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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공약 ‘마을주치의 제도’ 반드시 실현돼야노인도, 청년도 병원가기 힘들어 고통... 살기좋은 농촌만들기, 의료서비스부터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같은 병에 걸렸더라도 도시와 농촌 두 곳 중 어디에 거주하느냐에 따라 생존 확률은 크게 달라진다. 엄연한 사실이다. 이를 증명하는 정부 자료도 있다. 2018년 보건복지부 자료(국민보건의료실태조사)에 따르면, 치료할 수 있었는데 살리지 못한 환자수가 경북 영양군이 서울 강남구의 3.6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려 3.64배라는 격차가 놀라울 따름이다.

의료서비스의 질과 효율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회피가능 사망률(Avoidable Mortality)은 효과적인 보건정책 및 의료서비스를 통해 예방하거나 피할 수 있는 사망을 말하는 데 ‘치료가능 사망’과 ‘예방가능 사망’으로 구분된다. 앞서 언급한 서울 강남과 경북 영양군 사례는 ‘치료가능 사망’에 해당된다.

2015년 기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인구 10만 명 당 치료 가능 사망자수가 가장 높은 곳은 58.5명을 기록한 충북이었다. 이는 가장 낮은 서울(44.6명)보다 31% 높은 수치. 시·군·구별로는 경북 영양군이 107.8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전국 최저치는 서울 강남구로 29.6명.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중증외상 등 3대 중증응급환자가 발병 후 응급의료센터까지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차이가 컸다. 전국 평균은 240분(4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질환 사망률(인구 10만명당)은 경남(45.3명)이 서울(28.3명)보다 1.6배 높게 나타나는 등 필수중증의료 분야에서도 지역격차는 두드러졌다.

산모가 분만의료기관에 도달하는 시간은 전남(42.4시간)이 서울(3.1시간)에 비해 13배 높았다.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7개 중 3개는 서울에 집중됐다. 그래서 신생아 사망률(신생아 1천명 당 사망률)은 대구가 4.4명으로 서울(1.1명)보다 4배나 높게 나타났다. 또한 간과해선 안 될 점이 나타났는데, 병·의원에 가고 싶을 때 가지 못한 ‘미충족 의료이용률’은 장애인이 17.2%로 전체 평균(8.8%)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장애인의 의료이용률을 높이는 게 시급한 상황이란 뜻이다.

2018년 보건복지부 자료(국민보건의료실태조사)에 따르면, 치료할 수 있었는데 살리지 못한 환자수가 경북 영양군이 서울 강남구의 3.6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 치료가능 사망자, 경북 영양군이 서울 강남구 보다 3.64배 높은 암울한 의료현실

그런가하면 농촌의 노인 1인 가구가 병원을 찾아가려면 평균 33.3분 동안 혼자 대중교통(59.5%)을 이용해야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농촌진흥청의 ‘2021 농어업인 등에 대한 복지실태조사’ 결과인데, 특히 농어촌지역 노인 1인 가구에 대한 ‘의료보건 서비스’ 확대가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농촌의 노인 1인가구는 치료비 부담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농촌의 청년가구는 적합한 의료기관 찾기가 어렵다(26.0%)는 응답이 의료보건 항목 중 1위로 나타났다. 즉 쉽게 말해 농촌 노인들은 혼자 마을버스 타고 3~40분 넘게 걸려 읍내병원을 찾아가니까 힘들고, 젊은층들은 소아과 등 자녀들을 데리고 갈 적당한 병원이 없어서 힘들다는 고충이 설문조사 결과에 묻어나온다는 뜻이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노인 1인 가구는 내과, 정형외과에 대한 요구가 높았는데, 이는 농부병이라는 말과도 큰 관련이 있다. 농부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질환인 ‘농부병’ 중에서 가장 비중이 큰 게 허리, 무릎 질환, 즉 정형외과 질환이라는 통계가 있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농촌인구의 근골격계 질환이 80.9%로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사일 대부분이 허리를 굽히거나 무릎을 접고 하는 일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고령화 농촌이라는 우리 농촌 특성상 농민들의 정형외과질환 실태는 심각하다.

문제는 더 있다. 농어촌에 ‘가정방문 물리치료’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점이다. 정형외과 질환이 심각한 농어촌 고령자들이 혼자 3~40분 동안 마을버스를 타고 읍내 병원을 찾아가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 해법은 없을까? 있긴 있다. 물리치료사나 운동치료사가 농가를 방문해 정형외과 질환을 앓는 노인들의 상태를 돌봐줄 수 있다. 이른바 방문 물리치료사를 말함이다. 물론 의사의 진료나 처방을 기본으로 한다.

