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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류농약 걱정 않고 채소 먹는 시대 오나?정부는 PLS 시행, 제도 정착 노력... 제조기업은 안전한 작물보호제 개발

[한국영농신문 이병로 기자] 

온 생명이 약동하는 봄에 이런 뉴스를 접하면 가슴이 철렁한다. 다른 것도 아닌 우리가 끼니마다 챙겨먹는 봄나물 잔류농약 검사 결과. 실제로 지난해 봄, 각종 봄나물에서 잔류 허용치를 초과한 농약이 검출돼 문제가 됐다. 그래서 올봄에도 잔류농약 검사를 했다. 소관부처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검사 목적은 ‘선제적 안전관리’, 검사 장소는 농산물 도매시장, 대형마트, 로컬푸드 직매장 등이다. 대상은 시중에서 유통·판매되는 봄나물로 참나물, 취나물, 방풍나물, 곤드레·냉이, 미나리, 달래, 두릅, 고사리 등이다. 식약처는 최근 3년간 부적합 이력이 있는 품목부터 우선 수거해 검사를 벌였다. 식약처는 검사결과를 ‘식품안전나라’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인데, 4월 5일 현재 검사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참고로 지난 2019년 식약처의 봄나물 잔류농약 검사결과를 보면, 당시 유통되던 봄나물 334건 및 도로변과 들판의 야생봄나물 122건을 검사한 결과, 미나리, 돌나물, 냉이, 방풍, 취나물 등 총 7건이 잔류농약 초과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가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한 수입판매업체의 '월계수잎'에서 잔류농약 '아세타미프리드'가 기준치를 초과해, 이를 판매 중단 조치하고 회수한다고 밝혔다. 월계수잎은 다양한 요리에 향을 더해주는 농산물로 분류되며, 아세타미프리드는 과일, 채소 등 여러 농산물의 진딧물 방제 살충제 성분이다.

◇ 봄나물에도 잔류농약 성분 검출... 냉이, 돌나물, 취나물도 예외 아냐

그렇다면 안전하게 봄나물이나 채소,과일을 먹을 순 없을까? 물론 있다. 잔류농약이라는 게 사실 물 세척만으로도 상당 부분 제거되기 때문이다. 식약처에서 농약세척율을 실험해 봤더니, 물로만 잘 씻어 먹어도 농약성분은 약 76~90%까지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흐르는 물에 세척, ▲물을 바꿔서 깨끗한 물로 다시 세척, ▲식초나 베이킹 소다로 세척 등등이 우리가 아는 채소나 과일의 안전한 세척법이다.

그런데 농산물 특성상 취나물이나 방풍나물처럼 넓은 잎을 주로 섭취하는 나물은 세척법이 좀 다르다. 한 잎씩 떼어 씻으면 좋겠지만 그러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취나물 등은 소금 1숟가락을 물에 섞어서 5~10분 담가놓았다가 깨끗한 물에 2~3회 씻어내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이 권장사항. 냉이의 잔뿌리는 또 어떤가? 사실 냉이는 칫솔 같은 솔로 문질러 씻기도 퍽이나 번거롭다. 이럴 땐 베이킹소다 1숟가락을 희석한 물에 냉이를 씻으면 간편하다는 게 역시 전문가들이 일러주는 팁이다.

미국 환경단체 EWG(Environmental Working Group)은 미국의 비영리 환경운동 단체로, 매년 잔류 살충제가 가장 많거나 적은 과채류를 조사해 발표한다. 이 단체 자료를 보면, 지난 2021년 잔류 살충제가 가장 높은 과채류인 ‘더티 더즌’(Dirty Dozen)은 1위가 딸기, 2위가 시금치, 3위가 케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천도복숭아, 사과, 포도, 체리, 복숭아, 배, 피망·고추, 셀러리, 토마토 등이 뒤를 이었다. 이런 과일은 특히 잘 세척해서 먹어야 한다는 뜻이다.

잔류농약이 많은 ‘더티 더즌’의 반대쪽에 역시나 농약 잔류량이 가장 적은 ‘클린 15’(Clean 15) 리스트도 있다. EWG가 공개한 지난해 클린 15리스트 1위는 아보카도 , 2위는 옥수수, 3위는 파인애플, 4위는 양파 그리고 5위부터는 파파야, 냉동 스위트피, 가지, 아스파라거스, 브로콜리, 양배추, 키위,  콜리플라워, 버섯, 캔털루프 멜론, 허니듀 멜론 등이 뒤를 잇고 있다.

EWG는 이러한 순위 발표에 대해 소비자들의 알 권리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한 반론도 물론 존재한다. 살충제 함유량 하나만으로 식품의 안전도를 확정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어쨌거나 이를 참고로 ‘슬기로운 채소, 과일 섭식 생활’ 시리즈를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어떤 과일이나 채소는 가능하다면 유기농으로 사서 먹고, 또 어떤 채소는 굳이 유기농이 아니어도 된다는 식의 참고자료로서 EWG의 더티 더즌 리스트와 클린 15리스트는 매우 유용한 기준이 될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선 ‘농약허용기준 강화제도(PLS)’라는 강력한 농약 잔류 허용기준을 적용중이다. 더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제도인데, 이는 쉽게 말해 잔류허용기준이 정해진 작물보호제 외에는 타 농약 사용을 금지하는 제도. 참고로 우리나라 PLS에서 정한 0.01ppm(불검출 수준)은 국제대회 규모 수영장에 물을 가득 채우고, 작물보호제를 한 숟가락 반 정도 넣었을 때의 농도란다. 관계기관에서 굳이 이런 예를 들어가며 설명하는 이유는 아마도 잔류농약이란 걸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 같다.

