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농신문 정재길 기자] 

농산물 수출은 국내 가격 안정과 농가 소득 보전 차원에서 중요한 일이다. 농협도 수출 확대를 위한 지원 방안을 내놓으며 분주히 뛰고 있다. 전국 농협 중 수출 1위는 경남 농협이다. 지난해 1억 2천만 불 어치 농산물을 해외에 내다 팔면서 전체 농협 수출 물량의 43%를 담당했다. 24년간 부동의 전국 1위다. 올해도 파프리카와 딸기 위주로 수출 전략을 짜고 있는데 물류비 상승과 코로나로 인한 현지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경남수출농협협의회를 중심으로 공동물류체계 도입 등 공동 대응에 분주하다. 우리 농업의 현실은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일손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더해 CPTTP 등 추가적인 농산물 시장 개방의 위협에 농업인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간다. 취임 100일을 맞은 김주양 농협 경남지역 본부장에게 농업ㆍ농촌의 위기를 해결할 길을 물었다. 아래는 일문일답.  

농협 경남지역본부 김주양 본부장

- 경남농협 본부장에 취임한지 100일이 되어 간다. 올해 농협경남지역본부의 역점사업에 대해 알고 싶다. 3가지 정도만 추려서 설명한다면?

1월 1일 취임한 이후 100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낸 것 같다. 취임 후 도내 지역 농·축협과 농촌 현장을 직접 찾아 농업인의 고충을 들으며 지속가능한 경남 농업·농촌을 만들기 위한 문제점들을 찾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리고 이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경남농협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가를 직원들과 함께 고민하며 방향을 계속 찾아가고 있다.

역점사업으로는 우선 판매 걱정 없이 농사만 지어도 잘 살 수 있는 판매농협을 만드는 것을 꼽고 싶다. 이를 위해 APC 산지조직화를 통한 지역농축협의 역할을 강화하고, RPC통합, 축산물 브랜드 통합마케팅을 통해 경제사업을 활성화 하겠으며, 수출전문조직 육성 및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24년 연속 전국 1위의 위상을 이어 가겠다.

둘째는 지역사회와 동반 성장하는 경남농협 구현이다. 지역 밀착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농협으로서 농업인, 지역 소외계층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추진하겠으며, 어려운 농업·농촌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고향사랑기부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

셋째는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 농업인 고령화 등에 따른 영농작업반 및 농촌인력중개, 농촌일손돕기 등 농촌일손부족 해소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다. 조금이라도 손쉽게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스마트팜이나 스마트농기계 같은 농작업의 스마트화 확산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 그리고 영농지원을 위한 지역농축협의 다양한 사업 역시 적극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

- 경남은 신선농산물 수출로 유명하다. 24년 연속 수출 1위를 달성한 경남농협 만의 비결이 뭔지 궁금하다. 더불어 경남 신선농산물 수출액의 약 31%를 차지하는 딸기 수출 현황도 알고싶다.

경남농협은 지난해 코로나19 속에서도 1억 2700만 불을 수출하여 전국농협 수출의 43%를 차지하고 있으며, 24년째 신선농산물 수출 전국 1위를 달성하여 농가소득증대는 물론 국내 농산물 가격지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도 파프리카와 딸기를 주품목으로 25년 연속 1위에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항공으로 운송되는 신선농산물은 항공편 급감과 항공운임료 급등에 따른 물류의 어려움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수입국의 경기침체로 인해 수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지역 산지농협 조합장과 품목별 수출통합조직이 힘을 모아 국회의원과 지자체 대상 적극적인 농정활동을 전개하여 딸기 항공수출물류비 추가지원책을 이끌어 낸 바 있다. 이는 현안이 있을 때마다 각 수출농협으로 결성되어 있는 경남수출농협협의회가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수출농협협의회는 경남 관내 수출을 하고 있거나 수출을 희망하는 농협이 회원이 되어 정보나 노하우를 공유하는 단체다. 1999년 4월에 결성되어 2021년말 기준 경남 관내 총 64개 농협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수출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유관기관과의 정기적인 수출활성화 토론회를 통해 현장 의견 수렴과 해결에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각 농협별 수출활동비 지원과 품목별 수출통합조직과의 업무협의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수출동향을 점검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러한 경남수출농협협의회 운영활성화가 24연속 1위를 달성하는 경남농협만의 비결이 아닌가 한다.

