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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위기 극복, 채식과 비건이 해법 될까?대체육과 함께 커지는 비건 시장... 축산업과 대립 속 기후위기 대상 부상

[한국영농신문 이병로 기자] 

채식주의자에도 종류가 있다. 생선, 조개 등 해산물은 먹되 육류를 먹지 않는 페스코, 유제품이나 계란은 먹고 육류를 섭취하지 않는 락토오보 등 다양하다. 채식주의자 중 가장 엄격한 채식을 시행하는 이들을 우리는 ‘비건’이라고 부른다. 실제로 TV나 방송에서는 유명 연예인들이 자신을 채식주의자라고 밝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비건이라고 고백(?)하는 이도 있는데, 배우 임수정도 그 중 한 사람이다. 해봤더니 참 좋더라는 말을 여러 매체를 통해 밝히고 있는 걸 보면 채식, 그 중에서도 비건의 긍정적인 면이 많았던 모양이다.

시장도 커지고 있는데,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간한 ‘2021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비건인증원으로부터 신규 비건인증을 받은 제품은 1년 전인 199개보다 약 44% 증가한 286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은 총 612개. 관련업계는 채식주의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가치소비’ 트렌드가 확산됨에 따라 국내 비건식품 시장의 성장성을 매우 높게 전망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이라는 단체에 따르면 국내 채식인구는 약 150만명 정도 되는 것으로 보인다. 점차 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언급한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간한 '2021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조사-비건식품' 자료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점이 여럿 눈에 띈다. 건강 때문에 채식이나 비건을 시작했고, 실천기간은 1년 이상인 경우가 90%를 넘긴다. 즉 일시적인 행동이 아니라는 뜻. 또한 현재 비건 식생활을 하고 있는 비율은 30대(11.5%)에서 가장 높다는 점도 특징이다. 30대가 미용과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식생활을 바꾸는 주연령층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30대 이하에서 다이어트에 대한 기대가 좀 더 높았고, 40대 이후는 질병 예방·개선 기대가 높게 나타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좀 더 분석해보면, 20대는 다이어트, 40대 이후는 질병 예방, 30대에 걸쳐있는 이들은 다이어트와 질병 예방을 동시에 고려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30대가 건강과 미용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연령이란 점이 흥미롭다.

그렇다면 이들이 왜 채식을 시작했는지를 좀 더 상세하게 물어봤다. 그랬더니 채식을 시작하게 된 계기 1위가 바로 '다이어트(36.7%)' 및 '신체적 건강 악화(35.3%)' 등 건강에 대한 이유였다. 2위는 '육식으로 인한 환경·식량 문제에 대한 고민(27.8%)', 3위는 '비건식품·요리 접촉(26.0%)', 4위는 '동물의 비윤리적인 사육·도살 장면 접촉(25.6%)'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비건식품에 대한 소비자 기대 가치는 '아름다운 신체', '건강한 삶', '인류공존'이 대표적인 가치로 표출되고 있다. 20대 여성 중심의 미용·다이어트에 대한 소비자 욕구가 고연령 여성집단과 일반 성인 남성집단으로도 확대되고 있으며, 각종 질병 예방 체질 개선 등 신체적인 건강까지도 고려해서 채식 식단을 선택하는 방향으로 소비자의 가공식품에 대한 인식 및 태도가 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간한 ‘2021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비건인증원으로부터 신규 비건인증을 받은 제품은 1년 전인 199개보다 약 44% 증가한 286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 비건의 이유 1위 다이어트와 건강, 2위는 육식으로 인한 환경 문제

그런데 비건이나 채식주의자가 늘어나는 게 비단 다이어트나 건강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어쩌면 인류의 식량난을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일 수도 있다는 해석과 주장도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UN(국제연합)이 지난해 발표한 ‘세계 식량안전보장과 영양’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아 인구는 약 7억 2천만 명~ 8억 1천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인류의 10%가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지구는 지구인들을 다 먹여 살릴 만큼 곡물이나 식량이 충분하지 않다는 뜻일까? 국제질서나 경제시스템을 분석하는 방법이나 시각에 따라 의견이 분분하지만, 전 세계에 아직 기아에 허덕이는 인구 10%가 존재하는 이유를 축산물 소비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쉽게 말해, 사람들이 먹어야할 곡물을 가축을 먹이느라 사료로 쓰기 때문에 식량이 부족해진다는 분석인 것. 다소 거친 분석이자 주장이지만, 인류의 10%가 기아에 고통 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생각해볼 점이 많은 주장이다.

