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버섯 [사진=봉화장터]

[한국영농신문 김찬래 기자] 

“신선이 되는 지름길은 송이버섯을 먹는 것” 역사적 인물 중에 실제로 이런 말을 한 이가 있다. 바로 고려시대의 목은 이색. 조선건국의 기획자 정도전의 스승으로 알려진 목은 이색은 송이버섯 예찬론자 중 으뜸으로 꼽힌다. 조선시대 임금들도 그 맛에 매료된 이가 많아, 진상품 목록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귀하디귀한 품목이었단다.

그 전통 때문인지 송이버섯 가격은 오늘날에도 부르는 게 값인 게 현실. 최상품 1킬로 그램은 수십 만원에서 백만 원을 훌쩍 넘는 가격에 낙찰되며 매년 가을 이맘때 뉴스에 소개되곤 한다. 그런 송이버섯이 최근 몇 년 동안 흉작이라, 가격은 더욱 뛰어올랐다. 산불 때문이라고도 하고 기후변화 탓이라고도 하는데, 정확한 원인은 사실 잘 모른다. 어쨌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버섯 포자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해서 송이버섯 찾아보기가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구동성. 올해는 작년에 비해 3분의 1 정도만 수확할 거라는 예측도 나오는 실정.

실제로 전국 산림조합의 올 한 해 수매한 송이버섯 물량은 대략 62톤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악이라던 작년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 사정이 이렇다보니 1등품 수매 가격은 1kg당 최고 150만 원 안팎을 기록하는 일도 벌어졌다. 그마저도 물량이 없어 난리라는 게 수매현장의 목소리.

이런 인기를 누리는 버섯이 서양에도 있다. 철갑상어 알 캐비어, 거위 간 프아그라와 함께 세계 3대 미식 재료로 꼽히는 송로버섯이 그것이다. 송로버섯은 다이아몬드에도 비유된다. 송로버섯 역시 자연채취가 대부분이어서 그 값 역시 부르는 게 값이다. 몇 해 전엔 1킬로그램이 채 안 되는 송로버섯이 무려 1억 5천만 원 정도에 거래되어 해외토픽 뉴스에 등장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송로버섯을 즐기는 문화가 서서히 퍼져나가면서 젊은 층과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나름 보편적인 미식 재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방송에서도 트러플 오일과 트러플 소금을 즐기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는가하면, 트러플 함유 햄버거나 피자도 출시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송로버섯 [사진=픽사베이]

그렇다면 송이버섯과 송로버섯은 인공재배가 되지 않는 것일까? 100% 자연채취로만 맛볼 수 있는 버섯들인 걸까? 그건 아닌 것 같다. 10여년 전부터 우리나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배재수)은 ‘송이감염묘’를 활용한 송이 재배기술을 보급중이다. 강원도 양양에 이를 위한 시험재배지를 조성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며 대량생산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송이감염묘라는 기술은 송이버섯이 채취된 토양에 소나무 묘목을 심은 다음, 그 뿌리에 송이균을 감염시켜서, 이 묘목을 송이가 발생하지 않는 소나무림에 옮겨심어서 거기서 송이버섯을 길러내는 기술. 국립산림과학원은 이 기술을 활용해 지난 2010년 처음으로 송이버섯을 길러내는데 성공했다. 사실상 인공 송이버섯 재배를 성사시킨 것. 이후 2017년부터 2022년까지 6년 연속 송이감염묘 기술로 송이버섯 재배에 성공했다.

그렇다면 송로버섯의 경우는 어떨까? 땅속의 다이아몬드라는 송로버섯 역시 그간은 전량 수입에만 의존했는데, 전라남도가 송로버섯 국산화를 위해 인공재배 기술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전남도는 국내에서 발견된 송로버섯 자생지 20여 곳에 대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배양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성공하기만 한다면 우리 농촌과 농가에서 초고가의 송로버섯을 인공재배해 고소득을 올릴 수 있고 수출까지 할 수 있어 그 기대감이 어마어마한 게 사실이다.

인공재배라는 목표를 향해 레이스를 벌이고 있는 송이버섯과 송로버섯. 이 둘 중 과연 어느 쪽이 더 빠를까? 농민 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인공재배 성공이라는 소식에 이어 대량생산 성공이라는 뉴스를 기다리고 있다. 송이버섯일까? 송로버섯일까?

김찬래 기자  kcl@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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