하지만 이는 법적으로 아직은 불가능하다. 의사협회가 물리치료사의 위와 같은 행위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대한민국 농촌 현실에서 가장 필요한 진료분야가 정형외과 분야임에도 방문 물리치료사는 현행법 시스템에서는 활동에 브레이크가 걸려있다. 법제화가 필요한 이유다.

물리치료사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거의 20년 가까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19대 국회 김명연 의원(자유한국당), 20대 윤소하 의원(정의당) 등이 물리치료사 법안을 내기도 했다. 법안은 물리치료사들에 대해 그 특성에 맞게 업무 범위, 자격, 면허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하자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는 의사협회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은 지난해 7월 ‘지방소멸위기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안에 마을주치의제도를 포함시켜 대표 발의했다. 여기에는 ‘농‧어촌 등 인구감소로 존립이 위태로운 지역의 지원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 종합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 주요 내용으로 담겼다. [사진=픽사베이]

◇ 노인 혼자 버스 타고 읍내병원 가는 현실... 정형외과 질환일 땐 그나마 불가능

차기 윤석열 정부의 제1 농업공약은 직불금 확대다. 현재 농업인에 지불하고 있는 농업직불금을 2배로 늘려 약 5조원 규모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각종 선택형 직불금을 도입할 방침. 농지이양은퇴 직불금, 청년농 직불금, 식량안보 직불금, 탄소중립 직불금, 조건불리지역 직불금 등 다양한 직불금 프로그램을 신설할 계획이다. 청년농 육성책도 빼놓을 순 없다. 청년농 3만명 육성이란 큰 목표를 내걸었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는 ‘살기좋은 농촌 만들기 계획’이라는 항목에 마을주치의제도 도입, 이동형 방문진료 확대 등 의료서비스 강화를 우선 추진하기로 공약한 바 있다.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과 등 필수 의료분야 의사 확충을 지원한다고도 했는데 정작 늘려야할 정형외과는 빠져있다. 어차피 정형외과 숫자도 늘려나갈 수밖에 없을 테니 일단은 좋다.

가장 중요한 건 바로 ‘마을주치의제도’의 시급한 시행이다. 말 그대로 마을주치의제도는 의료기관이 없거나 접근성이 떨어지는 농촌마을에 전문 의료인이 찾아가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충남 청양의 보건의료원이 운영하는 우리마을주치의제, 경북 안동의료원 의료진의 찾아가는 산부인과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사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 이전에도 마을주치의제도 도입에 대한 논의 및 법제화 노력은 국회에서도 추진되고 있었다.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은 지난해 7월 ‘지방소멸위기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안에 마을주치의제도를 포함시켜 대표 발의했다. 여기에는 ‘농‧어촌 등 인구감소로 존립이 위태로운 지역의 지원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 종합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 주요 내용으로 담겼다.

특히 인구감소를 겪고 있는 지역 지원을 위해 ‘마을주치의제도’ 도입을 명시했다. ‘▲주민 건강 증진을 위해 필요한 경우 해당 지역 내 의료인은 의료기관을 개설하지 않고 의료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가정방문을 통한 의료행위를 제공하는 마을주치의제도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의원은 “농‧어촌을 기반으로 한 지방도시는 저출산‧고령화 심화로 지역소멸위기에 직면했다. 그동안 국가적 차원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이 시행돼 왔지만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어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개선방안이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특별법 제정을 통해 주거, 교통, 의료 등의 종합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법안 취지를 설명했다.

법안 발의는 또 있었다. 지난해 9월 인구감소지역의 의료사각지대 해소 및 청년층의 창업 지원을 골자로 한 법안이 발의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수흥 국회의원은 최근 인구감소지역의 마을주치의 사업비용과 청년사업자 창업비용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할 수 있도록 ‘국가균형발전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2건을 대표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인구감소지역 주민을 위해 마을 주치의 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시대가 변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오는 7월부터 청년농의 임대농지 확보가 보다 쉬워질 전망이다. 아무쪼록 청년농 3만명 시대와 마을주치의제도, 방문물리치료사제도 등이 하루 빨리 농촌에서 실현되길 기대한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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