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도 국산 밀 소비를 늘리고 밀 연구활성화를 위해 ‘국산 밀 발전 연구협의체’라는 것을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다. [사진=농촌진흥청]

[한국영농신문 이병로 기자] 

‘우리밀 마을’이란 곳이 있다. 전라북도 부안군 보안면 우동리에 있는 농촌 체험 마을인데 우리 밀 생산량이 많은 지역이라 2011년 3월 30일 농촌 체험 휴양 마을로 지정됐다. 20년 넘게 우리밀 살리기운동을 해온 ‘우리밀 살리기운동본부’도 현재도 홈페이지를 통해 많은 밀 관련 정보를 제공하며 우리밀 살리기에 힘쓰고 있다. 홈페이지에는 우리밀 관련 단체와 인물이 자세하게 게시된 ‘우리밀 지도’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지난 2019년엔 밀 생산자들이 전남 구례에 모여 ‘우리밀생산자회’를 만들었다. 창립행사에는 전남, 전북, 광주광역시, 경남, 충청 지역 우리 밀 생산자 및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사단법인을 만들고 이사장 등 임원선출도 마쳤다. 우리밀 생산자회 창립총회에서는 ▲우리 밀 생산 기반 안정화, ▲우리 밀 생산자들의 연대와 협력을 이끌 생산자 조직 활성화, ▲우리 밀 재고 방치 현상 타개 등의 현안이 심층 논의됐다.

농촌진흥청도 국산 밀 소비를 늘리고 밀 연구활성화를 위해 ‘국산 밀 발전 연구협의체’라는 것을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농업인, 소비자, 기업, 관련 기관 등이 참여하는데 ‘국산 밀 발전 연구협의체’는 국산 밀의 가치를 공유하고, 국산 밀 홍보 활동을 중점적으로 펼치는 거점이 될 전망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내년도 국산 밀 전문 생산단지가 74곳으로 늘어나고 밀 재배면적은 36.2% 늘어날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최근 내년도 국산 밀 전문 생산단지 74곳을 최종 선정했다. 농식품부는 지난 2020년부터 밀 자급률을 높이고 국산 밀 품질의 고급화를 위해 밀 전문 생산단지를 육성, 지원해왔다. 2020년 27개소로 시작했는데 올해는 벌서 51개소가 됐다. 내년 2023년에는 약 74개소가 선정되며 재배면적은 7248ha가 될 전망이다. 올해는 5322ha 수준이다.

밀 재배면적 1위는 전북이 차지했는데, 약 3538ha에서 밀이 재배되고 있다. 이는 전국 생산단지 재배면적의 약 50%에 이르는 면적. 그 뒤를 이어 전남 2275ha, 광주 524ha가 2위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농식품부는 이들 생산단지를 대상으로 공동영농 및 규모화·조직화를 위한 교육·컨설팅 지원, 밀 정부보급종 종자 할인 공급, 정부비축 우선 매입, 밀 생산·보관 등에 필요한 시설·장비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공급 품종은 새금강, 금강, 백강, 조경 등 4종. 공급 예정 물량은 총 2155톤으로 새금강 1091톤, 금강 609톤, 백강 407톤, 조경 48톤 등이다.

이렇듯 농식품부가 밀 전문생산단지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는데 대해 애정어린 충고도 이어지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밀과 콩의 생산을 정책적으로 늘리려고 했던 시도가 과거 정권에서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정책적 일관성이 밀 생산 늘리기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거라고 분석했다. 즉 과거에도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다가도 이내 후퇴한 경험을 참고해 인센티브 부여 등 향후 추가적인 지원책 도입이 중요할 거라는 뜻이다.

입법조사처는 또 단기적 성과 보다는 규모화·조직화된 산지-식품기업 사이의 다양한 계약재배 사례 확산 등 장기적 가치사슬 구축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밀이나 콩 두 작물의 소득작물로서의 지위가 확고하지 않은 상황이므로, 더욱 정책적 의지와 일관성이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국산 밀 생산단지가 늘어난다는 소식은 여러모로 고무적이다. 순항을 기대한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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