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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치 꺼내는 날 / 이혜련
맛있게 익은 자연재배 배추김치

항아리 속 배추김치가 적당히 익었다.

김치냉장고 백김치도 익은 냄새 물씬 풍기며 나부터 먹어달라 유혹한다.

 

백김치의 변신. 돌돌말아 썰어주니 새롭다.

올해는 배추 농사가 잘되어 일주일 동안 김치를 담가야 했지만 항아리며 김치냉장고까지 그득한 김치가 반찬 걱정을 덜어주니 참 좋다.

오늘은 어떤 김치를 먹어볼까?

익어야 맛이 좋아지는 신기한 김치들.

 

백김치속. 양념을 가득 넣어 비벼준다.

어머님이 주신 큰 항아리에 넣어둔 배추김치 하나를 썰어보니 조금은 두툼하고 억센 질감이 이를 간지럽힌다.

여든이 넘으신 아버님이 드시기엔 조금 질기려나 싶어 뿌리배추김치와 구억배추김치, 유채김치, 갓김치를 꺼내보지만, 왠지 걱정스럽다.

그래도 둘째네 김치 맛보시라 담아드릴 김치들을 선별해 보아야겠다.

 

구억배추는 아직 속이 차지 않아 반 포기를 썰어도 한 접시다.
한 접시 다소곳이 담아본 백김치
익으니 톡 쏘는 맛이 좋은 배추김치

 

“국물맛이 좋은 백김치는 막걸리와 드시면 좋으니 일단 합격”

“배추김치는 그래도 김장했으니 한통 담아 드려야겠지”

이렇게 저렇게 조금씩 맛보시라 다양하게 가져가야겠다.

 

수많은 반찬 중에 김치를 제일로 좋아하는 우리 신랑.

요즘 한참 맛이 들어 톡톡 쏘는 백김치가 막걸리를 부르는 맛이라며 먹고 싶지 않지만, 백김치때문에 막걸리를 먹게 된다며 눈을 흘긴다. 

이건 뭘까? 내가 잘못했다고 해야 하는 건가?

 

 

씨앗채종을 목적으로 늦게 심은 토종 구억배추. 일부분으로는 김치를 담갔다.
토종 뿌리배추
자연재배 배추가 자라던 지난 날의 추억
김치를 몸에 품은 항아리. 내년 봄이 끝날때까지 맛이 좋은 김치로 보관해준다.

 

“어? 내가 만들었으니 먹지마~”

“배추벌레 누가 잡았는데? 그러니 먹을 거야 ”

배추김치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젓가락 힘을 과시해보는 우리 부부.

"하하하""이히히"

결국 막걸리잔 서로 쨘 부딪히며 정답게 먹을거면서 초딩놀이를 하다니.

딸들 있었다면 또 한소리들을 뻔하였다.

 

 

이혜련 농부

경상북도 봉화에서 땅을 갈지 않는것을 시작으로 화학비료나 농약,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농사를 짓습니다. 꾸러미와 직접 지은 우리밀로 통밀발효빵을 만들기도 합니다. 

블로그: http://blog.naver.com/eco_farm

 

한국영농신문  agrienews@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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