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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첨단기술 옷입고 진화하는 농기계국내 업계 로봇-인공지능 제품 속속 출시... 저조한 밭농사 기계화율, 시급한 과제

[한국영농신문 이병로 기자] 

스마트팜, 스마트농업이란 말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인공지능스마트농업’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지난해 농촌진흥청에서는 데이터 기반 디지털 농업으로 지속 가능한 농업구현을 위해 ‘디지털 농업촉진 기본 계획’도 발표했다. 이런 걸 스마트농업이라고 할 때, 여기에 인공지능(AI)를 활용한 게 바로 인공지능 스마트농업이다. 예를 들어 AI가 이미지를 인식하는 능력을 발휘해 농작물 수확도 하고 가축의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도 있고, 농업생산량 예측이나 농식품 유통 소비 전반을 아우를 수도 있다.

우리나라 많은 농기계 기업과 스타트업들은 기존 농기계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작업과 동시에 농업용 로봇 개발, 인공지능 활용에 초점을 맞추고 세계적인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사진은 농업용 로봇 브랜드 디아드의 '틸론' [사진=디아드 홈페이지]

◇ 농촌현장에 농업용 로봇 등장... 새만금엔 ‘지능형농기계 실증단지’ 구축도

농촌현장에 인공지능을 활용한 농업용 로봇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지난 2020년 창업한 ‘심바이오틱’은 인공지능(AI) 농업용 로봇을 개발·생산하고, 농장도 운영하는 회사다. 대표적인 제품이 ‘인공지능(AI) 농업용 운반차’인데 고랑이나 돌이 많은 지형(농경지)에서 정확하게 작업을 수행한다. 무인 트랙터는 경사도 75도에서도 주행 가능하다. 대규모 연무 드론도 개발했는데 20리터 대용량 농약통을 2개나 운반한다. 물론 농약 살포용이다.

농업용 로봇 개발 스타트업 ‘디아드’라는 회사는 농업용 로봇 개발 상용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회사에서 개발한 틸론이라는 무인 농업용 로봇은 트랙터처럼 기계 후방에 여러 농작업기를 달아서 다목적으로 쓸 수 있는 로봇인데, 생김새가 소형 탱크 같은 게 특징이다. 이 농업용 로봇으로 파종부터 비료ㆍ농약살포를 비롯해 운반작업도 가능하다. 이밖에도 우리나라 많은 농기계 기업과 스타트업들은 기존 농기계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작업과 동시에 농업용 로봇 개발, 인공지능 활용에 초점을 맞추고 세계적인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현장의 필요에 따라 기업들만 발 빠르게 움직이는 건 아니다. 지난 5월 농림축산식품부는 새만금 지역에 '지능형농기계 실증단지 구축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가 기획재정부에서 최종 심의, 의결됐다고 밝혔다. ‘지능형농기계 실증단지’를 구축한다는 건 말 그대로 지능형 농기계를 개발, 우리 농업수준을 세계적인 레벨로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를 품고 있다. 

이를 위해 오는 2026년까지 총 사업비 1092억 원이 투입된다. 한국형 지능형 농기계의 범주에는 일반농기계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의 기술이 더해진다. 농식품부는 지능형농기계 실증단지 구축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첨단 기술 역량확보라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 5월 농림축산식품부는 새만금 지역에 '지능형농기계 실증단지 구축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가 기획재정부에서 최종 심의, 의결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새만금 기본계획도 [사진=새만금개발청]

◇ 농업기계의 범위와 개념 확장해야

그런데 농업현장에서는 아직도 이런 소식도 들려오는 실정. 바로 농기계의 범위를 놓고 서로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다. 지난 2019년엔 버섯재배소독기를 농업기계로 볼 수 없다는 유권해석이 나와 떠들썩했다. 전라남도 여수시가 버섯재배소독기를 「농업기계화 촉진법」에 따른 농업기계로 볼 수 있는지 문의하자, 법제처가 이에 대해 ‘No'라고 유권해석을 내린 것.

이는 농기계를 구입할 때 정부의 융자지원을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를 놓고 벌이는 일종의 밀고 당기기(밀당)인데, 최근엔 정부 융자지원을 받는 ‘농업기계의 범위’를 시대상황에 맞게 확장해야 된다는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다.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은 최근 농업기계의 범위를 개정하기 위한 연구용역 중간발표회 및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나온 의견의 골자는 단연 농기계의 범위확대와 확장성. 농업기계를 놓고 개념을 정한 게 지난 2014년의 일이라 8년 가까이 지난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농업기계화촉진법 시행규칙에는 농업용트랙터, 관리기, 동력제초기, 예취기 등 총 40종이 농업용기계로 한정 명시돼있는데, 그 농기계 범위를 약 53종으로 확대하자는 구체적인 제안도 나왔다. 기종별 검정기준, 융자지원 공급기종 특성, 사용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행규칙을 개정하자는 요청인 셈이다.

