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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수의 핵심 지하수”... 지하수 댐 늘려야물 스트레스 국가 대한민국...가뭄 극복-폭우 피해 예방 등 일석이조 효과 기대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우리나라는 UN이 지목한 물 부족 국가가 아. 니. 다. 대부분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유엔이 정한 물 부족 국가라고 알고들 있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약 30여년 전 미국의 한 사설연구기관의 자료를 UN이 인용한 적이 있는데, 이를 UN이 직접 지목한 물부족 국가로 오해하고 자주 인용한 것일 뿐이라고 한다. 하지만 UN이 지목했다는 것만 팩트가 아닐 뿐, 우리나라는 분명 여러 자료들을 종합해봤을 때 물이 넉넉한 나라는 못 된다. 그건 사실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되는 게 맞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목소리. 실제로 우리나라는 세계자원연구소(WRI)라는 곳에서 지목한 ‘물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국가다. 물 스트레스는 쉽게 말해 연평균 사용할 수 있는 수자원에서 물의 수요량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비율이 높을수록 물 스트레스가 높은 거다. 세계자원연구소는 오는 2030년 세계 45개 대도시에서 약 5억 명의 인구가 물 부족 사태를 경험하게 될 거라는 전망을 내놓았는데, 여기에 우리나라 서울이 도쿄, LA(로스엔젤리스)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이뿐 아니다. UN은 '2019년 세계 물 보고서'라는 자료를 공개했는데, 이는 지구촌 물 부족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자료로 곧잘 인용된다. 여기에 바로 ‘국가별 물 스트레스 수준이 나타나있는데, 한국은 물 스트레스 지수가 약 25~70%인 것으로 표시돼 있다. 참고로 북아프리카나 중동 사막 국가들의 물 스트레스 지수가 70% 이상이니까, 우리나라도 그 나라들에 근접한 물 스트레스를 겪는 나라인 셈. 또한 2012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자료에서도 우리나라는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물 부족이 심각한 나라로 꼽히고 있다. 이 보고서는 오는 2025년 한국이 ‘물 기근 국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우리나라는 물 사용량이 세계적으로 높은 나라에 속한다. 우리나라 환경부 ‘상수도통계 2017’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2016년 기준으로 우리 국민 1인당 1일 물사용량은 약 287리터로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유럽국가들 중 물을 많이 쓴다는 독일이 하루 127리터, 덴마크가 131리터인 걸 감안하면 우리나라는 유럽국가들의 거의 2배 이상의 물을 쓰며 살고 있다. 세계인구의 절반 이상이 1인당 1일 약 100리터 이하의 물을 사용하니까, 우리나라는 그들보다 약 3배 가까운 물을 쓰며 살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펑펑 ‘물을 물 쓰듯’ 쓰며 살고 있는데 웬 ‘물 스트레스 국가’냐고? 그건 몰라서 하는 소리다. 지금 당장 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닐 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 상수도 시설이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뭄이면 경험하는 몇몇 현상을 보면 우리나라는 물 스트레스 국가가 맞다. 가뭄으로 농업용수와 생활용수를 줄이자는 말이 나오고 도시 가로수가 말라서 물을 차에 싣고 다니며 뿌리는 현상이 바로 물부족을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 즉 농업용수가 부족하다는 말이 나오는 것과 도시 가로수에 물을 뿌리는 모습은 거의 매년 또는 한 해 걸러 한 해씩 늘 봐온 모습 아닌가?

충남 부여 반산저수지 [사진=한국농어촌공사]

◇ ‘물 스트레스’ 국가 한국... 그래도 물 사용량은 세계 최고 수준

특히 농업용수 부족은 거의 매년 국정감사에서 지적되는 단골 아이템이기도 하다. 지난 2017년 농해수위 국정감사장에서는 이런 일도 있었다. 당시 자유한국당 김성찬 의원(경남 진해)이 농어촌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인용해, 2024년 논·밭 용수가 수요량에 비해 39억 톤이나 부족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39억 톤이 감이 잘 안 올 수가 있는데, 댐 담수량으로 환산해보면 춘천 소양강댐 담수량(세계 댐 담수량 5위)이 약 29억 톤. 어떤가? 어마어마한 양의 물이 부족한 상황 아닌가?

