을 출시했다. 메탄솔루션은 메탄저감 특허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국내 최초 메탄저감 낙농사료로 소 위 내부의 메탄 발생균을 억제해 메탄 발생량을 30~40% 줄여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성사료 또한 메탄가스 저감연구로 유명한 ㈜이안스와 ‘저메탄사료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반추동물 대상 저메탄사료를 위한 공동 개발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한편, 사료업계의 저메탄.질소저감 사료 개발 분위기 속에 전국한우협회는 다음달 7월초 서울 용산 대통령실이나 여의도 국회 근처에서 ‘한우 반납 집회’에 나서기로 했다. 사료가격 인상 등으로 생산비는 증가했으나 한우값이 폭락해 키울수록 손해가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사료업계와 축산농가의 윈-윈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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