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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스마트팜, 농촌에 연착륙하고 있나?혁신밸리-청년창업보육 지원 중심... 유통-소비 고려한 '스마트 농업' 요구도

[한국영농신문 이병로 기자] 

‘귀농귀촌, 스마트팜, 반농반X’ 라는 단어가 농업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은 모양새다. 이 단어들로 문장을 만들어보면 “귀농.귀촌해서 살고 싶다. 반농반X의 삶도 영위하고 싶다. 스마트팜으로 고소득을 올리며 살고 싶다”가 아닐까 싶다. 물론 얼마든지 다른 문장을 만들어볼 수 있겠지만 대체로 그러리라는 짐작을 할 수 있겠다.

최근 스마트팜 관련, 농림축산식품부가 전국의 지자체를 대상으로 ‘지역특화 임대형 스마트사업’ 참여자를 공개 모집한다고 밝혔다. 청년에게 영농 기회를 주면서 비용 부담은 덜어주자는 취지라고 했다. 공모를 통해 내년과 내후년인 2022∼2023년에 새롭게 임대형 스마트팜 4곳을 건립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임대형 스마트팜에는 만 18세 이상∼40세 미만 청년이 입주해 약 3년간 영농경험을 쌓을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스마트팜이 국가적 차원에서 어떻게 조성되고 지원되어 왔을까? 가장 대표적인 게 바로 2018년부터 추진중인 ‘스마트팜 혁신밸리’라는 사업이다. 이는 스마트팜 집적화, 청년창업, 기술혁신 등 생산·교육·연구 기능이 집약된 첨단 융복합 클러스터 개념. 농림축산식품부는 2018년 사업대상 시·도를 선정, 2021년까지 4개 거점별 핵심시설(청년창업 보육센터, 임대형 스마트팜, 실증단지)를 구축한다며 사업 대상지로 전북 김제, 경북 상주, 전남 고흥, 경남 밀양 등 4개소를 선정해 조성 중이다.

이를 위한 인력 확보 계획도 진행중인데 주로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미래 농업 청년인력 양성을 위한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센터' 교육생을 지난 4월 모집했다. 교육 신청 대상자는 만 18세 이상부터 39세 이하 청년에 한정했다. 교육은 스마트팜 농업기초, 정보통신기술(ICT), 데이터 분석 등의 이론교육과정 2개월(180시간 이상). 또 보육센터 실습장 또는 스마트팜 선도 농가 등을 활용해 진행하는 교육형 실습과정 6개월(480시간 이상), 영농경영을 경험할 경영형 실습과정 1년(960시간 이상)으로 총 20개월이다.

더 있다. 정부가 지난 5월 스마트팜 연구개발(R&D)에 2027년까지 국비 3333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전국으로 스마트팜 보급을 확대해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를 가속화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전국으로 스마트팜 보급을 확대해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를 가속화한다는 구상이다. 사진은 지난 지난 6월 9일 농식품부 김현수 장관이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농식품부]

◇ 스마트팜 혁신밸리,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 스마트팜 R&D 등 정부의 잰 걸음

