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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숯 안전 놓고 오락가락... 바륨 함량만 문제?영세 제조업체-소비자 만족할 정책 필요... 주정 착화제 사용 등 대체제 개발도

[한국영농신문 이병로 기자] 

몇 년 전, 정확하게는 2018년에 산림청이 한 단체와 업무협약을 맺은 일이 당시에 화제가 됐다. 산림청장이었던 김재현 청장이 대전청사에서 한국성형목탄협회 김현응 회장과 악수하며 성형목탄(번개탄) 판매행태 개선을 위해 협약을 체결했는데 그 내용이 상당히 독특했다. 성형목탄(일명 번개탄)이 자살 도구 및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자는 게 협약의 핵심. 포장지에 자살방지 문구를 삽입한다는 내용도 들어있었다.

알다시피 번개탄은 성형숯 (성형목탄)이다. 즉 톱밥숯을 결합제와 착화제와 섞어서 구멍을 내서 연탄에 불을 붙이는 데 쓰인다. 최근엔 캠핑용으로도 불티나게 팔려나간다. 1초점화, 부싯TOP, 아래로 탄 등 이름도 각양각색인데, 이 번개탄이 극단적 선택에 악용되고 있으니 막아야 한다는 게 협약의 골자였다.

그런데 최근 들어 성형숯, 즉 번개탄이 또 다른 이유로 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해있다. 바륨 때문이다. 성형숯 제조 업체들이 정부, 정확하게는 한국산림과학원의 바륨 함량 규제에 대응하지 못해 생산중단 위기라는 말도 들린다. 바륨은 숯에 더 불이 잘 붙으라고 첨가하는 착화제다. 2022년 현재 국내 생산 업체 거의 모두가 바륨 함량기준을 초과해 번개탄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처럼 만들면 바륨 함량 초과기준을 어기는 게 되므로 곧 생산을 더 이상 못하게 되리라는 암울한 분위기다.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이 정한 바륨의 중량대비 포함비율은 약 10.5%. 그런데 산림과학원의 기준에 맞춰 번개탄을 생산할 경우엔 불이 잘 붙지 않는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그런데 원래부터 10.5%는 아니었다. 애초엔 15.8%이하로 제정했던 것을 지난 2017년 바륨이 수류탄과 폭죽의 원료로 사용되는 ‘유독성 물질’이라는 논란이 커지자, 지난 2019년에 10.5%로 하향 조정한 것이다. 왜 이리 들쑥날쑥 한 걸까?

최근 들어 성형숯, 즉 번개탄이 또 다른 이유로 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해있다. 바륨 때문이다. 성형숯 제조 업체들이 정부, 정확하게는 한국산림과학원의 바륨 함량 규제에 대응하지 못해 생산중단 위기라는 말도 들린다.  [사진=픽사베이]

◇ 일산화탄소가 문제였던 번개탄... 최근엔 착화제 ‘바륨’ 함량 놓고 몸살

2016년 국회 국정감사에선 이런 일도 있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이었던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해 10월 "숯가루성형탄의 경우 질량의 약 30%가 우리 환경부와 미국, 유럽 등이 독성이 있다고 판단한 질산바륨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그 동안 산림청이 규제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기준에 따르면 질산바륨은 그 자체로 유해물질이다. 또한 연소되면 유독가스를 방출하므로 '신장이나 폐질환이 있는 사람이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산림청의 질산바륨에 대한 안전 기준은 '숯 제품 질량의 30% 이하'인데, 산림청은 과학적인 유해성 실험이 아닌 시판중인 제품의 질산바륨 평균값을 제시한 것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산림청은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질산바륨은 유독물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용 제한을 직접적으로 할 수가 없다. 또한 질산바륨 포된 성형탄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다. 더불어 시장의 영세 성형목탄 업체들이 질산바륨 대체재를 단기간에 개발할 수도 없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서 질산바륨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즉 산림청은 질산바륨은 유독물이 아니라는 점과 영세업체들이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대체품을 개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2가지 이유를 들어 김영춘 의원의 지적에 반박했다. 더 구체적으로 산림청은 “질산바륨이 포함된 성형목탄 사용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질산바륨이 30%까지 들어갈 수 있지만 그 양만큼 인체에 노출되는 것은 아니다.

성형목탄을 태울 때 질산바륨이 연소돼 인체에 노출되는 양이 중요하다. 환기가 되는 환경에서는 성형목탄 연소가스의 99.9%가 제거된다는 연구 결과(2010년 국립환경과학원)가 있다. 완전 착화 후 사용할 때 질산바륨이 산화바륨 형태로 되기 때문에 유해성은 줄어든다. 또한 영세한 성형목탄 업체가 단기간에 질산바륨의 대체재를 개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영춘 의원의 지적 뿐 아니라 번개탄이 인체에 해롭다는 주장은 10여년 전부터 꾸준했다. 산림청은 산림청 나름대로 이유를 대고 있는데, 과연 산림청의 답변은 타당한 걸까? 그러나 외국의 경우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질산바륨의 독성 및 위험성 때문에 일부 선진국에서는 화학착화제를 쓰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성형목탄 착화제로 오일, 알코올을 쓰고 있으며 질산바륨은 쓰지 않는다. 또한 2008년 식품의약품안전청(현 식품의약품안전처) 연구 결과, 번개탄(성형목탄)으로 구운 고기에 흡착된 질산바륨의 양은 선진국의 독성연구소 기준을 초과한 바도 있다.

