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농민단체가 주최한 농민총궐기대회가 지난 8월 29일 서울역 앞에서 열렸다. 집회에 모인 농민들은 결의문에서 ▲구곡 포함 신곡 초과 생산량 즉각 시장격리 시행할 것, ▲쌀 산업 안정 위한 중장기적 특단책 마련할 것, ▲주요 농기자재 가격 인상분 차액지원 사업 즉각 시행할 것 등을 요구했다. [사진=윤준병 의원실]

[한국영농신문 이병로 기자] 

쌀 가격 문제가 심상찮다. 생산비도 안 나오는 쌀농사를 계속 지어야 되는지를 농민들이 정부에 묻고 있는 실정이다. "쌀 신속히 시장격리하고 생산비 보전하라"는 구호와 함께 농민들이 총궐기할 태세다. 지난 8월 17일 열린 한 토론회에서는 “추가적인 쌀값 하락을 막아야 한다. 2021년산 잔여 재고량 정부 수매와 2022년산 공공비축미 물량과 공급과잉 물량을 동시에 시장격리 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은만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의 말이다. 이 회장은 “현재 쌀 가격 하락세를 전망해보면 2022년산 신곡 첫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다. 이는 농가 소득 하락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하루 속히 양곡관리법 개정 추진, 정부의 수매자금 지원 확대 등의 특단의 대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다면 정부 측 토론참가자의 말은 어떨까?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농식품부 관계자는 “정부는 10만 톤 추가격리 및 밀, 콩 등 대체작물 직불금 지원 확대, 쌀가루(분질미) 생산기반조성 등의 대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론적이고 하나마나한 말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쌀값 유지를 물가안정을 위한 볼모로 악용한다는 손가락질도 나오고 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홍문표 의원을 비롯해 주호영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여당 의원들,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 이은만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 이학구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 장수용 들녘경영체중앙연합회장, 김명기 전국쌀생산자협회장 등이 참석한 이날 토론회는 결국 정부 측의 시원한 답변 한 마디 듣지 못하고 용두사미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뭐 하자는 건지 당최 알 수 없는 일이다.

이렇듯 정부의 늑장대응과 무대응에 맞서 농가들이 정부에 특단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이하 한농연)를 비롯한 9개 농업관련 단체는 지난 8월 29일 서울역 인근에서 '농가경영 불안 해소 대책 마련 촉구 농민 총궐기 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모인 쌀 재배 농업인과 농업관련 단체들은 구호를 외치며 대통령 집무실이 위치한 용산구를 향해 가두행진을 펼치기도 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구곡 포함 신곡 초과 생산량 즉각 시장격리 시행할 것, ▲쌀 산업 안정 위한 중장기적 특단책 마련할 것, ▲주요 농기자재 가격 인상분 차액지원 사업 즉각 시행할 것 등을 요구했다. 농민들은 농기자재 가격 인상분 차액 지원 사업을 내년 농업예산에 반드시 포함시켜달라는 말도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15일 기준 산지 쌀값은 20kg당 4만 2522원. 이는 전년 대비 약 24% 하락한 가격이다. 대체 정부는 쌀값을 어쩔 셈인가? 하루빨리 농민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최상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늦으면 백약이 무효라는 점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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