그렇다면 왜 스마트팜일까? 반론도 만만찮지만 일단 스마트팜 드라이브를 밀어붙이는 정부의 입장은 명확하다.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우리 농촌의 초고령화다. 일할 사람이 점점 줄어드는 농촌 현실에서 이로 인한 인건비 상승, 농지면적 감소, 에너지 비용 상승 등을 스마트팜이 해결해줄 수 있다는 거다. 두 번째로는 우리나라 시군구 지자체 중 상당수, 약 80% 안팎이 인구소멸지역으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농도로 분류되는 전북, 경북 등의 인구소멸지수는 심각한 상황으로 평가된다. 스마트팜이 청년층을 비롯한 인구유입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깔려있다.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가 하면, 조만간 ‘고향세’라는 제도를 시행함으로써 지자체에 전 국가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뿐 아니다.귀농귀촌을 꾸준히 장려하고 있으며, 반농반X, 4도3촌 이란 개념을 적극 홍보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전 국가적 차원에서 밀고 있는 대표적인 프로젝트는 바로 스마트팜이다. 농업과 농촌의 부흥을 위한 가성비 높은 해법이 스마트팜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런 주장의 근거는 어쩌면 대통령의 공약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 100대 공약 중 하나로 스마트팜을 포함시킨 바 있다. 문재인 정부는 8대 혁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스마트팜을 선정했다. 그 기조는 꾸준히 이어져 지난 11일 '농업인의 날'을 맞아 문대통령은 "I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팜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농촌을 만들고 K-푸드를 활용한 새로운 한류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3세대 스마트팜은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무인화, 자동화된 농업을 실현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을 다른 나라 , 특히 중앙아시아, 중동, 중남미까지 수출하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쉽게 말해 스마트 팜 3세대 모델은 농업 로봇을 활용한 무인, 자동화 기술을 적용해 스마트팜 생산 전 과정을 통합 제어하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 세계적 트렌드인 것은 팩트... 그렇다면 스마트팜이 농촌 살릴 구원투수 될까?

스마트팜은 전 세계적인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전통적인 농업 회사인 몬산토, 농기계 기업인 존디어 뿐만 아니라 MS, 구글 등 IT의 강자들도 스마트팜의 기반이 되는 농업 데이터 분석을 위한 투자에 적극적이다. 국토의 상당부분이 사막인 이스라엘을 수출농업 국가로 성공시킨 이스라엘에는 ‘농업은 95%가 과학이고 5%가 노동“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전 세계 스마트농업 시장은 2025년 약 220억달러(약 25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연 평균 10%씩 성장하고 있다는 자료도 있다.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비전펀드)도 2017년 '수직농장' 개발·운영하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 약 2억달러(우리돈 약 2400억원)를 투자했다. 이 회사는 전통 농장보다 약 300~400배 많은 작물 생산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국내 스마트농업 시장은 2021년 약 5조~6조 원 정도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스마트팜의 기술력은 스마트팜 선진국의 70~80% 수준인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기간으로는 약 5년 정도 격차가 벌어져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투자자들도 스마트팜 관련 애그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는 아직은 부족하지만 미래 가치로 볼 때 충분히 투자할 만 하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에서도 애그테크 스타트업들이 늘고 있는데, '그린랩스'가 대표적인 기업이다. 스마트팜 구축·운영 및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디지털 농업 서비스를 핵심 비즈니스 모델로 내세우는 곳이다. 점차 관련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어서 특히 관심을 끄는 기업이다. 수직농장 기술로 유명해진 '엔씽'이라는 스타트업도 있다. 수직농장은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일반 농장.전통 농장에 비해 약 100배나 높다는 특징을 지닌다.

그런가하면 가정용 식물재배기 시장도 점점 입소문을 타고 확장세에 있다. 교원웰스, LG전자, SK매직 등의 기업들이 속속 가정용 식물재배기 시장에 진입중이다. 식물재배기는 쉽게 말해 가정용 스마트팜이다. 인공조명과 영양소 조절 등을 통해 가정에서 식물공장을 운용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싱싱한 채소를 안전하게 먹거리로 확보함과 동시에 원예와 농업을 통해 치유ㆍ힐링의 효과도 있다.

하지만 스마트팜에 대한 반대 입장도 만만찮다. “중소농을 키우는 대신에 자본 기반의 대기업을 밀어주는 게 스마트팜이다”, “생산이 문제가 아니고 유통이 더 중요한데, 스마트팜 드라이브만 하는 이유가 뭔가?”, “이왕 할 거라면 소비까지 고려하는 스마트팜이 되어야 한다” 등의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대해서는 지난해 가을 열린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의 ‘스마트팜으로 여는 농업의 미래’라는 포럼에서 나온 의견들이 주목할 만 하다. 단순히 농업 생산량 향상만을 생각한 스마트팜이 아니라, 효율적인 유통과 소비까지 고려하는 ‘스마트농업’으로 국내 스마트팜 정책이 변화해야 한다는 것. 아무쪼록 우리 실정에 맞는 스마트팜, 스마트농업이 균형있게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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