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온라인수업을 장기간 받다보니 가장 큰 부작용이 바로 아이들이 게임과 유튜브에 무한정 시간을 뺏긴다는 것이다. 컴퓨터로 수업을 하니 수업을 하는지, 게임을 하는지 유튜브를 보는지 구분이 안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자녀의 수업을 통제할 사람이 곁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학습습관이 무너져 내려서 고심하는 가족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게임중독과 유튜브에 빠져 지내는 학생들을 공부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비법은 많지 않다. 그 중 하나가 자존감을 높이는 것이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들은 스스로 게임중독, 폰중독에서 헤쳐 나올 수 있다.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로는 존재론적인 사랑을 베풀기와 진로적성검사를 하기가 있다.존재론적인 사랑이라는 것은 조건 없이 아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 주는 것이다. 그게 쉽지 않다면 아이가 어디에 재능과 적성이 있는지를 찾아내어주면 된다. 사람은 자기가 유능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열심을 내지 않는다. 공부에 재능이 없는 아이가 공부를 열심히 하기는 힘든 법이다. 진로적성검사는 공부를 못하더라도 그 아이가 타고난 재능과 적성을 찾아내어 준다.

몇년 전에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를 설문조사했다. 1위에 오른 답은 ‘혼날까 봐’였다. 우습지 않은가? 학생들이 공부를 해야 할 이유와 목적이 자기 자신에게 있지 않고 부모에게 있다는 것이다. 부모의 눈치가 두려워 공부를 하는 것이다.

한때 인기가 있었던 TV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도 부모와 자녀 사이의 신경전이 두드러졌다. 공부를 싫어하는 아이와 공부를 시키고 싶어 안달하는 부모들의 이야기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부모 때문에라도 공부를 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다. 부모를 의식하기 시작하면 공부에 대한 흥미가 급속도로 반감된다. 눈치를 본다는 것은 몰입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긴장하게 되고 초조하게 된다. 잘못 보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하니 실수가 많아진다.

집중력은 편안한 상태, 이완 상태에서 알파파가 나오고 몰입의 세계에 빠지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가 안정이 되지 않는다. 공부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고 ‘뇌’가 한다. 그 뇌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억력이 감퇴하고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내 성적을 부모가 안다는 사실이 성적이 향상될 때에야 별 문제가 없다. 칭찬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성적이란 것이 마냥 올라가기만 할 수는 없다. 떨어질 때가 있다. 문제는 그때 발생한다. 성적이 떨어지면 스트레스가 곱절이 되는 것이다. 내가 받는 스트레스 위에 부모에게 알려진다는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것이다. 그래서 혼나지 않으려고 성적을 고쳐 쓰는 학생도 생겨나는 것이다.

공부를 부모가 시켜서 또는 선생님이 하라고 하니까 숙제하듯이 하면 재미가 없어진다. 재미가 없어지면 딴청을 피우게 된다. 회피동기만 생긴다. 스스로 산만해진다. 갑자기 방을 청소해야 할 것 같다. 지금 공부를 하면 안 되는 108가지 이유를 만들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를 위해 공부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 더 나아가 앞으로 나를 만나게 될 불특정다수들을 위해 공부해야 한다. 내 지식과 지혜가 그들에게 등불이 되어주기 위해 내가 배워야만 하는 것이다.

진로적성검사는 아이가 무조건 공부를 잘 해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는다. 공부에 자신이 없더라도 자기인생을 유능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해주는 나침반이 될 수 있다. 공부를 못하는 학생도 자기에게 어떤 재능과 적성이 있는지를 알게 되면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게 될 수 있다. 이것이 진로적성검사의 미학이다.

[도움말 : 석인수 푸른나무진로적성연구소 박사]

김지우 기자  kkk7@hanmail.net

<저작권자 © 한국영농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