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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용 로봇의 진화.... 디지털 옷입는 농기계젖 짜고 사료 주는 로봇... 자율주행 농기계 등 사용자 편의-노동력 절감에 주력

[한국영농신문 송영국 기자] 

로봇이 젖을 짜는 시대다. 사람은 거들 뿐, 로봇이 착착 우유를 짜내는 착유기술이 등장한 것이다. 당연히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그런데 진짜로 사람 손이 전혀 필요 없는 걸까? 대답은 다음과 같다.

최근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이하 농기평)은 농촌진흥청, ㈜다운과 함께 젖소의 우유를 짜는 로봇착유기를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올해 2월까지는 3억 5천만원 짜리 외국산 로봇착유기를 썼는데, 국산 로봇착유기는 2억 원 안팎으로 30% 이상 가격이 낮다. 물론 품질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란다. 3D카메라를 이용한 유두(乳頭) 인식기술로 사람 손이 전혀 필요 없다. 이로써 일손 부족, 비싼 인건비 등 낙농현장의 2가지 현안을 단박에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우유만 로봇이 짜는 건 아니다. 사료 주는 로봇도 등장했다. 이른바 자동급이 로봇. 하루 2회 사람이 전동차를 몰고 다니며 사료를 주던 것을 ‘무인급이 로봇’이 하루 4회로 늘려 나눠줬더니 젖소들이 사료를 편식하지 않는단다. 이렇게 영양소를 고루 섭취한 젖소들은 평균 착유량이 10% 이상 늘어났다. 일손을 줄였더니 생산량이 늘어나는 묘한(?)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뿐만 아니다. 어미소가 새끼소에게 젖을 주는 일도 로봇이 대신할 수 있다. 이른바 ‘로봇 포유기’의 등장. 로봇 포유기를 설치하기 전엔 사람이 하루에 두 번 송아지에게 직접 우유병을 들고 입에 대줘야 했다. 하지만 ‘로봇 포유기’는 그럴 필요가 없다. 로봇 포유기 덕분에 하루에 6시간씩 소요되던 포유 시간이 1시간으로 줄었다. 놀라운 효율이다.

이처럼 로봇은 거의 모든 농업현장에서 맹활약 중이다. 미래의 신성장 산업으로 대접받으며 새로운 농업 로봇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과일을 따고 잡초를 제거하고 밭을 갈고 거름 주는 로봇은 2021년 현재 기본형 로봇으로 평가된다. 보다 더 고난도의 작업을 해내는 로봇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

해외 시장조사 기관 마켓 앤드 마켓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7년 41억 달러였던 시장규모가 2022년에는 약 128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15조원 이나 되는 엄청난 규모의 시장이 바로 농업로봇 시장이다.

로봇착유기의 젖소 착유 흐름도 [사진=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 젖소 젖도 짜고 ,사료도 주고, 어미젖도 먹이는 농업 로봇의 등장

하지만 일부 농업현장을 제외하고는 농사를 책임지는 것은 아직까지 사람과 농기계다. 농기계는 어쩌면 농업로봇의 아버지나 할아버지쯤 되는 위치를 족보에서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때는 바야흐로 농업기술의 전환기.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기술과 유산이 아들에게 서서히 전수되는 시기인 것이다.

미래를 내다보며 농업로봇을 개발 중인 국내외 농기계업체들은 그래서 현재에도 기능 좋고 튼튼한 농기계 생산에 매진중이다. 따라서 국내 농기계 기업들의 현주소를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로봇과 농기계의 중간 어디쯤에 우리 농기계 기업이 자리 잡고 있는지를 아는 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농기계의 미래, 즉 로봇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다.

국내 농기계 기업 TYM(구 동양물산기업/ 대표, 김희용, 김도훈)이 ‘국제종합기계’를 인수한 게 농기계 업체의 빅뉴스로 떠올랐다. 우리나라에서도 글로벌 농기계그룹으로 탄생하는 거 아니냐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인수금액은 약 558억원 규모, 지분 참여 약 5년 만에 국제종합기계를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양사의 결합 연간 매출 규모는 1조원 육박한다. TYM은 국제종합기계 인수를 통해 국내외 농기계 시장에서 신성장동력을 발굴해나갈 포부를 밝혔다.

또한 TYM의 자회사 TYMICT는 지난 7월 전북 익산에서 텔레매틱스 기반 자율주행 트랙터를 선보였다. 시연회였지만, 상용화 목표 시점을 2022년 초로 잡았다. TYM은 지난해부터 자율주행 농기계 개발과 양산을 위해 스마트 정밀농업 전문기업 ‘TYMICT’를 설립한 바 있다. 2022년 초까지 자율주행 ‘레벨1’ 단계 트랙터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레벨2’ 단계 이앙기 상용화도 목표에 포함돼 있다. 야간자율주행 테스트에서도 우수성을 인정받아서 TYM의 기술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도 받았다.

