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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도시양봉, 시민안전 ‘대책’ 필요꿀벌 개체수 급감, 도시양봉 부상... 지자체 조례 등 피해 최소화 시급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꿀벌이 멸종하면 지구가 망한다는 말, 거의 사실이다. 다른 곳도 아닌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분석이 그렇다. 이유는 의외로 간단한데, 전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 가운데 70% 이상이 꿀벌의 수분( 종자식물의 수술 꽃가루가 암술에 옮겨 붙는 일종의 수정작업)으로 생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UN은 벌을 지켜야한다며 ‘벌의 날’까지 만들었다. 지난 5월 21일은 UN이 정한 바로 그 벌의 날.

이에 발맞춰 우리나라 기업들도 다양한 꿀벌 관련 행사를 열었다. 포스코건설은 어린이 꿀벌 축제를 열었다. 인천 송도센트럴파크 도시양봉장에서 꿀벌 관련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공연 등을 진행했는데 , 포스코건설 측은 향후 도시양봉사업도 확대해서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KB금융그룹도 마찬가지. 아예 ‘꿀벌 생태계 살리기’라는 목표로 회사와 고객이 참여하는 'K-Bee(꿀벌)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쉽게 말해 꿀벌 생태계를 복원할 수 있는 활동을 발굴하고, 이를 고객과 공유한다는 것이다. 도시양봉장, 밀원숲 조성 등 꿀벌 서식지 마련부터 시작한다는데,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관 옥상에 꿀벌 약 12만 마리가 서식할 수 있는 양봉장도 만들었다. 강원도 홍천에 밀원숲(꿀벌에게 먹이를 제공하는 나무로 이루어진 숲)도 조성중이다.

그런가하면 국회에서도 도시양봉은 진행 중이다. 올해로 벌써 3년째다. '국회 양봉환경 프로젝트'의 일환인데, 국회도서관 옥상에 20개의 벌통을 설치해 약 100만 마리의 꿀벌을 기르고 있다. 국민의 힘 주호영 의원이 인근 영등포의 안상규꿀벌연구소에 제의해 이루어진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다. 올해에만 약 800kg의 벌꿀을 수확했다.

국회에서도 도시양봉은 진행 중이다. 올해로 벌써 3년째다. '국회 양봉환경 프로젝트'의 일환인데, 국회도서관 옥상에 20개의 벌통을 설치해 약 100만 마리의 꿀벌을 기르고 있다. [사진=국회사무처]

◇ 기업도 국회도 너도나도 도시양봉 붐... 이유는 뭘까?

위에 언급한 세 곳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도시양봉. 그런데 왜 이리 기업과 국회까지 나서서 도시양봉에 열심인 걸까? 이유는 잘 알다시피 꿀벌이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지난겨울에 폐사한 꿀벌이 무려 78억 마리. 꿀벌이 집단적으로 사라지고 폐사하는 이유를 어느 누구도 단정할 순 없지만, 이상 기후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장 설득력 있다. 기후 변화 때문에 꿀벌의 면역력이 떨어짐으로써 꿀벌이 집단 폐사하고 있다는 것. 쉽게 말해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기업과 국회가 너도나도 앞장서고 있는 도시양봉은 과연 맘놓고 권장할만한 일일까? 도시에서 꿀벌을 키우는 게 과연 부작용은 없는 좋기만 한 일인가를 따져보자는 뜻이다. 일단 꿀벌 전문가들은 꿀벌들이 한정된 나무나 꽃에서 1~2킬로미터 반경 안에서 먹이활동을 하므로 큰 부작용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벌 개체수가 많아지면 벌들이 무리지어 나가서 ‘분봉(分蜂)’을 하므로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실제로 최근 서울에서는 편의점 앞 테이블에 꿀벌 수백 마리가 몰려들어 소방관들이 출동하는 일도 벌어졌다. 한 초등학교 앞에서는 길 가던 주부와 회사원이 인근 주택 옥상에서 키우는 꿀벌에 쏘여 응급실에 실려 가는 상황도 발생했다. 그리 많지는 않지만 도심에서 종종 꿀벌에 쏘였다는 신고가 접수된다는 게 119구급상황실의 설명.

종합해보면, 그리 큰 피해는 없지만 도시에서 꿀벌을 키우는 일은 어느 정도의 위험이 있는 일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더구나 30봉군 이하 소규모 양봉인 경우엔 양봉 농가로 등록이나 신고를 하지 않아도 벌을 키우는데 어떤 제약도 없는 실정. 그래서 우리나라 대도시든 중소도시든 어디서 얼마나 양봉을 하는지는 사실상 통계를 잡기가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렇다면 외국은 어떨까? 도시양봉으로 유명한 나라들은 분명 존재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자료를 인용해보면 그런 나라는 바로 영국, 일본, 미국, 덴마크, 캐나다, 이탈리아, 프랑스 등이다. 같은 도시양봉이라고 해도 나라 별로 특성이 있는데, 영국은 커뮤니티, 일본은 도시농업, 덴마크는 일자리 창출, 캐나다는 기업 캠페인,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예술문화적 차원에서 도시양봉을 권장하고 있다.

