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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 미래 시나리오 “농촌 미래상, 정해진 것 없다”전문가-농업인-일반인 시각차 존재... 다원적 가치-경쟁력 조화 필요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농업의 미래에 대한 의견이나 이미지는 무척이나 다양하다. 하나로 환원할 수 없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소달구지 굴러가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막연한 향수에서부터 스마트농업 만능주의로 리모델링된 농촌 이미지에 이르기까지 그 스펙트럼은 다양하기만 하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려보는 농촌의 미래상(모습)은 얼마나 다양하며, 얼마만큼 다를까'라는 질문을 던진 뒤, 이를 학술적으로 정밀하게 연구한 기관이 있다. 바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원장 김홍상)은 최근 ‘2040 한국 농업 미래 시나리오 연구’를 통해 국민이 선호하는 농업의 가치와 미래모습을 조사하고 분석해 발표했다. 나름 신선하다. 선호가치에 기반한 농업 미래 시나리오 분석 결과를 제시하기 위한 과정은 다음과 같은 단계로 구성됐다.

①일반적인 가치 대립축을 제시한 후, 15개의 가치 대립축 별로 상호 대립하는 농업의 모습을 2개씩, 총 30개로 제시한다. ②가치 대립축 별로 현재의 농업의 모습은 어디에 가까운지(현재모습), 미래에는 어떤 모습이 실현될 것 같은지(가능미래), 미래에 어떤 모습을 원하는지(선호미래)를 전문가, 농업인, 일반국민 등 3개 그룹에게 설문조사를 하고 분석 결과를 제시한다. ③ 전문가, 농업인, 일반국민의 선호미래 설문조사 결과를 군집분석(Cluster Analysis)을 통해 각각 3개씩, 총 9개 군집을 도출하고, 개별 군집의 특성을 반영한 9개의 농업 미래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연구를 진행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이명기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중시하는 가치에 따라 농업정책의 비전과 전략, 과제를 제시하지만, 국민이 원하는 가치와 농업의 모습이 다양하다는 사실이 때때로 간과되기도 한다”며, “이러한 다양성을 파악해 대립과 갈등의 정도를 예측·인지하고 공감대를 이루려는 노력을 통해 농업의 미래모습 달성을 위한 농정을 펴나가야 한다”고 이번 조사 이유를 설명했다. 타당한 말이다.

분석 결과는 국민이 원하는 농업의 미래 모습이 서로 상당히 다름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농업 구조와 관련된 두 모습, ▲농업생산 중심의 소수의 규모화된 대농·기업농 중심과 ▲소득원이 다양한 다수의 중소가족농 중심 중에서 농업인의 37%는 전자를, 53%는 후자를 선호했다. 농업인들은 중소가족농 중심의 농업을 훨씬 선호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또한, 농업의 가치와 관련된 두 모습, ▲농업의 생산성 향상 및 경제적 가치 추구(물질적 풍요, 경제성장)와 ▲농업의 다양한 사회·환경적 가치 추구(공동체 활성화, 경관 및 환경보전, 생물다양성) 중에서 농업인의 28%는 전자, 64%는 후자를 선호했으며, 8%는 중립을 선호했다. 역시 농업인들은 농업의 다양한 가치를 인정받는 농촌을 선호한다는 게 밝혀졌다.

농업의 현재모습에 대해서도 응답자들 간에 상당한 차이가 존재했다. 예를 들어, 전문가의 33%는 현재농업의 모습이 ▲농업생산 중심의 소수의 규모화된 대농・기업농 중심이라고 하였고, 53%는 ▲소득원이 다양한 다수의 중소가족농 중심이라 하였으며, 농업인의 의견은 각각 44%로 나뉘었다. 농업인들은 현재의 농촌을 대농.기업농 중심과 중소가족농중심 중 어느쪽도 아닌 반반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도 독특하다. 그만큼 대농ㆍ기업농의 입김이 농촌현장에서 크다는 방증일 것이다.

이는 전문가 간에, 농업인 간에, 전문가와 농업인 간에 농업의 현재모습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연구진은 개개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서로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그룹별로 3개씩, 총 9개 농업 미래 시나리오를 도출했고, 각각의 시나리오의 실현을 위한 농정 어젠다를 제시했다.

