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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80% "농업 중요"... 고향세 의향도 과반한국농촌경제연구원, 2021년 ‘농업·농촌 국민의식 조사’ 결과 발표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세계적인 석학들이나 미래학자들이 한 결 같이 말하는 바대로 우리 국민들의 의식도 변해가고 있는 걸까? 국가 경제에서 ‘농업이 앞으로 중요하다’란 인식이 차지하는 비율이 농업인들에게서는 80.1%, 도시민들은 83.6%를 차지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부분의 대한민국 국민들이 앞으로 국가 경제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위상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는 뜻이다. '중요한데 왜 주요 관심사는 되지 못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지만, 어쨌거나 농업의 중요성에 대한 생각들이 널리 공유되고 있는 점만은 고무적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매년 말 여론조사를 통해 농업·농촌에 대한 국민의식 변화와 정책 현안에 대한 견해를 조사하고 있다. 최근 나온 결과가 바로 위와 같은 내용인데,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021년 11월 19일부터 12월 17일까지 농업인 1044명과 도시민 1500명 등 총 2544명을 대상으로 '2021년 농업·농촌 국민의식 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 결과를 찬찬히 뜯어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농업과 농촌을 바라보는 솔직한 속내를 알 아챌 수 있다. 일단 대략적으로 조사결과를 요약하면, 도시민과 농업인 모두 농업·농촌이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안정적인 식량 공급을 꼽았다. 

도시민은 ‘지역민 일터 및 주거지’, ‘다양한 생물 서식 환경 보전 및 경관 형성’, ‘농촌 지역에서의 생활과 농업 체험을 통한 야외 교육의 장으로서의 역할’ 순으로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농업인은 ‘다양한 생물 서식 환경 보전 및 경관 형성’, ‘농촌 지역에서의 생활과 농업 체험을 통한 야외 교육의 장으로서의 역할’, ‘지역민 일터 및 주거지’ 순으로 답변했다. 시각의 차이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도시민과 농업인 모두 농업·농촌이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안정적인 식량 공급을 꼽았다. 사진은 제15회 농촌경관 사진 공모전에서 대상(일반카메라)을 받은 <밭갈이> (장병기 作) [사진=농식품부]

◇ 도시민의 농촌에 대한 호의적 시각 증가...‘ 고향세 ’ 참여 의향 도시민 55.5%

농업·농촌의 다양한 공익적 기능이 가지는 가치에 대해 도시민의 59.4%는 ‘가치가 많다’고 응답했다.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이 가지는 ‘가치가 많다’는 답변은 2020년 56.2%보다 3.2%p 증가했고, ‘보통이다’는 2020년 34.6%에서 2.4%p 감소한 32.2%로 나타났다.

세금을 더 낼 수도 있다는 답변도 나왔다.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 유지 및 보전을 위한 납세자의 추가 세금 부담 여부에 대해 도시민의 60.1%가 ‘찬성’ 한다고 응답했다.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 유지를 위한 추가 세금 부담에 대한 ‘찬성’ 답변은 2020년 53.2%보다 6.9%p 증가하였으며, ‘반대’ 답변은 2020년 37.0%보다 무려 9.1%p나 감소했다. 이는 농업과 농촌을 살리는데 상당히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

농촌복지와 관련한 예산 증대에 대해 도시민 49.7%가 ‘찬성한다’(‘찬성한다’와 ‘적극 찬성한다’의 합산)고 응답하여, ‘반대한다’(‘반대한다’와 ‘적극 반대한다’의 합산)는 응답보다 약 5배 높게 나타났다. 또한 과반의 도시민들이 농업인에게 부여되고 있는 각종 세제 혜택이 필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현재 농업인에게 부여되고 있는 각종 세제 혜택(부가가치세나 소득세 면제 등)에 대해 도시민은 ‘긍정적이다’ 52.5%, ‘부정적이다’ 7.2%로 과반의 도시민들은 긍정적이라고 응답했다. ‘긍정적이다’라는 의견은 2017년(50.9%)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보통이다’라는 의견도 증가 추세다.

도시민 55.5%가 ‘고향사랑기부제(일명 고향세)’ 도입 시 참여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고향세는 자신의 고향이나 원하는 지자체에 일정액을 납부하는 기부금의 일종으로 소득공제 외에 지역 특산품, 상품권 등의 답례품을 받는 제도다. 도시민 중 ‘고향사랑기부금’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응답 비율은 6.3%에 불과했지만, ‘고향사랑기부금’ 제도 도입 시 기부금을 낼 의향이 ‘있다’는 도시민은 17.5%, ‘보통’은 38.0%로 나타났다. 기부금을 낼 의향이 ‘많다’는 응답은 60세 이상(25.5%), 주부(21.0%) 및 자영업(20.3%), 농촌거주 경험자(26.3%), 농사를 짓는 가족이 있는 응답자(31.8%)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농업·농촌의 다양한 공익적 기능이 가지는 가치에 대해 도시민의 59.4%는 ‘가치가 많다’고 응답했다.  [사진=농촌진흥청]

◇ 도시민 34.4% 귀농·귀촌 희망... 거주 형태는 ‘도시-농촌 복수거주’ 선호

도시민의 3분의 1은 은퇴 후 귀농·귀촌을 희망하고 있었다. 도시민들에게 은퇴 후 또는 여건이 될 때 귀농·귀촌할 의향이 있는지 여부를 물어본 결과, ‘있다’는 응답은 34.4%로 나타나 전년의 41.4%에 비해 7.0%p 감소했다. 귀농·귀촌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나이가 많을수록, 농촌 거주 경험이 있거나 가족 중에 농업인이 있는 경우에 상대적으로 높았다.