올해 11월말 쯤 연구용역 최종 결과가 나오게 되는데, 이번 농기계 범위 개정작업에는 새롭게 공급되고 있는 농기계인 육묘생산용기계, 중경제초기, 배토기, 생육관리용기계, 비닐피복수거기, 용수관리용기계, 버섯재배용기계, 농산물정선기, 곡물선별기, 곡물품위판정기, 포유기, 축사관리용기계, 축분고액분리기 등을 추가로 신설하자는 것도 포함됐다. 농기계조합은 산업체 의견을 반영해 농기계 명칭과 범위 기준안을 12월 전에 농식품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농기계조합은 산업체 의견을 반영해 농기계 명칭과 범위 기준안을 12월 전에 농식품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사진은 배토기 작업 현장 [사진=대성농기계]

◇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저조한 밭농사 기계화율 지적

그런가하면 2022년 농촌진흥청 국정감사에서는 ‘농작업 기계화율 조사’가 실제 농민들의 현실을 담지 못하는 형식적 통계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농업기계화 정책 수립에 필요한 조사에서 노동시간, 작물별 노동 강도 등이 빠지는 바람에 껍데기만 남은 통계라는 성토다.

국회 농해수위 서삼석 의원(더불어민주당, 영암·무안·신안)이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밭농업 단계별 기계화율’에 따르면, 이는 전체 61.5%에 달해 충분해 보이기도 하지만, 경운·정지 99.6%, 비닐피복 73%, 방제 93.2%에 비해 파종·정식 12.2%, 수확 31.6%로 현저히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씨 뿌리고 심는 작업에서는 겨우 12%인 점이 눈에 띄는 대목.

서 의원은 “이런 기준으로 61.5%의 기계화율이라는 통계를 어떤 밭농사 농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라고 묻고, “실질 기계화율 상승을 위한 기초 자료부터 재점검”할 것을 요구했다. 서 의원은 또 “노동시간과 작업 강도가 고려되지 않고, 단순 평균 통계로 밭농업 기계화율을 산정하는 농진청 주장은 억지다. 농민들이 신뢰하는 통계 산정, 농민들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기계화 연구개발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농촌진흥청 R&D 예산 중 밭농업기계 R&D 예산이 불과 0.9%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윤재갑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 해남군ㆍ완도군ㆍ진도군)은 농촌진흥청 국정감사에서 “쌀값 하락은 농촌진흥청의 잘못된 R&D 배정 때문”이라고 꼬집고, “밭농업기계화 R&D 사업규모를 전체의 최소 5%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이 농진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논농업기계화율은 98.6%로 완전 기계화가 되었지만 밭농업기계화율은 6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의원은 "밭농업기계화율이 높았다면 쌀 과잉생산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부가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을 아무리 추진해도 저조한 밭농업기계화율로 인해 노동강도가 높고 생산비가 많이 드는 밭농업으로 전환하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윤 의원은 또한 "날로 고령화되는 농촌에서 밭농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농진청이 앞장서서 마련해줄 것"을 주문했다.

 2022년 농촌진흥청 국정감사에서는 ‘농작업 기계화율 조사’가 실제 농민들의 현실을 담지 못하는 형식적 통계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진은 2022년 농해수위 국정감사 현장 [사진=이광조 기자]

◇ 정부, 스마트팜 확대에 적극적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제9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스마트농업 확산을 통한 농업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논·밭·하우스의 농업 생산 30%를 스마트농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 골자. 그간 토마토·딸기. 포도 등 과일 위주 스마트팜이 대세였다면, 5년 후엔 주요 곡물재배를 스마트팜에서 해내겠다는 뜻이 담겼다. 농식품부는 농업 생산의 30%를 스마트농업으로 전환해 1조원 규모 시장을 형성하고 유니콘기업 5개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딸기·참외·화훼 등 주산지 온실에 스마트팜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기로 했다. 내년부터는 품목별 스마트 온실 설계 가이드라인도 마련해 보급한다. 오는 2024년 스마트팜 혁신밸리 등 첨단온실 조성지역 주변을 육성지구로 지정, 컨설팅 지원과 규제 완화도 실시하기로 했다. 아울러 스마트축산 장비 지원 대상을 6900호로 늘린다. 시설 노후축사는 스마트축산 단지로 이전을 지원하기로 했다.

소규모 다품목 영농 위주인 노지 작물에는 어떤 대책이 마련됐을까? 농식품부는 이에 대해 2027년까지 주요 곡물 재배 자동화를 목표로 제시했다. 주산지·품목별 시범단지를 만들어 자동 관수·관비 시스템, 방제용 드론, 환경 센서 등의 기술을 적용한다. 밭작물에는 자동·원격 관수관리 시스템을 보급하기로 했다. 농지 형태 정비에도 노력을 기울여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2022 대한민국국제농기계자재박람회(KIEMSTA, 키엠스타)’가 11월 2일~5일까지 4일 동안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다. 이번 국제농기계박람회는 올해는 25개국 443개 업체가 참가하는데 특히 노지농업로봇 등이 전시돼 이목을 끌 예정이다. 우리나라 농기계 시장에는 로봇ㆍAI 등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신제품들이 소속 소개되고 있다. 반면 여전히 부진한 밭농사 기계화는 정부와 업계 앞에 놓인 숙제다. 이번 키엠스타 기간 동안 어떤 해결책이 제시될지 많은 농업인들은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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