한편 딸기는 경남 신선농산물 수출액의 약 31%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겨울 과일 인기 1위인 딸기의 경우 한류 열풍 등에 힘입어 동남아시아로 수출되고 있다. 현재 수출시즌인 딸기는 생육초기 작황부진과 코로나19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수입국의 경기침체로 2022년 2월말 현재 13% 역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대 수출국인 싱가포르의 경우 수출물량이 81.3%나 급감한 심각한 상황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경남수출농협협의회와 딸기수출통합조직인 케이베리는 항공 탑재용 팰릿 규격을 변경해 적재율을 20~30% 높이는 등 대책을 마련 중이다. 또한 공동물류체계 도입을 통한 운임 절감, 고품질 딸기 전문농가 집중 육성을 통한 프리미엄 시장 진출 확대, 신시장 개척을 위한 마케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경남농협 자체적으로는 수출농협에 대한 무이자자금 집중 지원을 통해 수출농가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다. 

농산물 수출은 수급조절을 통한 내수가격 지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홍보효과도 매우 크다. 올해 경남농협은 수출농협, 수출업체와 지속 협력하여 수출농업인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김주양 본부장은 농업인을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 위해 농업현장에서 답을 찾고 이에 세심한 지원을 통한 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경남농협은 탄소중립 실천에도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안다.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최근 ESG경영이 화두로 부상하면서 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닌 생존과 발전을 위한 필수적 과제가 되었다. 이에 경남농협도 지난해부터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슬기로운 선택 3GO 줄이고! 아끼고! 잘 버리고!'라는 슬로건을 걸고 일상생활 속에서 탄소중립을 실천하기 위해 1회용품 사용 줄이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영농자재 폐비닐 수거하기, 헌옷·아이스팩 수거, 플로깅, 희망나무심기 등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축산분야에서는 가축분뇨 신재생에너지화 사업을 확대하여 가축분뇨의 악취, 토양양분 과잉,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시키고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축산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 최근 상호금융 금융자산이 700조원을 달성한 것으로 아는데, 경남농협의 올해 사업추진 방향이 궁금하다.

2020년 3월 600조원을 돌파한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국내 금융기관 중 최초로 금융자산이 700조원를 돌파하였다. 농·축협 상호금융은 지역 밀착형 금융기관으로 1969년 150개소로 상호금융업무를 시작한지 53년만에 이룬 성과다. 2022년 1월말 전국 농·축협 금융자산은 예수금 387조원, 대출금 313조원이다. 

이는 농·축협 상호금융이 1969년 농촌의 자금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이후 지난 50여년 간 지역금융기관으로서 농업인과 서민을 위한 포용적 금융을 실천해 왔고 국민경제 균형발전을 위한 금융시장 안전판 역할을 해오며 쌓아온 농업인과 국민이 보내주신 신뢰의 결과물이다.

국내 최초 금융자산 700조원 달성이라는 영광을 농업인과 고객들에게 돌려드리며, 농협 임직원은 앞으로도 혼신의 힘을 다해 고객님들께 최고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아울러 디지털 전환에도 발 맞추어 디지털 플랫폼인 NH콕뱅크, 마이데이터 서비스 등을 통해 디지털 혁신 및 금융소비자 후생 증대에도 전력을 다할 것이다.

-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비료 가격 상승으로 농가 생산비가 증가하고 있는데 경남농협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무기질비료, 즉 요소·암모니아·염화칼륨 등 흔히 말하는 화학비료가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하여 2021년 8월 대비 평균 102% 가격이 급등하였다. 이에 가격상승분의 80% 가량을 보조하여 공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전체 예정금액은 약 360억원 가량이다. 50%는 정부 및 지자체에서 보조를 받고 30%는 농협중앙회 및 지역농축협 등에서 보조하여 농업경영체에 등록된 농업인들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전년 대비 비종별로 작게는 8%, 많게는 34% 수준의 가격상승은 불가피하지만, 경남농협에서는 농업인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 끝으로 경남농협 본부장으로서 농민과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농촌의 현실은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지역소멸을 걱정할 만큼 힘겨운 상황에 놓여 있으며, 자연재해 증가와 RCEP, CPTTP 등 메가 FTA까지 더해져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우리 경남농협은 농업인을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 위해 농업현장에서 답을 찾고 이에 세심한 지원을 통한 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다. 도민들께는 안전하고 건강한 우리 먹거리 공급을 위해 노력하는 등 농업인과 도민 곁에서 항상 함께하는 동반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재길 기자  ynkill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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