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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되는 ‘농업이민’... "동반자로 인정해야"독일, 터키계 이민 270만명, 전제인구 3.3%... 실업자 복지경비 20% 외국인 지급
2016년 자료로 볼 때 독일 전체 국민 약 8200만 명 중 약 9%인 720만 명이 이민자들이다. 그 중 약 270만 명이 터키계 이주민이다. 터키계 이민자들이 가장 많은 비중(전체인구의 3.3%)을 차지하고 있다.  [사진=독일연방식품농업부 홈페이지]

[한국영농신문 이병로 기자] 

먼저 ‘소울 키친(Soul Kitchen)’이라는 영화 이야기다. 2009년 국내 개봉한 독일 영화로, 시종일관 웃음폭탄이 터지는 보기에 심히 즐거운 불꽃놀이 같은 영화다. 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원료(소재)는 음악, 사랑, 요리인데, 특히나 남녀 간의 사랑이 유머러스하게 아니 약간은 그로테스크하게 전개되는 점이 감상 포인트.

영화에서는 그리스계 이민자로 독일에 정착한 남자주인공이 어느 날 가구를 옮기다 허리를 심하게 삐끗하고, 지인들의 소개로 터키(튀르키에)계 이민자들의 마사지샵(민간 치료소)로 허리통증을 치료하러 간다. 거기서 만난 미녀 치료사와 사랑에 빠지고, 영화는 역시나 남녀 간의 사랑이 성사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그건 바로 남녀 주인공들의 국적이다. 남자주인공은 그리스계, 여자 주인공은 터키계라는 점이 눈에 띈다. 2016년 자료로 볼 때 독일 전체 국민 약 8200만 명 중 약 9%인 720만 명이 이민자들이다. 그 중 약 270만 명이 터키계 이주민이다. 터키계 이민자들이 가장 많은 비중(전체인구의 3.3%)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중 약 250만 명이 독일 국적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적인 축구스타 외질도 터키 이민자의 후손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그 직접적 이유는 바로 산업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이다. 독일은 지난 1955년부터 노동력 부족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 노동자를 독일 내로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인접국 터키에서 특히 많은 인력이 독일에 정착하게 된다. 우리나라가 광부와 간호사를 독일에 파견한 것도 터키인들이 독일에 정착하던 때와 비슷한 시기.

이처럼 많은 이들이 독일에 정착해 살아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복지정책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례로 지난 2013년 독일의 장기실업자 복지비용(Hartz IV) 전체 지급액중 약 20%가 외국인(외국국적자)에게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독일 내에서는 복지 남용이라는 의견도 표출됐지만,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것은 외국인들에게도 복지비용을 아끼지 않는 독일의 정책이다. (외국인노동자를 자신들의 파트너로 여기는 독일인들의 포용력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노동력이 심각하게 부족한 우리나라, 특히 농촌에서도 독일과 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고령화와 인력난, 소멸위기 등의 삼중고에 처한 우리 농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이민정책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일 수도 있다.

이번 국회 국정감사에서 고령화와 인력난, 소멸위기 등의 삼중고에 처한 우리 농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이민정책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은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직원들이 이는 농가를 방문해 영농철 일손돕기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농촌진흥청]

국회 농해수위 소속 윤재갑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 해남·완도·진도)은 지난 10월 4일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우리 농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외국인근로자를 우리의 현실적인 동반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또 “현재의 (외국인근로자)단기순환원칙이 아닌 취업이민제도(미국, 뉴질랜드 등 농업 선진국의 사례)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농가인구는 약 230만 명(총 인구의 4%), 65세 고령 인구는 농가인구의 42%를 차지하고 있다. 쉽게 말해 일할 사람이 태부족이라는 뜻. 이에 비해 지난 5년간 농축산업에 투입된 외국인근로자는 연평균 2만 명 수준으로 , 이들이 없으면 농사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말이 진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외국인노동자들의 체류 연장을 비자제도 일부 변경 등으로 매년 수정하며 땜질처방을 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턱도 없다는 게 농촌현장의 목소리다. 윤재갑 의원은 “최근 법무부가 지자체 추천 외국인의 취업과 관련해 ‘지역특화비자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건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이제는 농식품부도 적극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농식품부가 ▲농축산업 외국인근로자 수급·관리·감독 기능 전담하고, ▲외국인 유학생의 농업계 고등학교 유치에 힘쓰고, ▲농축산업 취업이민 비자 신설 등을 추진할 것”을 요청했다. 

어느 것 하나 현실과 동떨어져 보이지 않는 말이다. 맞는 말이라면 농식품부든 법무부든 보건복지부든 기획재정부든 머리를 맞대고 차근차근 계획하고 실행할 일이다. 지금 농촌은 일손부족으로 허리가 휘고 있다. 언제까지 그렇게 버틸 수는 없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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