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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해수위 ‘양곡관리법’ 본회의 직회부 의결30일 경과 후 본회의 부의 여부 표결 가능... 여당 반대 속 농식품부 재고 건의

[한국영농신문 이병로 기자] 

국회 농해수위는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정부의 쌀 시장격리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 본회의 부의 요구의 건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농해수위 위원 19명 가운데 12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12명으로 가결됐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11명과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원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날 이뤄진 본회의 직회부는 「국회법」 제86조제3항에 근거해 진행됐다. 국회법은 법사위가 60일 이내 심사를 마치지 않았을 때는 본회의 부의 요구 여부를 무기명투표로 표결하되, 해당 위원회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되어있다.

이후 30일 이내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30일이 지난 후 처음으로 개의되는 본회의에서 본회의 부의 여부를 무기명투표로 표결한다. 지난 10월 19일 농해수위를 통과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소관 위원회의 본회의 부의 요구 가능기간인 12월 18일을 이미 넘긴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양곡관리법」은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 이상이거나 쌀값이 전년 대비 5% 이상 하락한 경우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한 조항이 핵심이다. 현재 시행령 및 고시에서 규정하고 있는 미곡의 시장격리 요건을 법률로 상향시키고, 시장격리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농업협동조합 등에게 해당 연도의 초과생산량을 수확기에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미곡의 구조적 공급과잉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벼 및 타작물 재배면적 관리 및 시책을 수립·추진하도록 했다. 아울러, 논에 재배하는 타작물에 대해서는 재정적으로 지원토록 하는 근거를 마련했다.

국회 본회의장 이미지 [사진=국회 홈페이지]

신정훈 의원(더불어민주당 민생우선실천단 쌀값정상화TF팀장)은 “18만원대로 쌀값이 올랐으니 좀 더 지켜보자는 국민의힘 측 주장은 타들어가는 농민 속도 모르는 너무 안이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 의원은 "지난 9월 말 대대적인 시장격리 발표에도 불구하고, 수확기 쌀값이 정체되어 올해 공공비축미 매입가격은 작년보다 만원 가량 떨어졌다."면서 "재정당국 개입과 정부의 자의적 판단에 따른 땜질 처방이 아닌 쌀값 폭락의 악순환을 끊어낼 근본적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신정훈 의원은 “농민의 삶은 갈수록 어려워지는데, 국민의힘은 민생법안 조차도 정쟁의 도구로 삼고 있다. 심지어 정부는 양곡관리법 반대에 혈안이 되어 국책연구기관을 활용해 논리를 생산해내고, 농민단체 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회 농해수위 소속 최춘식 의원(국민의힘, 경기 포천시·가평군)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정부의 쌀 시장격리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일방적으로 회부한 것은 법안 내용도 엉터리인 동시에 진행 절차와 명분 측면에서 많은 문제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최춘식 의원은 "민주당의 법안을 보면, ▲쌀 초과생산량이 실제 생산량의 3% 이상이 되어 쌀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했을 경우나 ▲ 쌀 가격이 전년보다 5% 이상 하락한 경우, 실제 수요량을 ‘초과하는 생산량’에 해당하는 물량을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초과생산량이 실제 생산량의 3% 이상이 아닌 2.9%에 그치거나 쌀 가격이 전년보다 5%가 아닌 4.9%만 하락한 경우에는 시장격리를 할 수 없게 되는 굉장히 모순적인 엉터리 법안"이라고 비꼬았다.

최춘식 의원은 “민주당이 진정으로 농가와 농민들을 위한다면 이런 포퓰리즘 악법 추진은 즉각 중단하고 쌀산업을 다각화하는 동시에 활성화시키는 구조적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황근 장관이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양곡관리법 본회의 부의 요구 의결에 대한 농식품부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농식품부]

한편, 농정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 정황근 장관도 「양곡관리법」 개정안 본회의 부의 요구가 야당 단독으로 의결된 것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 장관은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 산업의 지속적인 유지, 발전을 위해 추진했던 그동안의 많은 노력들을 수포로 만들 것"이라며 "쌀 공급과잉과 불필요한 재정부담을 심화시키고, 쌀값을 오히려 하락시켜 농업인들께도 도움이 되지 않을텐데 왜 법 개정을 강행하는지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남는 쌀에 대한 시장격리가 의무화되면 ▲쌀 공급과잉 구조가 더욱 심화되고 쌀값은 계속 하락하게 될 것이며 ▲미래 농업에 투자해야 할 막대한 재원이 사라지게 되고 ▲식량안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으며 ▲다른 품목과의 형평성 문제가 대두될 것" 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정황근 장관은 "가루쌀 재배 확대, 전략작물직불제 도입 등을 통해 적정생산과 쌀 수급균형을 회복하고, 일시적인 수급 불안에 대해서는 농가경영이 불안하지 않도록 과감한 시장격리를 추진할 것"이라며 "양곡관리법에 대한 본회의 논의를 앞둔 상황에서 쌀 산업과 농업농촌의 발전을 위해 개정안에 대해 신중하고 합리적인 논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농해수위에서 처리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실제 본회의에 상정되기 위해서는 30일인 숙의 기간을 거쳐야한다. 국회의장의 중재하에 합의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숙의 기간이 끝난 뒤 과반의석을 점한 민주당에 의한 단독 처리도 가능하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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