문제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이다. 산림청의 해명이 불안감을 모두 해소하진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질산바륨이 구운 고기에 흡착된 이후에 어떤 작용을 하며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더 깊이있는 연구가 필요한 대목이다. 그래야 고기집이나 캠핑장에서 성형목탄(번개탄)으로 고기를 구워먹는 국민의 불안감은 누그러질 것이다.

산림청도 나름 할 말은 있어 보인다. 과거엔 성형목탄은 산업자원부 소관이었기 때문이다. 산림청 산림과학원은 2012년에야 산업자원부로부터 성형목탄 등의 관련 업무를 이관 받았다. 그리고 2015년 6월에야 성형목탄 관련 표시제도를 국립산림과학원 고시로 제정해 그해 12월부터 시행해왔다.

질산바륨의 독성 및 위험성 때문에 일부 선진국에서는 화학착화제를 쓰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성형목탄 착화제로 오일, 알코올을 쓰고 있으며 질산바륨은 쓰지 않는다. 또한 2008년 식품의약품안전청(현 식품의약품안전처) 연구 결과, 번개탄(성형목탄)으로 구운 고기에 흡착된 질산바륨의 양은 선진국의 독성연구소 기준을 초과한 바도 있다. [사진=픽사베이]

◇ 산림청 산림과학원에만 맡겨둘 일이 아니야.. 대책 마련이 시급해

이쯤되면 질산바륨보다 안전한 대체재를 찾는 일이 급해진 형국이다. 국회는 국회대로 질산바륨의 유해성을 지적하며 제 할 일을 하고 있고, 영세 번개탄 생산업자들은 그들대로 시장 퇴출 위기를 호소하며 질산바륨 허용기준을 변경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한 산림청은 산림청대로 현재의 번개탄에 들어가는 질산바륨을 대체할 물질을 찾아내 적용한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용역에 들어갔다. 그게 2017년의 일이다. 다만 현재는 산림청이 바륨의 기준치 이상 사용을 특별 허용하는 숙려기간이어서 번개탄이나 성형목탄 같은 성형숯을 계속 생산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시한은 2023년까지다. 오는 2024년부터는 현행 규정대로라면 번개탄 사용은 불법이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바륨 함량 조사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숯을 분쇄해서 바륨 함량을 검사하는 현재 시스템이 아니라 외국처럼 실제 사용 환경(고기집, 캠핑장)에서 번개탄을 사용해서 발생하거나 흡착되는 바륨의 함량을 조사하는 게 더 정확하다는 주장이다.

김현응 한국성형목탄협회 회장 역시 영세한 업계의 실정과 신제품개발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관련업계 통계( 2020년 기준 ‘목재이용실태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목재시장의 기업들은 5인 미만 업체가 46.1%(323개), 5인 이상 10인 미만 업체가 28.0%(196개)로서 소공인 형태의 사업체가 74.1%(519개)를 차지하고 있다.

참고로 번개탄의 시장규모는 성형숯의 경우 국내 생산업체 매출액은 약 137억 원, 수입유통업체 매출액은 454억 원 정도인 것으로 나타나있다. 번개탄 같은 성형숯이 아닌 참숯 및 목초액 분야를 살펴보면, 국내생산업체 매출액은 140억 원, 수입유통업체 매출액은 1330억 원 규모다. 즉 성형숯 시장은 국산 수입을 합쳐 591억원, 참숯 및 목초액 시장은 약 1470억원 정도. 성형숯, 참숯, 목초액을 다 합치면 우리나라 전체 숯시장은 약 2천억원 대의 규모로 형성되어 있다. (산림청 발표 2020년 기준 ‘목재이용실태조사’ 참고)

소비자들은 잘 모르고 있지만, 이미 안전한 제품이 국내에 개발돼있기도 하다. 파라핀이 아닌 주정(에탄올)을 착화제로 사용한 제품이 출시되어 팔리고 있다. 유해물질에서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라이터만 사용해도 쉽사리 불을 붙일 수 있어, 다른 착화제와 달리 토치 같은 불붙이는 도구도 필요 없다. 산림과학원은 이 같은 점을 두루 감안해 산림과학원이 애초에 밝혔던 대로 영세업체의 사정을 고려하고, 여름철 캠핑에서 번개탄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안전도 보듬어 안는 특단의 대책을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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