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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이미 곤충을 먹으며 산다... 지금은 곤충시대미래 식량-산업재 원료로 주목받아... 인니-영국-프랑스 기업들 상품화 두각
선명한 빨간색을 내기 위해 착색제로 연지벌레라는 곤충을 활용하고 있다. 그게 바로 딸기우유, 소시지, 햄, 오징어젓, 홍삼 등이 지닌 공통점이다. [사진=농식품부]

[한국영농신문 이병로 기자] 

딸기 우유, 딸기 아이스크림, 햄, 맛살, 소시지, 명란젓, 오징어젓, 홍삼.

두서없이 늘어놓은 것처럼 보이는 이 식품들, 그런데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게 뭘까? 퀴즈의 달인들도 정답을 맞히기 쉽진 않은데, 힌트는 바로 색깔에 있다. 색깔! 힌트를 하나 더 귀띔하자면 걸 그룹 레드벨벳의 노래 제목 ‘빨간 맛’.

맞다. 모두 빨간색, 붉은 색을 띠는 식품들이다. 그리고 또 하나. 그 선명한 빨간색을 내기 위해 착색제로 연지벌레라는 곤충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 그게 바로 딸기우유, 소시지, 햄, 오징어젓, 홍삼 등이 지닌 가장 확연한 공통점이다.

연지벌레는 주로 중남미 지역 선인장에 얹혀사는데 ,가공식품에는 거의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붉은색 착색제다. 이 벌레 암컷을 말려 가루(분말)로 만들어 붉은색소를 빼내어 사용한다. 일종의 천연색소, 천연 첨가물인 셈이다. 연지벌레 유래 붉은색 착색제는 현재 립스틱, 사탕, 매니큐어 등 여러 제품들에도 사용 중이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다. 곤충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받아들이기 힘든 소비자들의 항의에 일부 업체에서는 딸기 아이스크림에 연지벌레 추출 빨간 색소 사용을 중단하기도 했다. 또한 과다섭취하면 알레르기 반응도 생길 수 있어서 많이 먹는 걸 권하지는 않는 실정. 그래서 빨간색을 내는 천연색소를 찾고 찾다가, 우리나라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연구팀은 포도당에서 붉은색소 원료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곤충식품 이야기 하나 더. 녹차 아이스크림의 녹색은 진짜 녹차로만 내는 걸까? 앞에 언급한 딸기우유, 아이스크림 내용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지만, 녹차 아이스크림의 선명한 녹색은 누에 똥 덕분에 더 ‘초록초록’할 수 있다. 식품전문가들은 “녹차가루는 우리가 먹는 녹차아이스크림 색깔처럼 선명하지는 않다. 그래서 일부 녹차 아이스크림은 누에 똥에서 추출한 동엽록소를 활용해 선명한 녹색을 낸다. 천연 색소라서 안전할뿐더러 비타민도 풍부하다”라고 설명한다.

이번엔 아예 곤충이 직접 함유된 아이스크림과 빵 이야기도 있다. 지난 2018년 미국 포틀랜드의 한 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는 아이스크림 위에 초콜릿코팅 귀뚜라미를 얹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핀란드 식품업체 ‘파제르’(Fazer)는 2017년 세계 최초로 곤충(귀뚜라미)로 만든 빵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 빵 한 덩어리에는 귀뚜라미 70마리, 정확하게는 70마리의 귀뚜라미 가루가 들어있다. 물론 밀가루와 호밀 등 다른 성분이 더 많다. 단백질빵으로 홍보중이다.

핀란드 귀뚜라미빵이 단백질빵으로 유명해진 게 우연은 아니다. 대부분의 곤충은 단백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단백질의 보고로 불리기도 한다. 소고기보다 무려 100배 이상 단백질을 지닌 게 곤충이라는 실험결과도 있다. 그밖에도 우리 몸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 불포화지방산, 아연, 키토산 등 각종 영양소도 넉넉히 함유한 게 바로 곤충이다. 

UN은 바로 이 점을 강조하며 곤충을 미래 식량의 ‘대표선수’로 밀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UN FAO)는 오는 2050년에 지구 인구가 약 100억 명에 근접함에 따라 필연적으로 식량위기가 올 거라고 예측한다. 식량부족 사태가 발생할 것이며 이를 해결할 식품계의 구원투수가 바로 곤충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

UN이 주장하는 바가 설득력을 지닌 이유는 더 있다. 곤충은 생산비가 적게 든다. 환경오염도 소, 돼지, 닭 등 른 가축에 비해 현저하게 적다. 또한 곤충 배설물은 비료로 쓰인다. 한마디로 ‘곤충은 가성비가 엄청 높다’는 거다. 그래서 우리나라 농림축산식품부가 조사를 해봤다. 그리고 나서 최근 공개한 ‘2021년 곤충산업 실태조사 결과 발표’를 보면, 지난 2020년 한 해 우리나라 곤충 산업 규모는 약 446억 원. 분야별로는 식용 곤충이 231억 원(51.8%) > 사료용 곤충(24.4%) > 학습·애완용 곤충(9.4%) 순으로 나타났다.​

곤충과 곤충산업은 이렇듯 이미 우리 실생활 속에서 어렵지 않게 경험할 수준으로 진입해있다. 앞으로는 훨씬 더 쉬워질 게 분명하다.