도시양봉조례를 살펴보면, 이들 국가들이 안전에 각별한 관심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뉴욕의 경우 벌집의 숫자와 설치 위치 등을 규정하고 있으며, 벌통 주변에 6피트의 펜스를 설치해야 하며 여의치 않을 시에는 넝쿨식물을 심어 이웃들이 직접 벌통을 볼 수 없게 하고 있다. 또한 보행자나 이웃들에게 벌통의 존재를 알리는 표지판을 설치할 것을 권고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벌을 키우고 싶을 때는 뉴욕주와 뉴욕시에 통보해야 한다. 미시건주와 콜로라도에서는 벌통의 위치를 세세하게 규정한다. 인근 주택에서 12~45미터 떨어져 있는 경우에 벌통 2개를 설치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캐나다의 경우는 도시에서의 상업양봉은 불허하고 취미양봉만을 허가하고 있다. 벌통의 숫자도 4개로 제한된다.

뉴욕의 경우 벌집의 숫자와 설치 위치 등을 규정하고 있으며, 벌통 주변에 6피트의 펜스를 설치해야 하며 여의치 않을 시에는 넝쿨식물을 심어 이웃들이 직접 벌통을 볼 수 없게 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 ‘환경 변화-꿀벌 감소-도시양봉’ 이란 공식에 가려진 ‘시민 안전’

이렇듯 도시양봉 조례조차 없어 누구라도 양봉을 할 수 있어서 발생하는 국내에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자는 움직임도 생겨났다. 바로 양봉산업 육성 조례안인데, 광주광역시에서 발의됐다. 지난해 2월 김나윤 광주광역시의회 의원(민주, 북구6)이 대표 발의한 ‘광주광역시 양봉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안’이 해당상임위인 산업건설위원회 통과 후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조례의 주요 내용은 광주시장의 책무로 양봉산업의 체계적인 육성 및 지원을 위하여 ▲광주시 양봉산업 육성 및 지원 계획을 매년 수립, ▲시행하도록 하는 것, 밀원식물의 지속적인 확대를 위해 밀원식물을 보호하고 육성ㆍ보급하는 것, ▲양봉농가의 경영안정에 필요한 사업에 필요한 지원을 하는 것, ▲양봉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경상북도 역시 양봉산업 육성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최근 발생한 꿀벌실종 피해를 입은 농가에 총 사업비 110억 원을 긴급 투입해 적극적인 꿀벌실종 피해 지원책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또한 '경북 양봉산업 육성 종합계획'도 수립해 추진할 계획인데, 이는 지난 2020년 9월 양봉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의 후속 조치. 이철우 경북 도지사는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양봉산업 육성 종합계획도 수립해 경북이 전국 양봉산업의 선도 지역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행정적 역할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강원도 역시 양봉산업 육성 조례 입법예고를 통해 양봉산업 육성을 위한 세부사항을 규정하고 나섰다. 도시사가 양봉산업의 발전을 위하여 양봉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계획(이하 “지원계획”이라 한다)을 5년마다 수립ㆍ시행하여야 하며 아래와 같은 지원계획에 다음 각 호의 사항을 포함시켜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양봉 관련 시설 및 기자재의 설치ㆍ관리에 관한 사항, ▲밀원식물의 조성ㆍ관리 및 꿀벌 서식환경 보호에 관한 사항, ▲양봉 전문인력 양성에 관한 사항, ▲양봉농가의 경영안정에 필요한 사항 등이다. 앞서 도시에서 문제가 됐던 벌에 쏘이는 등의 주민 피해는 1항의 양봉관련 시설 및 기자재의 설치 관리에 관한 사항에서 세부적으로 안전을 고려해 규정해나갈 계획이다.

도시양봉 조례조차 없어 누구라도 양봉을 할 수 있어서 발생하는 국내에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자는 움직임도 생겨났다. 바로 양봉산업 육성 조례안인데, 광주광역시에서 발의됐다. 지난해 2월 김나윤 광주광역시의회 의원(민주, 북구6)이 대표 발의한 ‘광주광역시 양봉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안’이 해당상임위인 산업건설위원회 통과 후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사진=픽사베이]

◇ 광주광역시, 양봉산업 육성 조례 가결... 경북, 강원 등 양봉 육성책 잇따라

앞서 언급했듯이 혹시라도 있을 수 있는 꿀벌로 인한 주민피해를 잘 관리한다면 도시양봉은 지자체별 또는 전 국가적으로 권장할 프로젝트일 수 있다. 그래서 ‘도시양봉가’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는데, 전국의 각 도시에서는 도시양봉 권장, 도시양봉가 육성을 위한 행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먼저 수원특례시는 도시에서 벌과 인간의 공존을 위한 ‘Bee Happy(비 해피) 도시양봉가 되기’ 과정을 운영중이다. 양봉 이론부터 실습까지 전 과정을 배울 수 있다. 수업은 도시양봉의 이해, 꿀벌의 이해, 벌통의 구조, 벌통 관리법, 벌의 식물수분과 관리, 채밀의 이해 , 분봉의 이해, 양봉 도구의 이해, 말벌의 이해와 방제법, 꿀벌의 질병과 예방 등으로 구성된다

부천시 산울림청소년센터는 환경부 우수 환경교육 지정프로그램으로 지정받은 도시 양봉 프로그램 ‘산울림 꼬마 양봉가’를 진행한다. 부천 지역 내 청소년들에게 꿀벌의 중요성을 알리고 생태적 소양을 높이기 위함이다.

서울시도 빠질 수 없다. 사실 서울시는 도시양봉의 원조. 시청 옥상에서 5개의 벌통으로 시작한 도시양봉은 8년이 지난 2020년에는 무려 324통으로 늘어났다. 도시양봉에 관심 있는 서울시민은 누구라도 매년 3~4월에 서울시농업기술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서울시농업기술센터는서울에서는 유일하게 농촌진흥청에서 지정한 양봉산업 전문인력 양성기관이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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