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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양봉협회 윤화현 회장벌의 화분매개 공익적 가치 주목... 자조금 의무화, 밀원수 확대 등은 과제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벌은 단순히 꿀을 생산하는 벌레가 아니다. 꽃가루를 날라주며 수분을 돕는다. 꽃이 화려한 색상과 달콤한 꿀을 가지고 있는 것도 나비와 벌 같은 수분 곤충을 유혹하기 위함이다. 식물의 입장에서, 벌과의 공존이야말로 씨를 만들고 열매를 맺어 번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물론 인공수분을 하기도 하지만 인력을 동원해야 하니 생산원가가 올라가고 결국 비싼 값에 먹거리를 사먹게 된다.) 

그래서 벌이 없으면 열매도 없고, 열매가 없으면 동물은 굶게 된다. 사람도 예외는 아니다.이 자연계의 법칙을 허투루 여겨서는 안된다. 물리학자 아인슈타인 박사도 생전에 “벌이 사라지면 인류는 겨우 4년을 버틸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결국 사람이 살기 위해서는 벌이 필요하다. 그런 귀한 벌이 사라지고 있다. 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하나, 특히 올해 들어 우리나라에서 벌이 집단 폐사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양봉협회 윤화현 회장에게 그 이유와 대책, 양봉산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한국양봉협회 윤화현 회장

- 한국 양봉산업이 위기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꿀벌 소멸 위기라는 말도 있다. 현황을 듣고 싶다.

2~3년 전부터 일부 지역, 농가에서 발생하여, 금년 대규모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30년 이상의 경험 많은 전업농가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올해의 경우 1월, 전남 해남지역에서 최초 신고되어 전남, 경남, 제주 등 남부지역에 피해가 극심하다. 협회 자체 피해현황을 조사한 결과(2월 조사기준), 전체 2만 4천 회원농가 중 4500농가, 42만 군, 84억 마리 가량 소멸된 것으로 추정되며 피해현황은 이보다 더 큰 것으로 예상된다. 

협회 및 관련기관 들이 합동으로 전국의 피해농가에 대하여 1년 동안의 모니터링을 통하여 조사지역의 기상상황, 봉군관리방법, 병해충 발생 특이사항 등을 조사 중이다. 이에 대해 협회는 농식품부에 법령개정, 농업재해 인정 및 농업재해보험 상품개발 추진, 양봉농가 경영자금 지원확대, 양봉직불금 신설, 자조금 지원확대 등 제도적 지원대책 마련을 요구하였으며, 현재 지속적으로 협의 중에 있다.

- 채밀기간 중 양봉농가들의 애로사항은 어떤 것이 있는지?

양봉농가들은 연중 아까시꽃을 비롯하여 헛개나무, 쉬나무 등 각종 밀원수가 개화하는 5월 ~6월이 한해 농사의 흥망을 좌우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하지만, 이 시기에는 과수 및 화훼 농가 또한 각종 전염병 및 각종 벌레들을 제거 위해 각종 살충제 및 농약 등을 살포하여, 꿀벌 폐사로 이어져 벌꿀 채밀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렇듯, 매년 발생되는 불상사를 사전 예방하기 위해서는 농약 살포 전 과수 및 화훼농가의 경우 인근 양봉농가들에게 사전 통보 또는 살포 일정 등을 사전 조율하여 상호 협력될 수 있는 방안 및 시스템이 마련되어져야 한다. 농약상 등 판매업체에서도 꿀벌에 맹독성을 보이는 치명적인 농약의 경우 판매시 살포기준 등을 구매자에게 분명히 각인시켜 꿀벌 폐사를 사전 방지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 도시양봉이 유행인 듯 하다. 서울시청 옥상 및 기업체 옥상에서도 벌을 키우자는 움직임이 있다. 이에 대한 한국양봉협회의 의견을 듣고 싶다.

원래 도시양봉이란 사업의 취지는 벌꿀에 대한 신뢰도 회복이 첫 목표이다. 주 소비자층인 도심에 살고 있는 도시인들이 실질적으로 꿀벌을 기르고 자신의 손으로 직접 기른 꿀벌이 채밀한 벌꿀을 먹어봄으로써 그런 과정들을 몸소 체험하면서 벌꿀의 신뢰도를 높이고자 하는 것이 주 의견이었다. 하지만, 국내 여건상 한정된 밀원여건, 높은 봉군밀도 등으로 인해 농가간의 분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특히 봄철 꿀벌 분뇨, 벌 쏘임 등의 민원이 많이 발생됨에 따라 현재까지는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윤화현 회장은 "양봉업은 단순 축산업으로만 보면 안된다. 가시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화분매개라는 생태계 유지 보전 및 환경 유지를 위한 파수꾼 역할을 분명히 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마트에서 흔하게 그리고 쉽게 구할 수 있는 과일, 채소의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꿀벌의 공익적 가치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픽사베이]

- 귀농귀촌 희망자 중에 양봉을 꿈꾸는 이들이 많다. 이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게 있다면?

약 2~3년 전 퇴직자 위주로 귀농귀촌 유행으로 급속도로 양봉농가수가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몇몇 매스컴을 통해 억대 양봉인이 알려지며 양봉업에 종사하면 누구나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을것이란 환상을 가진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런 억대 양봉인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이 겪은 많은 어려움과 고난, 역경을 이겨낸 오랜새월에 걸친 결과물이지 하루아침에 그런 결과물이 나온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양봉업에 대한 환상을 꿈꾸기 전 거액의 돈만 쫓기 보다는 꿀벌을 사랑하고 양봉업을 즐길 수 있는 기본자세와 마인드가 근간이자 기본이 되어야 양봉업을 즐길 수 있을것이라 생각한다.

- 양봉업이 왜 중요한가? 소비자들에게 하고싶은 말은?

현재 정부와 일반소비자들은 양봉업을 단순 벌꿀 및 양봉산물만 생산하는 1차 결과물에 대한 인식만 가지고 있다. 하지만 양봉업은 단순 축산업으로만 보면 안된다. 가시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화분매개라는 생태계 유지 보전 및 환경 유지를 위한 파수꾼 역할을 분명히 하고 있다. 우리가 마트에서 흔하게 그리고 쉽게 구할 수 있는 과일, 채소의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꿀벌의 공익적 가치를 잊지 말아야 한다.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의 장기간 전쟁으로 인해 사료가격은 물론 이로 인해 축산물 가격 폭등으로 인해 구매시 많은 부담을 안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꿀벌의 폐사 또는 원인모를 실종 사건 등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현상이 장기간 이어진다면, 축산물 뿐 아니라 채소, 과일 등 가격 폭등 문제는 시간문제이며, 심화될 시 인류문명 파괴와도 연계될 수 있는 심각한 상황까지 도래될 수 있는 중요한 업이다.

- 끝으로 한국 양봉산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큰 그림 또는 비전을 듣고 싶다.

2019년 「양봉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이후 양봉농가들은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현재까지 그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단기적으로는 양봉자조금의 의무화를 통해 국내 벌꿀 신뢰도 향상을 위한 각종 홍보 및 각종 연구사업 등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벌꿀 및 양봉산물 생산성이 우수하고 질병 저항성이 좋은 꿀벌 품종 개발, 국공유림과 유휴지를 활용한 밀원수림 조성 및 확대, 기능성 꿀벌 사료개발 등 무궁무진한 과제들이 산적되어 있다. 따라서, 관련 법안 통과 이후 이에 대한 대책이 하루속히 마련되어 양봉농가들이 본업에만 집중하고 지속가능한 양봉산업이 유지될수 있기를 바란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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