핀란드 식품업체 ‘파제르’(Fazer)는 2017년 세계 최초로 곤충(귀뚜라미)로 만든 빵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 빵 한 덩어리에는 귀뚜라미 70마리, 정확하게는 70마리의 귀뚜라미 가루가 들어있다. 사진은 귀뚜라미 분말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 희귀 식재료 또는 미래 식량으로 각광받는 곤충의 쓰임새

식품 소재 및 미래식량으로 주목받고 있는 곤충은 그밖에도 에너지원으로도 연구ㆍ개발되고 있다. 세계 각국의 곤충산업 현황을 살펴보면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앞서가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 힘들다. 놀라울 정도다. 한 예로 인도네시아 스타트업 '바이트 백'이라는 회사가 자주 언급되는데, 이 회사는 팜유를 대체하기 위해 곤충오일을 활용하고 나아가 식용유를 생산중이다.

알다시피 팜유는 야자수로 만든다. 값이 싸서 많은 분야에서 활용되는 팜유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식물성 기름이다. 초콜릿, 시리얼, 냉동 피자 등 가공식품에서부터 샴푸, 화장품에 이르는 미용제품의 재료로도 널리 쓰이고 있다. 그러다보니 팜 오일 최대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 2015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미국을 넘어서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바이트백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곤충인 밀웜(mealworm, 갈색 거저리 유충)으로 오일을 만들어 팔아 성공한 기업 반열에 올랐다. 밀웜을 갈아 물에 넣으면 저절로 오일이 분리돼 나오는데,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진 밀웜 오일은 기존 식용유를 대체하는 조리용 오일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더구나 영양이 풍부해서 단백질, 오메가3, 오메가6, 미네랄, 비타민도 많이 들어 있어서 영양면에서 기존 식용유를 앞선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한 바이트백의 밀웜 오일은 팜 오일보다 생산성이 뛰어나다. 1년 동안 1헥타르(ha) 땅의 야자수 에서 추출하는 오일은 4톤이지만, 밀웜 오일은 그보다 40배가 넘는 무려 150톤이나 생산할 수 있다. 환경도 지키고 돈도 버는 그야말로 효자 상품인 것이다.

영국의 베터오리진(Better Origin)이란 회사는 더 기발한 곤충 활용상품을 내놓았다. 음식물 쓰레기를 활용해 애벌레를 기르는 컨테이너를 만들었다. 음식물 쓰레기를 모아 파리 애벌레 먹이로 활용하고 이 곤충은 닭의 사료가 된다. 버릴 게 없다. 2020년 5월에 설립된 회사는 최근 3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프랑스 스타트업 이노바피드(Innovafeed)는 세계에서 가장 큰 곤충활용 동물용 사료공장을 만들었다. 지난 2017년부터 이노바피드는 프랑스 북부 캉브레(Cambrai) 근처에서 아메리카동애등에(Hermetia Illucens, 파리목, 동애등에과에 속하는 파리를 닮은 곤충)을 길러 고양이 등 애완동물 사료, 유기농 비료를 만든다. 연어, 송어 같은 물고기를 위한 사료도 만들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이 같은 스타트업이 곤충 산업을 열어가는 데 대해 수준높은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회사가 있다.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사는 동애등에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리사이클링 스타트업 뉴트리 인더스트리는 음식물 쓰레기를 가공해 동애등에 먹이로 활용한다. 한 달에 100 톤 정도의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유망한 회사라는 평가다.

식품 소재 및 미래식량으로 주목받고 있는 곤충은 그밖에도 에너지원으로도 연구ㆍ개발되고 있다.  사진은 밀웜(갈색거저리 유충)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 인도네시아, 영국, 프랑스 등 앞서가는 곤충산업 선진국들...우리나라는?

우리나라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올해(2022년) 곤충산업육성을 위한 곤충산업화지원사업 5개소, 곤충유통사업지원사업 2개소를 사업대상자로 최종 선정한 적이 있다. 곤충산업화지원사업은 산업의 규모화를 위한 곤충 생산 및 가공시설 구축하는 사업인데, 총 5개소를 대상으로 2년간 총사업비 50억원을 투입한다.

▲식용곤충 분야는 식용곤충 대량사육 자동화 설비를 갖춘 전남 담양의 오엠오, 양잠 사육환경 표준화를 위한 잠실현대화를 추진중인 경북 예천 양잠협동조합, 곤충 가공시설 구축과 사료품질 고도화를 추진중인 충북 보은 ㈜우성, 갈색거저리 사육 협력농가 계열화 체계를 갖춘 전북 남원의 ㈜흙농 등 총 4개소다. ▲사료용곤충 분야는 동애등에 알, 유충, 사료첨가제생산 시설로 육계 전용 사료 생산을 추진하는 경북 문경의 느림보곤충나라 등이다.

또한 우리나라 국립농업과학원은 최근 ‘정서곤충’을 활용한 심리치유 및 농촌마을 관광자원화에 힘쓰고 있다. 왕귀뚜라미, 호랑나비를 키우며 정서적 만족감과 안정감이 증가하는 점을 활용해 농촌 노인들의 건강과 농촌의 관광자원화를 꾀하는 일석이조의 프로젝트라는 설명이다.

이래저래 곤충은 우리들 실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받아들여 활용하는데 있어 더 깊은 연구와 폭넓은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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