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닥 훈제 닭가슴살 제품 [사진=허닥 쇼핑몰]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연예인이 사업을 병행하는 일은 흔하다. 특히 식당, 카페 등 요식업 분야에서 규모있게 판을 벌이는 연예인들의 근황은 자주 접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업체의 홍보모델이나 대표로 얼굴을 내미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래서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사업체를 차려서 농식품산업계 CEO로 직진하는 연예인들은 경우가 좀 다르다. 개그맨 허경환이 좋은 예다. 닭 가슴살 사업을 성공시켜 매출이 몇 백억 원을 넘었다는 얘기가 들린다. 개그맨 보다는 식품 CEO 허경환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최근 가수 박재범 씨도 농식품 사업가로 이름을 알렸다. 그야말로 대박이다. 지역 양조장과의 콜라보로 만들어낸 전통 증류주 ‘원소주’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끈다. 힙합가수 박재범과 전통소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 조합에 대중들은 의외로 환호하고 있다. 연예인 이름만 빌려주는 방식이 아닌 기획, 제작부터 출시까지 박재범이 관여한 점이 눈길을 끈다. 샤넬보다 더 구하기 어려운 소주 원소주 라는 말도 생겨났다. 100% 국내산 쌀 사용, 무첨가물,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라는 점을 내세워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유명 요리사인 강레오씨는 ‘농업인·요리연구가’라는 직업으로 포털사이트에 등록되어 있다.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농사를 배워 이제는 자신만의 농업 현장을 운영하는 어엿한 농업인이자 농식품사업가다. 최근엔 전남 곡성군이 강레오 쉐프와 함께 곡성의 대표 먹거리 개발에 나서 화제가 됐다. 곡성군은 앞으로도 강레오 셰프와 함께 이 프로젝트 참여 음식점 5개소에 최종 요리 레시피를 전수할 예정이다. 밀키트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와 비슷한 일도 전에 여럿 있었다. 개그맨 이경규씨의 경우인데, 라면 기업 팔도와 손잡고 2011년 꼬꼬면 이라는 라면을 출시해 1억여 개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워 세상을 놀라게 했다. 사람들이 열광한 점은 바로 이경규 본인의 조리법을 라면기업이 받아들여 상품화했다는 것. 요즘도 마트 진열대에서 볼 수 있는 제품이다. 이경규씨는 현재 편스토랑이라는 식품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편의점 식제품으로 출시하고 있다.

식품기업이나 농식품사업체를 운영하는 건 아니지만, 직접 농사를 짓는 연예인들도 제법 있다. 연예인들 중 체육에 특출한 소질이 있다고 소문난 배우 이상인은 경남 밀양에서 약 7천 평 정도의 꾸지뽕 농사를 짓고 있다. 파리 애마 등의 영화로 유명한 배우 유혜리 역시 시골에서 제법 본격적인 농사를 짓는다. 배우 조한선은 도시농부, 즉 도시에서 농사를 짓는다. 아파트나 건물의 옥상에서 농사를 짓는 옥상농업을 하면서 텃밭의 왕자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밖에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연예인,유명인들이 텃밭농사나 본격적인 농사를 짓고 있다. 어쩌면 소소한 트렌드를 넘어 농사가 시대정신이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가만 보니, 농식품업계와 농촌이 서서히 연예인들 ‘텃밭’이 되어가고 있다. 이들의 활동이 아무쪼록 농업과 농촌 발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연예인들이 농촌과 농업의 속사정을 널리 알리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 아닐까 싶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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