먼저, 다원적 가치를 창출하는 농업 관련 시나리오는 농업의 다원적 가치에 대한 국민 공감대 형성과 국정 의제화, 지역 먹거리 순환 체계 확대 등을 주요 농정 어젠다로 제시했다. 또한경쟁력 있는 농업 관련 시나리오는 디지털·바이오 분야 연구개발과 사업화 체계 강화, 주산지 중심의 규모화된 농업 생산체계 등을 제시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대한 군집분석을 통해 3개 그룹(전문가, 농업인, 일반국민)에 대해 각각 3개씩의 농업 미래 시나리오를 도출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2040 한국 농업 미래 시나리오 연구’를 통해 국민이 선호하는 농업의 가치와 미래모습을 조사하고 분석해 발표했다. [사진=농촌진흥청]

◇ 전문가들 디지털기술 적극 활용, 바이오기술 점진 도입 등 기술활용 선호 높아

■ 전문가 군집 = 선호미래에 대한 전문가 응답 결과를 군집분석(Cluster Analysis)을 통해 분석한 결과, 크게 3개 군집으로 구분되었다. 먼저, 선호미래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진 농업의 모습은 ▲농업 관련 경제·사회·환경 활동에 있어서 농업인 간 협력과 참여, ▲외국인·이민 노동자 적극 고용 및 수용, ▲미래 세대를 위한 환경·자원 보존 우선, ▲지속가능성 제고 관점 재생에너지적극 생산 및 활용, ▲농업의 다양한 사회·환경적 가치 추구, ▲먹거리 안보 향상, ▲농정에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고 지자체 및 농업인의 참여 농정 강화, ▲민간과 시장이 주도하는 농업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다른 주체들에 비해 선호미래에 대한 합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 전문가 군집 (Ⅰ) = ▲디지털 기술의 적극 활용을 통한 노동력 대체와 생산성 극대화,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에 중점을 둔 바이오 기술의 선제적·적극적 활용을 가장 선호한다. 즉, 농업의 다양한 경제·사회·환경적 가치 창출을 위해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농기업과 농업경영체 등 민간주도의 연구개발 및 기술·성과 확산, ▲민간과 시장이 주도하는 농업을 가장 선호하는 군집으로 민간주도 혁신을 중시한다. ▲농업생산 중심의 소수의 규모화된 대농·기업농 중심을 선호하는 군집으로 혁신과 다원적 가치의 창출에 있어서 대농 및 기업농의 역할을 중시한다고 볼 수 있다. 

▲외국인·이민 노동자 적극 고용 및 수용을 가장 선호하는 군집으로 고령화 및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을 외국인과 이민 노동자를 통해 적극적으로 극복하고자 한다. ▲농업에 대한 과세를 확대하고 영세 취약농에 지원 재원으로 활용하여 분배 촉진을 가장 선호하는 군집으로 농업 부문 조세정책 확대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② 전문가 군집 (Ⅱ) = ▲안전성 확보를 전제로 한 바이오 기술의 점진적 도입을 가장 선호하는 군집으로 기술의 안정적·점진적으로 활용을 중시한다. ▲지속가능성 제고 관점 재생에너지 적극 생산 및 활용, ▲농업의 다양한 사회·환경적 가치 추구, ▲먹거리 안보 향상, ▲지역 먹거리 순환 체계를 위한 지역 내 생산 및 소비 등을 가장 선호하는 군집으로 농업의 공익적 기능 또는 다원적 가치를 매우 중시한다. ▲소득원이 다양한 다수의 중소가족농 중심, ▲고령 영세농·신규 취업농 등 경제·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확대를 선호하며 중소가족농의 역할과 농업의 포용성을 중시한다.

③ 전문가 군집 (Ⅲ) = 대부분의 군집별 응답 평균의 절댓값이 1 이하로 대체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중립적인 미래모습을 선호한다. 단, 디지털·바이오 기술의 활용을 선호하므로 농업 미래 시나리오명에 ▲기술 활용을 포함하였다. 한편, ▲농업에 대한 비과세를 확대하여 농업인 전반에 지원 확대를 선호하는 군집으로 타 군집에 비해 농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상대적으로 중시한다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다른 주체들에 비해 선호미래에 대한 합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사진은 수박 육묘장 전경. [사진 제공=충청북도농업기술원]

