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농신문 정재길 기자] 

전세계에서 식지 않는 한류 열풍으로 한국 음식의 해외시장 선전이 눈부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농림축산식품부가 발간한 '2021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고추장 수출액은 5093만 2천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도 3766만 7천 달러보다 35.2%, 2016년의 3천132만9천달러와 비교하면 무려 62.6% 각각 증가한 수준이다. 세계인이 한국의 매운맛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국 고추장 소비가 늘면 당연히 한국 고추 생산도 많아진다. 국내 유일 고추 전문기관인 영양고추연구소 장길수 소장도 2030년까지 국내 고추 생산량이 7%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경북 영양은 큰 일교차, 점토질 토양 등 고추 재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 지역에서 기른 고추는 맛과 향이 뛰어나고 색도 고와서 최상품으로 친다.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고추장은 분명 영양 뿐 아니라 전국의 고추농가들에게도 희소식이다. 장길수 소장에게 고추 이야기와 함께 연구소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영양고추연구소 장길수 소장

- 우선 영양고추연구소를 소개해달라.

고추는 우리나라 음식의 빨간색과 매운맛을 나타내는 대표 음식재료다. 17세기 무렵 우리나라에 전래 되었다고 한다. 고추 특유의 매운맛 성분인 캡사이신은 항균, 항암, 항비만 등을 가진 물질으로 사람의 몸에 신진대사를 돕고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하며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맛으로 날려주기도 한다. 

영양고추연구소는 1995년 4월 영양군 영양읍의 고추신품종 육성 및 보급, 고추 고품질 안전생산 기술개발, 고추 재배농가의 현장애로 해결 등을 목적으로 영양고추시험장을 설립되었다. 이후 2016년 영양고추연구소로 개칭되어 현재까지 우리나라 유일의 고추 전문연구기관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 주요 성과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

고추는 우리나라 전국에서 재배되고 있으나 고령화와 생산비 상승, 기후변화 등 재배여건들이 취약하여 2000년 이후 재배면적이 매년 감소되어 건고추 생산량이 연평균 6% 정도 줄어들었다. 하지만 한류열풍 등으로 수출에서는 2020년 6만 5천톤에서 2030년 7.2%으로 증가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양고추연구소는 26품종의 신품종을 육성하였으며, 지역 우수재래종 고추인 수비초, 칠성초, 유월초, 토종 등을 복원하여 전국 2771농가에 분양하였다. 특히 수비초와 칠성초 고추 재래종은 유명하다. 칠성초는 매운맛이 강하고 과피가 두꺼우며 색깔이 좋다. 더불어 병해충에도 어느 정도 강해 농가에서 인기가 많다. 수비초 또한 농업기술자대회에 출품되어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으며, 아직도 고추 품종 중에서는 품질만을 따지자면 최고로 꼽을 수 있다.

고추 유전자원의 이용 효율을 높이기 위하여 수백 종의 고추 유전자원에 대한 병저항성과 품질 특성을 평가하고 있는데 영영고추연구소는 국내외 고추 유전자원 3380여 점을 수집하여 특성평가를 거쳐 종자저장고에 보관하여 품종 육성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영양지역의 고추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우수 재래종인 수비초, 칠성초, 유월초, 토종 등을 복원하였다. 또한 2010년부터 중국 운남성과의 고추 유전자원 교류와 이용에 관한 공동연구사업을 진행하여 가공용(절임용) 품종‘정취’를 육성하였다. 

고추 재배법도 개선하였다. 폿트 크기에 따른 적정 육묘일수, 정식시기, 멀칭재료, 재식거리 등을 구명하여 노지재배보다 10~30% 수량이 증수되는 조숙터널재배기술을 개발하였다. 역병상습지에서 역병 피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고추 접목재배를 위한 기술체계를 확립하였고, 노지재배보다 수량이 40% 이상 증수되는 고추 하우스 조숙재배를 위한 윤작주기, 유인방법, 최적 정식기 등을 설정하였다. 

또한 홍고추 수확적기 구명, 고추 논재배 효과와 착과초기 우박피해 시 측지 유인 관리 효과 등도 검정하였다. 토종 등 조숙 재래종 고추를 이용한 하우스 직파재배와 일시수확재배 기술, 친환경적 토양관리, 녹비작물 재배 등 현장에서 실용화가 가능한 고추 친환경재배기술들도 개발하였다. 최근에는 '1거8득'의 재배기술인 막덮기부직포 재배기술을 개발하여 고추재배농가 소득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비가림하우스 재배 시 조기정식을 위한 재배기술과 하절기 고온피해 방지를 위한 고깔형 천창 및 차광망 설치에 대한 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였다.

고추 병해충 방제 분야도 자랑거리가 있다. 고추에 발생되는 진딧물, 탄저병, 담배나방, 총채벌레 등 주요 병해충에 대한 발생생태를 구명하였고, 이를 이용하여 병해충 방제회수를 경감시킬 수 있는 정밀예찰에 의한 종합방제체계를 확립하였다. 또한 골 피복에 의하여 역병과 탄저병 발생을 감소시키는 효과 또한 구명하였다. 기후변화에 따른 고추 병해충 발생 모니터링과 함께 고추재배농가에 치명적인 칼라병에 대한 예방을 위해 총채벌레 방제체계를 확립하였다. 고추 병해충 발생예보 시스템을 구축하여 경북지역 23개시군에 앱을 보급하였다.

고추 수확 후 관리 분야에서는 고춧가루의 표준화 방안과 포장재료 및 저장조건, 열풍건조한 고추의 저장 효과, 열풍건조 적정 무배습 시간, 절단건조 효과와 적정 건조온도 등 연구성과를 도출하였다.

- 앞으로의 계획과 업무 추진 방향이 궁금하다.

재래종고추 품종의 지역특화를 위해 복원된 재래종을 이용하여 역병, 탄저병, 바이러스 등 저항성을 웅성불임 및 분자육종 기술도입을 통한 복합내병성 품종개발의 효율성 증진하였다. 이를 통해 신품종 개발기간을 기존 10년에서 6년으로 단축하였다. 베트남 채소과수연구소와 공동연구도 내실있게 준비하여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경쟁력 있는 신품종 육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2022년부터 3년간 지역특화 재래종 고추의 명품화를 위한 부가가치 향상기술 개발과제를 추진하여 품질이 우수한 재래종 고추를 이용한 가공품을 만들고 기존 고춧가루와 차별화 시킬수 있는 브랜딩 기술을 개발하고자 한다.

또한, 이상기상 대응 고추 안정생산기술 개발을 위해서 스마트팜 적용 고추 수경재배 기술개발, 노지고추 안정생산을 위한 관·배수 동시 제어 물관리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특화 고추의 명품화와 농가 소득증대를 위해 영양고추연구소에서는 지역특화 고추의 현장애로 기술을 해결하고, 개발된 기술을 실용화하여 지역특화 고추가 국·내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린다.

영양의 여름 기후조건은 평균온도 22.2도 최고 평균온도 27.9도, 최저평온도 17.8도, 일교차 10.1, 강우량 514mm로 고추재배에 적지다. 토양 또한 대부분 점질토나 식양토로 고추농사 재배에 적합하다. 이러한 자연환경에 자라는 영양고추는 타 지역 고추보다 맛과 향이 뛰어나며 색깔이 곱다. 겉은 윤기가 나며 매끈하며 모양도 좋고 고추 고유 향기가 강하다. 영양고추연구소는 고추 재배 최적의 자연환경에서 고품질 고추 생산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

영양 고추 사판품종 이미지 [사진=영양고추연구소]

정재길 기자  ynkill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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