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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부러우면...” K-푸드 베끼기 中식품회사에 무더기 소송삼양-CJ-대상-오뚜기 등 협의체 구성 대응... 특허청-지식재산권보호원도 협조

[한국영농신문 이병로 기자] 

얼마 전 불닭볶음면 이라는 히트상품을 개발한 식품회사 연구책임자가 TV에서 상품개발에 얽힌 뒷얘기를 들려준 적이 있다. 무척 감동적이었는데, 상품을 개발하면서 라면을 하루에 몇 번이나 먹었나 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는 “하루에도 수십 번 라면을 먹었다”며 세계적인 히트상품 탄생에 얽힌 애환을 토로했다.

그런데 이런 노력들에 찬물을 끼얹는 이들이 있다. 아니 다른 나라의 식품업체들이 있다. 얌체도 이런 얌체가 따로 없다. 이걸 그냥 내버려 둬야할까? 바로 중국의 유명한 베끼기 버릇을 말함이다. 자동차 디자인도 식품도 심지어는 TV 프로그램 포맷까지도 멋대로 가져다쓰는 그들의 행태가 참으로 가관이다. 이런 걸 대국의 품격(?)이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을 비롯한 국내 히트 상품을 그대로 베껴 출시한 중국 기업들을 상대로 국내 식품기업들이 힘을 합쳤다. 지난 3일 한국식품산업협회는 삼양식품, CJ제일제당, 대상, 오뚜기 등과 공동협의체를 구성했는데, 이는 중국의 ‘K-푸드’ 모조품 생산·유통기업 청도태양초식품, 정도식품 등을 상대로 지식재산권(IP)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 특허청과 한국지식재산보호원도 협조하고 나섰다.

이처럼 국내기업들이 공동으로 상표권 침해소송을 진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기업들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비롯해 CJ제일제당의 다시다·설탕·소금, 대상의 미원·멸치액젓·미역과 오뚜기 당면 제품 등이 피해를 입은 대표적인 상품들이라며 , 중국 측의 모조품 유통으로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고 소비자 신뢰도에도 흠집이 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허청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 기업 상표 도용 사례는 지난 2020년에만 무려 3천 457건. 이효율 한국식품산업협회 회장은 "이번 소송은 식품업계 주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뭉쳐 공동대응을 추진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며 "IP 침해대응의 성공사례가 창출될 수 있도록 소송 승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중국 업체를 상대로 소송에서 승소한 사례도 있다. 국내 샌드위치 브랜드 '에그드랍'과 빙수 브랜드 '설빙'도 중국기업을 상대로 상표권 무효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바 있다.

국내 기업의 ‘불닭볶음면’과 ‘백설 설탕’(왼쪽)과 포장이 거의 같은 제품이 중국에서 유통되고 있어 국내기업들이 힘을 합쳐 대응하기로 했다. [사진=식품산업협회]

그런가하면 중국 인삼이 한국 인삼의 고품질화를 따라잡기 위해 무척이나 노력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세계 최대 인삼 생산국인 중국, 그중에서도 중국생산의 80%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길림성은 중국산 인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고품질화를 위해 가장 적극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지난 2009년에는 장백삼인삼이라는 상표를 지리적표시 상품으로 지정하는 등 브랜드화와 고부가가치 상품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우리나라의 진안홍삼, 강화인삼, 금산인삼 등의 지역 브랜드화를 따라하고 있는 셈이다.

바로 이런 점을 중국의 한국제품 베끼기 관행에 역이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 인삼을 한 수 위로 높게 평가하는 중국인들을 상대로 우리 인삼을 더욱 적극적으로 판매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중국은 노년층의 소비시장 규모가 한화로 약 50조원, 그 중 식품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30%정도인 약 16조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바로 이런 시장을 타깃으로 삼아 우리 인삼을 비롯한 실버푸드, 케어푸드를 개발해 판매하는 전략을 세워나간다면, 우리 제품을 베끼는 중국기업들이 오히려 우리 상품을 홍보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이다. 역발상인 셈.

우리 것을 베끼는 중국기업들에 집단소송이나 법적 절차를 통해 더 큰 손해를 방지하되, 중국기업들이 우리제품을 더 베껴서 생산하고 싶도록 고퀄리티 제품으로 중국시장을 파고드는 것. 정답은 없지만, 그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겠다 싶다. 하지만, 무작정 베끼는 건 어쨌든 시정되어야 한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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