그래서 향후 세계 인구가 2030년쯤에는 약 85억 명이 되고, 2050년에는 약 100억명에 육박하리라는 예측 앞에서 식량난 타개라는 지구촌 공통 화두가 등장한다. 곡물이나 식량생산이 100억 명의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을 만큼 원활할 것인가에 물음표를 찍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사실. 곡물로 안 되면 식량곤충이 식량난을 막아내는 방패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그래서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곤충을 언급하기 전에 고기 대체식품, 배양육 등 이른바 '대체육' 산업을 활성화시켜서 식량난을 타개하자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비욘드 미트, 임파서블 푸드 같은 세계적인 대체육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는 것도 최근 나타난 눈에 띄는 현상이다. 하지만 이들 신생 대체육 기업들과 전통 축산업계와 의 갈등이 점점 깊어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인데, 최근에는 대체육, 배양육 등 축산 대체식품을 대형 마트의 축산물 코너에서 판매하면 안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래서 농림축산식품부와 관련 마트에서도 고민에 빠졌다. 식물성 원료로 만든 대체식품을 축산물 코너에서 팔지 말라는 전통 축산업계의 주장은 현재의 법적 기준으로 봐도 타당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축산 대체식품(대체육) 섭취에서 가장 불만인 점은 전통식육(고기)에 비해 풍미가 부족하다는 점이 4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비싼 가격과 특유의 냄새가 22%, 15%로 조사됐다.

결국 종합해보면, 이른바 대체육산업은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축산물 대체식품으로 그 산업을 키워가는 게 좋을 것이지만, 전통 축산을 배제하게되면 그 부작용이 크리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실제로 최근 축산 농가들은 대체육, 배양육 생산 과정에서 가축 사육할 때 보다 더 많은 화석연료 에너지가 쓰이고 있다고 반박자료를 내고 있다. 또한, 대체육의 안전성 검증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주장도 곁들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통 축산업만 위축시키는 정책을 계속 내놓는다면 축산업 말살과 함께 국민 건강을 담보로 한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전통축산업 단체인 한우자조금의 민경천 위원장은 “최근 우리 정부의 대체육 육성사업 및 지원은 전통 축산업 기반을 축소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법적-제도적 정비가 절실하며, 대체육 육성에 앞서 친환경 축산을 실현하기 위한 농가 지원 정책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축산 대체식품(대체육) 섭취에서 가장 불만인 점은 전통식육(고기)에 비해 풍미가 부족하다는 점이 4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비싼 가격과 특유의 냄새가 22%, 15%로 조사됐다. 사진은 한우 소고기 [사진=한우자조금]

◇ 전통 축산업계와 갈등 빚는 축산 대체식품(대체육)... 해법은 어디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는 53억 4800만 달러로 지난 5년에 비해 약 40% 성장했다. 시장분석기업 글로벌데이터는 글로벌 대체육 시장 규모가 2023년 약 60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도 최근 들어 대체육과 비건식품 시장이 성장세에 있다.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편의점에서도 식물성 대체식품을 판매하고 있는가하면 대형마트 내에 비건존도 생겨나고 있다. 농심, 풀무원, CJ제일제당, 동원F&B, 신세계푸드 등 식품 대기업들도 속속 축산 대체식품 시장에 뛰어들며 이른바 ‘푸드테크’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자료에 따르면 국내 식물성 단백질 기반 대체식품 시장은 3~4년 뒤인 2026년쯤엔 약 2500억 원 정도로 조성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틈새시장이나 제품 출시에 의미를 뒀던 1세대 대체육 기업, 맛과 품질로 일반식품과 경쟁하는 2세대 비건 기업들이 시장의 주류가 되어 판을 바꿀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최근 캐나다에서는 한국 김과 삼각김밥이 비건식품으로 분류돼 팔리고 있어서 화제다. 코트라 캐나다 관계자는 "캐나다인들은 일본이나 중국보다 한국을 더 채식관련 우수국가로 인식하고 있어 시장성도 높다"고 분석한다. 미국의 한 기업은 콩단백질과 토마토로 식물성참치회를 만들고 식물성 장어회도 만들어낸다. 앞으로 점점 더 기발하고 신박한 제품이 속속 등장할 것이다.

바야흐로 진짜 고기 없는 고기의 시대, 진짜 생선 없는 생선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기후위기, 식량위기, 동물복지 등 여러 문제가 산적한 지구 인류 앞에 채식과 비건은 한 줄기 빛을 던져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외면해서도 안 되는 트렌드인 것만은 분명하다. 전통 축산업과의 갈등을 넘어서는 열린 마음과 제도적 정비가 시급한 시점이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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