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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 산업화에서 농촌 부흥의 길 찾는다고창 '청보리 축제' 관광 상품 인기... 쌀보리 원료 '군산짬뽕' 판매 호조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이라는 가곡에서처럼 바람에 살랑거리는 보리이삭 팬 길을 걸을 수 있던 곳. 예전엔 우리 농촌 어딜 가나 흔했던 보리밭길이 이제는 관광지가 되어 도시사람을 불러 모은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고창인데, 해마다 고창 청보리축제라는 행사를 열어 수십만  명의 관광객이 고창을 찾아간다. 고창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친환경지역이기도 한데, 보리 생산량 또한 많아서 국내 보리생산량의 절반을 책임지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보리는 쓰임새가 변했다. 식량으로서 기능하기보다는 관광 목적이나 기능성 가공식품용으로 더 많이 팔려나간다. 고창에서 생산된 검정보리는 ‘블랙보리’라는 음료가 되어 음료시장에서 1억병 판매를 돌파하는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물론 1980년대부터 국내음료시장에 회오리를 몰고 온 보리음료 ‘맥콜’이라는 최강자가 있긴 하다. 맥콜은 지난 2019년까지 누적판매량 57억 3천만 캔을 기록중이다. 제품을 일렬로 세우면 지구 19바퀴에 해당한다는 게 회사측 설명.

고창에서 그리 멀지 않은 전북지역 해안도시 군산에서도 보리를 듬뿍 넣은 음식이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대기업이 아니면 발을 못 들여놓는 라면시장에서 지자체와 농협, 대학 등이 힘을 합쳐 짬뽕라면을 만들어 파는데, 이름하여 ‘군산짬뽕’. 군산짬뽕은 지역 특산물인 흰찰쌀보리가 주원료다. 보리를 다량 함유해 ‘몸에 좋은 라면’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자, 입소문이 전국에 퍼져 1년에 100만 개 넘게 팔려 나간다.

이 짬뽕을 탄생시킨 군산원예농협 관계자는 군산짬뽕이 흰찰쌀보리와 감자만 사용해 면을 만든다고 강조한다. 수프는 소고기나 닭고기 대신에 표고버섯, 양파, 당근, 건파, 미역, 고추 등으로만 만들어 몸에도 좋을뿐더러, 먹고 난 그릇을 물에 씻기만 해도 기름기가 전혀 남지 않는단다. 그래서 ‘건강라면’으로 포지셔닝했다는 설명. 짬뽕만 만드는 게 아니라 , 보리를 많이 넣은 라면은 부숴 먹는 스낵라면 ‘뽀사뿌까’로 판매하고, 주력상품인 군산짬뽕 라면에는 보리를 25% 정도 넣어 만들어 판다.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군산에서는 보리로 수제맥주를 만들어 그 인기가 대단하기도 하다. 정부 수매 중단으로 인기가 시들해진 보리를 활용해 16가지 수제맥주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에는 맥주 축제까지 열릴 정도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군산에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맥주보리를 재배한다. 그 재배면적만 약 35헥타르가 넘는다. 최근엔 주한미국 대사관이 한-미 수교 70주년 기념 맥주를 군산 맥아로 만들기로 해서 화제가 됐다.

컬러보리쌀(제주, 담은제주(주)) [사진=농촌진흥청]

이처럼 보리를 관광자원화하거나 기능성 가공식품으로 만들거나 하는 노력들에 대한 지원책으로 농촌진흥청이 색깔보리 품종을 선발해 농가에 적극 추천 중이다. 보리는 베타글루칸과 식이섬유가 많이 함유돼 체중조절, 콜레스테롤 저하, 당뇨 예방 및 개선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있다. 베타글루칸은 식이섬유의 일종으로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와 당뇨·심장질환 예방에 도움을 주며, 작물 중 보리에 특히 많이 들어 있다.

농진청이 추천하는 색깔 보리는 일반 보리보다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물질인 안토시아닌이 많이 들어 있으며, 주요 기능성 성분인 베타글루칸과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등도 많이 함유돼 있다.

검정보리(흑누리, 흑수정찰) 음료는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고 보리 전분이 적당히 용출돼 구수한 숭늉 맛이 난다. 2017년 개발 이후 4년 만에 누적 판매량 2억 1000만 병을 돌파했으며 미국, 호주, 일본, 베트남에 수출한다. 보리커피(흑누리, 흑다향)는 색깔 보리와 디카페인 원두를 특정 비율로 배합해 커피의 맛과 보리의 기능 성분은 유지하면서 카페인 함량은 90% 이상 줄였다. 카페인에 민감한 소비자도 안심하고 커피 맛을 즐길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제주도에서 재배한 보리(강호청)를 이용해 올해 처음 출시된 청색보리 음료는 출시 1개월 만에 60만 병(약 4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색깔 보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확인했다.

보리 함량이 100퍼센트인 보리국수(흑누리, 강호청)도 개발돼 판매를 앞두고 있다. ‘흑누리’와 ‘강호청’으로 만든 면은 다른 보리 품종으로 만든 면에 비해 퍼짐 현상이 적고 응집성, 탄력성, 씹힘성이 우수하다. 농촌진흥청 작물기초기반과는 보리 품종의 기능성을 살린 다양한 색깔 보리 가공식품이 소비자와 만날 수 있도록 관련 연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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