미국 환경단체 EWG(Environmental Working Group)은 미국의 비영리 환경운동 단체로, 매년 잔류 살충제가 가장 많거나 적은 과채류를 조사해 발표한다. 이 단체 자료를 보면, 지난 2021년 잔류 살충제가 가장 높은 과채류인 ‘더티 더즌’(Dirty Dozen)은 1위가 딸기, 2위가 시금치, 3위가 케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 “잘 세척해도 완전히 사라지진 않는다... 하지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앞서 잔류농약이란 표현을 계속 사용하다가 바로 윗문단에서 작물보호제라는 단어를 쓴 이유가 있다. 이젠 농약이 아니라 작물보호제로 부르자는 분위기가 서서히 퍼져가고 있기 때문. 물론 아직도 일반인들이나 농민들은 농약이란 말을 훨씬 많이 쓴다. 다만 거부감과 혐오감이 드는 농약이란 표현보다는 좀 순화된 단어 ‘작물보호제’라고 불러보자는 거다.

작물보호제의 법적 정의는 「농약관리법」 제2조 1항에 규정되어 있다. 농약이라 함은 농작물을 해치는 균, 곤충, 응애, 선충, 바이러스, 잡초, 기타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동ㆍ식물〔동물: 달팽이, 조류 또는 야생동물, 식물: 이끼류 또는 잡목〕의 방제에 사용되는 살균제, 살충제, 제초제, 기타 농림부령이 정하는 약제〔기피제, 유인제, 전착제〕와 농작물의 생리기능을 증진하거나 억제하는 데에 사용되는 약제를 말한다. ‘천연식물보호제’란 진균, 세균, 바이러스 또는 원생동물 등 살아있는 미생물을 유효성분으로 하여 제조한 농약 및 자연계에서 생성된 유기화합물 또는 무기화합물을 유효성분으로 하여 제조한 농약을 말한다. 사용목적에 따른 분류로는 살균제, 살충제, 살균·살충제, 제초제, 생장조정제, 유인제, 기피제, 전착제 등이 있다.

그렇다면 국내 작물보호제 기업들의 최근 성과나 신제품 출시는 어떤 상황일까? 최근 상황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 팜한농 = 최근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이 실시한 ‘2021년 농식품 연구개발사업 기술 상용화 실태조사’에서 ‘농업현장체감 부문 원장상’을 수상했다. 우수한 성과를 이뤄냈기에 주는 상이다. 팜한농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포스트게놈 다부처 유전체 사업’의 ‘미생물 유전체 정보 활용 경제작물 미생물농약 개발 과제’에 참여해 살충 활성 미생물 균주를 개발한 바 있다. 이 균주로 국내 최초로 총채벌레 번데기 관리용 토양처리형 자재인 ‘총채싹’을 출시한 게 높이 평가받았다. 이후엔 기능을 더 보강한 ‘총채싹플러스’도 출시했다. 토양에 뿌려서 총채벌레 번데기를 방제하는 제품은 팜한농 ‘총채싹’이 처음이라는 게 팜한농 측의 설명. 팜한농 관계자는 탁월한 약효와 우수한 사용 편의성을 갖춘 작물보호제 개발을 통해 농촌과 농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제품을 개발해나가겠다고 강조한다.

■ 경농 = 토마토와 고추 역병, 배추 뿌리혹병 방제에 효과적인 원예 종합 살균제 ‘미리카트’ 액상수화제를 권하고 있다. 미리카트 액상수화제는 모판침지 처리와 경엽처리 등 처리방법이 다양해 시기에 상관없이 적용할 수 있고, 더구나 내성균에 우수한 효과를 발휘하는 강점을 지닌다. 약효도 좋고 지속성도 좋을 뿐 아니라 비가 내릴 때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게 경농 측의 설명. 경농 제품개발팀 관계자는 경농은 방제가 어려운 병해충 예방 작물보호제 개발에 특히 힘쓰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 신젠타 = 신젠타가 개발한 그로모어는 이미 입소문이 자자하다. 벼 종합방제를 위한 육묘상 관주처리 프로그램인데, 전남농업기술원과 신젠타코리아가 공동개발한 신기술 농법이다. 모판에서 처리함으로써 병해충 방제 횟수를 줄이고 수확량도 늘어나고 벼의 품질까지 좋아지는 1석 3조의 효과를 지닌 제품이라고 신젠타 관계자는 힘주어 말한다. 신젠타코리아가 최근 공개한 대학 연구기관 시험결과를 보면, 그로모어는 고품질 쌀 생산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효자 상품이라고. 더구나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를 준수하는 방법으로 그로모어 활용이 떠오르고 있다는 것도 신젠타의 자랑거리다.

■ SG한국삼공 = 작물보호제 전문기업인 SG한국삼공(주)는 올해 종자소독약 신제품 '키다리엔' 액상수화제를 소개했다. '키다리엔' 액상수화제는 출수기 키다리병 감염을 막아준다. 벼 종자소독으로 희석배수 1천 배(물 20L 당 20ml)로 희석해서 48시간 침지처리를 하면 된다. 물 100L에 '키다리엔' 액상수화제 100ml을 희석한 물에 볍씨 50kg을 소독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는 국립종자원에서 소독을 하지 않은 종자만 보급하므로, 고성능의 종자소독약의 수요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종자소독 제품이 시장에서 환영받을 것이라는 게 한국삼공측의 설명이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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