◇ 농업인들 외국인 노동자 적극 고용ㆍ정부 개입ㆍ민간중심 다원적 농업 선호

■ 농업인 군집 = 선호미래에 대해 농업인들은 전문가와 마찬가지로 3개 군집으로 구분된다. 그러나 전문가 집단과 달리 15개 농업의 모습 중 3개의 군집 모두가 합의하고 있는 모습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농업인 간 선호미래에 대한 차이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① 농업인 군집(Ⅰ) = 대부분의 가치 대립축별 농업의 모습 평균값의 절댓값이 1 이하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중립적인 미래모습을 선호하고 기술의 적극적 활용을 상당히 선호한다는 점에서 전문가 군집 3과 유사한 집단이다. ▲외국인·이민 노동자 적극 고용 및 수용, ▲디지털 기술의 적극 활용을 통한 노동력 대체와 생산성 극대화, ▲미래 세대를 위한 환경·자원 보전 우선, ▲먹거리 안보 향상, ▲생산성·효율성 제고를 위한 주산지 중심의 규모화된 생산과 전국 소비지로의 유통, ▲고령 영세농·신규 취업농 등 경제·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확대, ▲농정에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고 지자체 및 농업인의 참여 농정 강화 등을 어느 정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② 농업인 군집 (Ⅱ) = 응답 평균값이 모두 음수이며 상당수 항목의 절댓값이 매우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바이오·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생산성과 성장을 중시하는 경쟁력이 있는 농업을 매우 선호하는 특징을 지닌다. 이 점에서 전문가의 군집 Ⅱ와 유사하나, 민간보다는 중앙정부의 역할과 지원을 매우 중시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③ 농업인 군집 (Ⅲ)= 농업인 군집 Ⅱ와 반대로 응답 평균값이 모두 양수이며 상당수 항목의 절댓값이 매우 큰 군집이다. 농업인 간 협력과 참여, 민간과 시장의 역할, 취약농에 대한포용, 지속가능한 농업을 매우 선호하는 농업인들의 군집이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 농업인, 일반국민 모두 어느 한두 가지로 답변이 모아지는 것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전문가는 전문가대로 농업인과 일반국민은 각자 나름대로 선호하는 농업의 미래상이 다양하다는 점만 눈에 띈다. 사진은 제16회 농촌경관 사진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농부의 가을아침(김동선作)' [사진=농식품부]

◇ 일반국민들 가치중립적 농업, 정부ㆍ민간의 조화, 민간중심의 다원적 농업 선호

■ 일반국민 군집 = 선호 미래에 대해서 일반국민도 다른 집단과 마찬가지로 3개 군집으로 구분된 다. 3개 군집 모두가 합의하고 있는 분야는 15개 분야 중 3개 분야로 나타나 일반 국민 간 선호하는 미래에 대한 합의가 크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① 일반국민 군집 (Ⅰ) = 대부분의 가치 대립축별 농업의 모습 평균값의 절댓값이 1 이하로 대체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중립적인 미래모습을 선호하고 있다. 가치중립적인 선호도를 보인다는 점에서 전문가 군집 Ⅲ 및 농업인 군집 Ⅰ과 유사하나, 다원적 가치를 좀 더 지향한다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② 일반국민 군집 (Ⅱ) = 대부분의 응답 평균값이 음수인 군집으로 바이오·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생산성과 성장을 중시하는 경쟁력이 있는 농업을 매우 선호한다. 이 점에서 농업인 군집 Ⅱ와 유사하나, 민간과 정부의 조화로운 역할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③ 일반국민 군집 (Ⅲ) = 응답 평균값이 모두 양수이며 상당수 항목의 절댓값이 농업인 군집3과 거의 유사한 군집이다. 이 군집의 주요 특징으로는 농업인 간 협력과 참여, 민간과 시장의 역할, 취약농에 대한 포용, 지속가능한 농업을 매우 선호한다는 점을들 수 있다.

앞서 살펴봤듯이 전문가, 농업인, 일반국민 모두 어느 한두 가지로 답변이 모아지는 것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전문가는 전문가대로 농업인과 일반국민은 각자 나름대로 선호하는 농업의 미래상이 다양하다는 점만 눈에 띈다. 한마디로 세 주체들간의 전체적이며 단일한 총의는 모아진 게 없다고 할 수 있다.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다원적 가치와 경쟁력이 조회된 농업 관련 시나리오는 대내외 여건의 다각적 고려와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 및 상호 이해 형성, 정책 대상과 정책 목표별 적절한 정책 추진 방식의 보다 세심한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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