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현재 쌀국수 가공용 품종으로 새고아미, 팔방미, 도담쌀, 새미연 등 8개 품종을 개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사진=픽사베이]

[한국영농신문 이병로 기자] 

삼각김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뭘까? 삼각형? 김? 쌀? 대답하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전문가들 특히 편의점 관계자들은 삼각김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쌀'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래서인지 국내 대형 편의점 CU는 전라남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새청무쌀로 지은 쌀을 사용한다. 무엇보다도 밥맛이 좋고 냉장에도 강하다는 점이 삼각김밥용 쌀로 채택된 이유.

이밖에도 쌀국수용 쌀, 파스타 면 전용쌀, 돌솥밥용 쌀도 각각 존재한다. 먼저 쌀국수. 쌀국수 시장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자 우리 농식품부는 ‘한국식 쌀국수’ 개발을 위해 싸 쌀국수 가공용 벼 품종을 개발했다. 농촌진흥청은 현재 쌀국수 가공용 품종으로 새고아미, 팔방미, 도담쌀, 새미연 등 8개 품종을 개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새고아미는 면을 만들었을 때 탄력이 좋기로 소문났다. 경남 고성거류영농조합법인에서 쌀국수 생산에 이용하고 있다. 도담쌀로는 다이어트 쌀국수 제조법도 개발했다.

파스타 면 전용쌀도 개발했다. 새미면이라는 품종이다. 농진청이 개발한 새미면은 아밀로스 함량이 26.7%로 일반벼의 20%보다 높아서 끈적이지 않는 파스타 면을 만들 수 있다. 새미면을 제분한 다음 쌀 99%+ 타피오카 전분 1%를 섞어 파스타를 만든다는 게 농진청의 설명.

영호진미라는 쌀이 있다. 바로 이 쌀이 돌솥밥용으로 가장 적합하다는 쌀이다. 농촌진흥청 선호도 조사에서 식당 사장님들에게 돌솥밥용으로 가장 좋은 점수를 받은 게 바로 영호진미. 밥맛에 대한 손님들의 반응도 아주 좋다는 게 식당 사장님들의 솔직한 평가다.

이렇듯 쌀은 우리가 몰랐던 놀랍고도 다양한 기능을 지닌 농산물이다. 당뇨인, 비만인들의 건강 개선에도 이로워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쌀도 있다. 바로 ‘가바쌀’이다. 뇌 활성화 신경전달물질인 가바 성분이 다량 들어있어서 뇌 대사를 촉진시켜 집중력 강화 및 기억력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정황근 신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이렇듯 기능도 많고 쓸모도 많은 쌀을 활용한 ‘쌀가루 산업화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7년까지 쌀가루 전용 품종인 분질미 20만톤을 공급함으로써, 연간 밀가루 수요(약 200만톤)의 10%를 대체하겠다고 발표한 것. 이를 위해 밀과 분질미의 이모작 단지를 조성하고, 전략작물 직불제를 신설하며, 공공비축제도를 활용한 수매. 공급을 이뤄내겠다는 포부도 감겼다. 이렇게 했을 때 우리나라의 밀 수입 의존도를 대폭 낮춰 2020년 기준 45.8%인 식량자급률을 2027년 52.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쌀 가공산업 시장 규모도 10조 원 대로 키울 방침이다.

정황근 장관은 최근 기자실을 직접 찾아와 “역대 정권 모두 식량안보를 기치로 내세웠지만 ,뚜렷한 정책 수단은 없었다."며 "분질미는 밀과 이모작이 가능한 쌀품종으로 식량자급률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분질미는 정 장관이 농촌진흥청장이던 시절에 개발한 가공 전용 쌀품종. ‘수원542’, ‘바로미2’ 등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도 분질미가 일반 쌀가루보다 밀가루를 대체하는데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

쌀가루 산업화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신임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무쪼록 포켓몬빵 같은 초대박 상품도 분질미, 즉 우리쌀로 만들어봤으면 싶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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