단일 농기계 제조기업으로 연간 1조원의 매출을 바라보는 기업도 우리나라에 존재한다. 바로 대동(구 대동공업)이다. 국내 1위 농기계기업인 대동은 최근 창사 이래 상반기 기준 최대 매출액·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대동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동의 매출액은 63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늘었다. 영업이익은 501억원으로 17% 상승했다. 안정적인 국내시장 유지와 공격적인 해외 수출 전략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대동의 해외 주력모델인 60마력 이하의 중소형 트랙터가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실제로 대동은 올 상반기에 북미에서만 트랙터 및 운반차를 약 1만 800대 판매했다. 이는 전년 상반기 8,800대와 비교할 때 23%나 증가한 수치다. 대동은 올 하반기에도 100∼120마력대의 HX트랙터와 선회자율주행 기능의 트랙터를 선보이며 공격적 마케팅을 지속할 계획.

LS엠트론은 하우스 농사를 겨냥해 좁은 공간에서도 정밀하고 편리한 작업을 도와줄 트랙터 라인업 'XR하우스'를 소개했다. XR하우스는 좁은 공간에서의 작업성이 최대 장점인 트랙터로, 기존 모델보다 보닛 크기를 최소화해 외관 사이즈를 콤팩트하게 설계했다. 하우스 공간에 적합한 크기의 XR하우스는 짧은 회전반경으로 과수원, 비닐하우스 등 낮고 좁은 공간에서 높은 작업 효율을 자랑한다. 또한 XR하우스는 돌출부가 적은 하우스용 웨이트와 곡선형의 보닛 설계로 동급 대비 우수한 전방 시야를 제공행 작업하는 동안 편안하고 안정적인 주행을 할 수 있다.

한편, 농협중앙회가 집계한 정부융자지원 기준 7월말 기준 누계 농기계시장은 517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4996억 원 보다 약 4.3%늘어난 수치. 이러한 상승세가 나타난 이유는 트랙터 판매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인데, 이러한 트랙터 상승세는 밭작물기계화추진과도 연관이 있다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형모델 증가 분위기와 농기계업계의 저가·경제형 모델에 대한 적극적인 마케팅 덕분이라는 것. 그리고 반갑게도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TYM은 자회사 TYMICT가 지난 7월 전북 익산에서 텔레매틱스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트랙터 시연회를 성공리에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사진=TYM]

◇ 매출 1조원 돌파 국내 농기계 기업 탄생...합병 통해 글로벌화 추진전략도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논 농업 기계화율이 평균 99%, 밭농업 기계화율은 62%인 걸 감안하면 논농사는 거의 자동화된 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밭작물 기계화는 논농사에 한참 못 미친다. 그래서 우리나라 농촌진흥청은 최근 밭작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정식기계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밭농사 기계화율을 높이는 데 정부가 무척 애쓰고 있는 중이란 걸 알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농촌진흥청이 노지 영농활동 디지털화 수요조사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료를 보면 , 농업 종사자들은 노지 영농활동 중 병해충·잡초 관리와 수확작업으로 인한 어려움을 가장 많이 느낀다고 답했다. 노동력 절감, 생산성 증대를 위해 디지털 영농기술 도입을 적극 희망한다고도 대답했다.

영농활동 단계별 어려움에 대한 질문에 병해충 관리(394건, 복수응답)가 1위를 차지했고, 수확작업(385건)이 2위, 제초관리(336건)가 3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지농업 현장의 어려움 해소를 위한 디지털화 기술이 개발된다면 농업종사자의 81.7%가 활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88.3%가 기술개발을 위한 영농 데이터 수집에 협조하겠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디지털 기술 도입 의향을 묻는 질문에 20~30대 청년농업인의 87.1%가 그렇다고 답해 일반 농업인(77.1%)보다 10% 더 높았다. 노지농업에 디지털 기술을 도입할 경우 예상되는 기대효과는 노동력 절감(75.8%) > 생산성 증대(55.8%)> 비용 절감(50.3%) 순으로 조사됐다.

농촌진흥청 연구정책국 방혜선 과장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노지 영농현장에서 필요한 디지털 기술개발을 중점 기획해 영농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지속가능한 농업 생태계가 구축되는 데 일조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보다 편리한 농기계와 사람을 대신하는 로봇은 디지털 농업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점점 더 농업현장의 새물결이 되어가고 있다. 미래의 언젠가는 앞서 언급한 소젖 짜는 로봇이 진화해, 소젖을 짜서 곧바로 치즈로 만들어내는 로봇이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국내외 농기계 업체의 기술 발전과 글로벌화를 보고 있노라면 그런 날이 몇 년 안에 올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국내 농기계 기업의 안목과 상상력에 기대가 크다.

송영국 기자  syk@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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