김 의원이 국감에서 인용한 자료를 보면 상황이 예상 외로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최근 5년간(2017년 당시) 연평균 2~3개월간 가뭄이 들었고, 이 당시의 평년대비 강수량은 58%였다. 더 심각한 것은 물을 저장하는 능력, 즉 저수율은 48.4%로 가뭄에 대처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사실. 이에 김 의원은 지하수를 개발하는 등 지하수자원 활용을 권장하며 , 지하수에 대한 인식 부족 및 관련규정 개정 등을 강조한 바 있다. 우리나라가 약 10~11% 정도의 지하수 활용도를 나타내고 있는데, 미국과 일본은 농업용수의 약 20%를 지하수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비교 제시됐다.

그렇다면 방법은 없을까? 있다. 바로 댐을 건설하는 거다. 국내외를 망라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댐을 나열하자면 미국의 후버댐, 중국의 산샤댐, 한국의 소양강댐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런데 댐을 지으려면 드넓은 면적의 국토에 물을 채워야 하고 수몰지구에 대한 보상도 해야하는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그래서 지상 댐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지하댐’이라는 개념. 

지하댐이란 계곡, 강, 빗물 등 흘러가는 물을 그냥 사용하지 않고 지하에 물막이 댐을 설치해 물을 저장했다가 필요시에 사용하는 시설. 사용하지 않고 그저 흘러가거나 지하에 스며든 물을 저장했다 사용할 수 있을뿐더러 증발에 의한 물 손실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건설이 까다로운 나름의 약점이 있지만 지상댐 건설에 드는 노력과 시간을 감안하고, 매년 겪어야하는 농업용수 부족사태를 극복하는데는 지하댐이 훌륭한 보조수원 또는 비상수원으로 기능할 수 있다.

그래서 외국에서도 중국 산둥성, 랴오닝성 지하댐을 필두로 일본의 가바지마 지하댐, 미야코지마 지하댐 등이 지어져 농업용수 부족을 보충하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인도와 에티오피아 역시 지하댐 건설이 활발한 나라로 꼽힌다.

우리나라에도 현재 지하댐이 6개가 있다. 대표적인 게 바로 속초 쌍천 지하댐. 속초와 양양 경계의 지하에 건설된 쌍천지하댐은 총연장 832m, 평균 높이 16m 규모로 하루 최대 4만 톤의 취수능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래서 이 물이 속초시민들의 식수로 활용되고 있다. 속초시 전체 식수 공급량의 84%(약 3만 톤)을 책임지고 있다니 그 활약이 대단하다 하겠다. 이밖에도 공주 옥성 지하댐, 포항 남송 지하댐, 정읍 고천 지하댐 등이 있다.

지하수댐 설치단면도 [사진=한국농어촌공사]

◇ 지하댐, 농수 부족 해결에 큰 몫... 국내 지하댐 6개는 부족...대폭 늘려야

이런 분위기 속에 지난 8월 5일 전라남도 김영록 도지사는 가뭄 해결책으로 현재 공사 중인 지하수저류댐 설치사업을 조속히 마무리하겠다고 발표했다. 더 나아가 해저 관로를 통한 광역상수도 공급도 필요함을 역설했다.

한국농어촌공사도 지난 5월, 보령댐의 만성적인 저수율 부족으로 매년 가뭄으로 피해가 큰 충남 서부 8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지하수댐 후보지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충남의 해당지역은 해마다 농수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금강에서 물을 끌어다 쓰는 실정이다. 이에 충청남도는 농어촌공사에 오는 2023년 12월까지 지하수댐(지하수저류지) 후보지 조사를 요청하고 나섰다.

충청남도는 기존 지표수 개발보다 공사비와 관리비가 저렴할 뿐만 아니라 깨끗한 물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며 지하댐 개발.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충청남도는 지난 2017년 극심한 가뭄에서도 충남 공주 옥성지하댐이 농업용수 공급에 있어서 제 역할을 해낸 것을 롤 모델로 내세우고 있기도 하다. 충남 뿐 아니라 경상북도 역시 지하수댐 기본조사를 마쳤다. 경북 울진군 황보천 유역 지하수댐 건설을 위한 세부설계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이병호 사장은 "지하댐이 고질적인 물 부족 문제를 해소할 주요 용수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농어촌공사는 전국 470여 곳을 선정해 지하댐 건설 가능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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