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작물보호제는 농약의 다른 말이다. 농약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소비자들은 농산물을 먹기가 불안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벌레들을 죽일 정도의 독성을 가지고 있으니 사람에게도 해로울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사실은 좀 다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 결과를 보면 시중에 유통되는 농산물의 99%에서는 작물보호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 남아 있는 미량의 성분도 수도물에 잠시 담가 두었다가 흐르는 물에 씻으면 대부분 없어진다. 작물보호제는 우수 농산물의 안정적 생산에 반드시 필요한 농자재다. 최근 제조사들은 저약량으로 고효율을 올릴 수 있고 탄소배출량도 줄일 수 있는 신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한국작물보호협회 윤재동 회장에게 농업인들과 함께 안전하고 품질 좋은 먹거리를 만들기에 동참하고 있는 협회와 회원사들의 노력에 대해 들어봤다.

한국작물보호협회 윤재동 회장

- 1973년 설립된 한국작물보호협회는 회원사가 42개사에 이르는 것으로 안다. 한국작물보호협회가 하는 일을 쉽게 설명한다면?

한국작물보호협회는 국내 유일의 작물보호제(농약) 생산자 단체로서 49년간 우리나라 농약 산업계의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 및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국민 소득수준 향상으로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우리 협회는 관련 정부정책 수립의 가교 역할 및 농업인의 올바른 농약 사용을 위한 안전사용교육과 작물보호제지침서를 제작하여 사용자, 지도기관 및 관계기관에 배포하고 있다. 아울러 농약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도심지 소비자의 인식전환을 위해 소비자 교육 및 작물보호제 이미지 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브루코’ 캐릭터를 제작, 유튜브와 SNS 등에 홍보해 농약의 올바른 정보제공 및 우리 농산물 소비촉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산업계를 대표하여 각종 안전사용 홍보물 발간을 통해 작물보호제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제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 2020년 우리나라 곡물자급률 20.2%로, 농촌 고령화, 기초 지자체 소멸위기, 농촌인구 감소 등이 우리 농업과 농촌의 위기 요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작물보호협회의 활동 현황이 궁금하다.

작물보호제는 국민에게 안전하고 우수한 농산물 생산공급 및 국가적 안정적 식량확보에 필수 농자재다. 이에 산업계는 우리 농업인의 생산성 향상과 소득증대에 기여하고자 저약량 고효율 및 탄소저감을 위한 약제 개발에 매진하고 있으며 농촌고령화 대비 노동절감형 약제, 보급에도 앞장서고 있다.

-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 라는 말이 있는데, 작물보호협회는 약사와 의사 역할 모두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작물보호협회의 어떤 일들을 약사의 업무, 의사의 업무에 비유할 수 있을까?

우리 협회에서 작물보호제 관련 병해충을 진단하거나 약제를 처방하지는 않는다. 다만, 농약의 올바른 사용을 위해 농업인에게는 등록된 적용작물 및 병해충에 맞는 약제의 선택과 안전사용기준을 지켜 사용하도록 홍보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에게는 농약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해 최신 정보 전달 및 안전한 우리농산물 소비촉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병해충과 잡초의 종류는 5850종으로 이 가운데 방제를 소홀히 하면 수확물의 품질 및 수량에 크게 영향을 미칠 병해충 및 잡초의 종류도 100여 종이 된다고 알고 있다. 가장 역점을 두고 방제하는 병충해를 5가지만 꼽는다면?

2021년 현재 국내에 등록된 농약품목수는 2115품목으로 살균제가 700품목, 살충제는 632품목, 제초제는 610품목, 기타 173품목이 등록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재배작물도 다양하고 발생하는 병해충, 잡초의 종류도 많아서 주요 방제대상만 해도 328종이 넘는다. 최근의 주요 병해충으로는 과수 화상병, 고추 탄저병, 과수에 응애류, 밭작물의 열대거세미나방, 진딧물류, 미국선녀벌레, 산림에 소나무재선충 등이 있다

-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기타 약제에는 기피제와 유인제, 전착제 등도 있다. 이 중 전착제는 표면이 매끄러운 채소나 과일에 약물을 잘 달라붙게 해서 병충해 방제 효과를 높이게 된다. 하지만 최종 소비자 입장에서 미량으로 남아있는 과일이나 채소의 잔류농약을 다 씻어내는 방법은 있는지 궁금하다. 물이든 식초든 아니면 세제든 가장 효과적인 채소ㆍ과일 세척법이 있다면 추천해달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잔류농약에 대한 인지도를 조사한 결과 성인남녀 87.6%에 해당되는 많은 소비자들이 농약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런 불안감과 다르게 농산물의 99%에서는 농약이 검출되지 않았다. 또한 국내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농산물과 과일류는 물로 깨끗이 씻으면 잔류농약이 모두 제거된다고 밝혔다. 약효증진을 위해 보조제로 전착제를 사용하지만 잔류농약 제거를 위해 특별히 식초나, 세제 등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극미량으로 남아 있는 잔류농약도 수돗물에 1분~5분간 담가 두었다가 흐르는 물에 씻으면 대부분 제거되어 우리 생활에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수돗물로 세척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 한국작물보호협회 회장으로서 농민들,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달라.

최근 우리 농업은 기후와 환경변화로 인한 돌발병해충의 증가, 작부체계 다양화와 코로나 19 등 큰 어려움을 겪어 왔다. 본격적으로 영농철이 시작되었다. 여전히 올 한해도 대내외적 상황이 녹록치 않겠지만 풍년농사를 기원한다. 농업인은 반드시 재배작물에 등록된 농약을 선택, 안전사용기준을 준수하여 생산에 힘써주시길 바란다. 소비자에게는 국가차원에서 농약사용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어 매우 안전한 농산물이 공급됨을 알려드리고 싶다. 영양가 높은 우리 농산물 안심하고 소비하시기 바란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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