도시민 응답자의 34.4%는 향후 ‘귀농·귀촌을 희망’하며, 희망 사유로 ‘자연 속에서 건강하게 생활하기 위해서’와 ‘시간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생활을 하고 싶어서’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전년보다 ‘자연 속에서 건강하게 생활하기 위해’와 ‘시간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생활을 하고 싶어서’ 항목에 대한 응답 비율이 높아진 반면, ‘농산물을 생산하여 안전한 식품을 자급하기 위해’와 ‘땅값이 도시보다 싸므로 넓은 주택을 가질 수 있어서’ 항목에 대한 응답 비율은 낮아졌다.

귀농·귀촌 시 농촌으로의 영구 이주보다 도시와 농촌 모두에 주거를 두는 ‘복수거점 생활’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반농반도’를 꿈꾸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귀농·귀촌 의향이 있는 도시민들은 ‘도시 지역과 농산어촌 지역 모두에 생활거점을 두고, 도시 지역이나 농산어촌 지역에서 생활하는 복수거점 생활’(49.1%) 형태를 ‘도시 지역에서 농산어촌 지역으로 생활의 거점을 옮기는 정주’(46.8%) 형태보다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의 편리함과 농촌의 여유로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도시민들의 수요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귀농·귀촌 시 농촌으로의 영구 이주보다 도시와 농촌 모두에 주거를 두는 ‘복수거점 생활’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반농반도’를 꿈꾸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사진=농촌진흥청]

◇ 농업인들, 농업수입에 대한 불만족 비율 43% 넘어

그렇다면 농업인의 직업만족도는 어느 정도일까? 직업으로서 농업에 대한 만족도는 전년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인의 직업 만족도 조사 결과, ‘만족한다’(‘다소 만족’과 ‘매우 만족’의 합산)는 27.9%로 전년보다 3.0%p증가했고, ‘불만족한다’(‘다소 불만족’과 ‘매우 불만족’의 합산)는 23.0%로 전년보다 1.4%p 감소했다.

농사일의 내용에 대해 ‘만족한다’는 응답은 28.6%로 전년보다 2.7%p 증가, ‘불만족한다’는 응답도 21.3%로 전년보다 3.3%p 감소했다. 최근 5년간 만족한다는 응답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농업 수입에 대해서는 ‘만족한다’는 응답이 14.3%로 전년보다 1.9%p 증가하였고, ‘불만족한다’는 응답은 43.1%로 전년보다 7.9%p 감소했다. 하지만 여전히 농업수입에 대한 불만족이 43%나 되는 점은 농촌 정책 수립에 있어 가장 먼저 고려할 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인의 경우, 경제적 이유로 직업에 대해 불만족하는 비율이 높은데, 그 이유로는 첫째, ‘노력에 비해 보수가 낮다’가 과반을 넘는 50.4%로 전년도(50.1%)보다 조금 높아졌다. 두 번째 이유로는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다’가 18.5%로 전년의 20.4%에 비해 감소한 반면, ‘장래가 불안하다’는 11.6%로 전년의 7.8%에 비해 증가했다.

그런데 전반적인 농촌생활만족도는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농업인들은 5년 전 대비 농촌 생활이 ‘좋아졌다’고 답변하는 비율이 꾸준히 증가해, 올해의 농촌 생활수준이 ‘좋아졌다’는 응답은 약 34.3%로 나타났으며, ‘나빠졌다’ 24.7%, ‘마찬가지이다’ 40.4%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좋아졌다’는 응답이 조사를 시작한 이래로 가장 높은 응답 비율(34.3%)을 보였다는 점이다.

농업경영의 가장 큰 위협 요소는 ‘일손 부족’과 ‘농업 생산비 증가’가 꼽혔다. 농업인은 농업경영에 주된 위협 요소로 ‘일손 부족’(58.0%), ‘농업 생산비 증가’(57.0%),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 이변과 재배여건 변화’(40.3%) 순으로 응답했다. 일손부족은 고령화 농촌이 지닌 고질적 문제점인데, 최근 외국인노동자 거주 기간 변경을 놓고 법제화가 추진중이기도 하다.

일손부족은 고령화 농촌이 지닌 고질적 문제점인데, 최근 외국인노동자 거주 기간 변경을 놓고 법제화가 추진중이기도 하다. [사진=픽사베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농업의식 조사는 여러 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귀농·귀촌 희망자들은 농촌의 깨끗한 환경과 시간에 쫓기지 않는 여유로운 생활을 농촌생활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꼽고 있었다. 즉 농사짓고 사는 영농 중심의 귀농 이외에 농촌에서 이런저런 다양한 삶(예를 들어 '반농반X')을 영위하는 귀촌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점이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농촌으로의 영구 이주, 도시와 농촌을 오가며 거주를 희망하는 수요가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는 점도 큰 수확일 수 있겠다. 다변화하는 도시민의 수요를 고려하여 농촌지역 활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귀농·귀촌 프로그램 개발이 더욱 절실해졌다는 점도 마찬가지.

농업인들은 농촌 생활 여건이 점차 개선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나, 농업 경영 여건과 관련해서는 외국인 노동력 구인난으로 인한 일손 부족, 농업 생산비 상승 등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대응책 마련이 중요한 시점이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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