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양계협회는 농식품부를 향해 ‘보복행정’, ‘공권력의 만행’ 등의 거친 표현을 불사하며 정부를 상대로 끝까지 투쟁할 것을 선포했다. [사진=농촌진흥청]

[한국영농신문 김찬래 기자] 

계란 농민들이 화가 잔뜩 났다. 이런 일이 생긴 걸 보니 그냥 흘려보낼 일은 아닌 듯하다. 지난 3월 18일 대한양계협회가 성명을 냈는데, 내용이 매우 격렬해서 정부와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성명서의 제목이 ‘농장내 식용란 선별 포장업장 단속을 거부한다’인데, 식약처와 농식품부가 시행중인 농장 내 식용란선별포장업장 합동 단속을 전면 거부하겠다는 것.

대한양계협회는 우선 지난 2017년 발생한 이른바 ‘살충제 계란 파동’을 언급하며 “(정부가) 살충제 계란 사태로 촉발된 문제점 개선 방안은 단 한 가지도 제시 못하면서, 직접 관련이 없는 식용란선별포장업 법제화를 밀어붙인다”고 비판하고 “(이런 식의) 유통단계 늘리기로 계란값 상승을 부추겨 소비자만 피해를 보는 전형적 탁상행정을 저지르고 있다”고 정부를 맹성토했다. 이런 행태는 “배추밭에서 김장김치를 만들어내라는 말도 안 되는 처사”라고도 덧붙였다.

이들은 또 농식품부의 계략이 숨어있다고도 날을 세웠다. “농식품부가 추진하고 있는 계란공판장이 산란계농가들에게 호응이 없자, 농장내 선별포장업장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단속하여 농장내 선별포장업장의 허가 취소를 유도하고 계란공판장에 계란을 출하하게 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 사실이라면 정말 큰일이다.

대한양계협회는 농식품부를 향해 ‘보복행정’, ‘공권력의 만행’ 등의 거친 표현을 불사하며 정부를 상대로 끝까지 투쟁할 것을 선포했다. 농식품부 당국자가 공공연히 “계란공판장사업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주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들은 “식약처는 단속만 앞세우지 말고 관련 법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한 대한양계협회는 “농장 내 선별포장업장에서 취급하는 계란 유통 물량은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며, 이번 단속으로 선별포장업장의 영업 정지나 허가 취소가 이뤄질 경우 계란 유통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며, “아무런 대안 없이 무분별하게 진행하는 이번 합동단속을 우리 농가는 거부할 것이며, 악법 중의 악법인 식용란선별포장업 철회를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3월 21일부터 합동으로 농장 내 식용란선별포장업장 단속을 추진중이다. 식약처는 위생 점검, 농식품부는 방역 점검을 하는 식으로 동시 단속을 하고 있다.

하지만 묻고 싶다. 농민들의 반발이 이토록 심하다면, 단속에 반대하는 이유가 이렇듯 명확하다면, 이런 단속을 해야 할까? 식약처와 농식품부가 농민들 위에 군림하는 기관인가? 이번엔 식약처와 농식품부가 답변할 차례다.

김찬래 기자  kcl@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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