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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 이강진 부장"농촌 인력난 해결할 밭농업 기계화 추진... 국내 농기계 업체들과 적극 협력"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아담이 에덴 동산에서 쫓겨난 이후, 인류는 먹을 것을 얻기 위해 대지에 땀을 적셔야 했다. 손수 곡괭이와 삽을 들고, 좀 더 발전해 가축의 힘으로, 밭을 갈고 씨를 뿌리고 추수를 해야 먹고 살 수 있었다. 그러다 20세기에 들어와 내연기관을 이용한 농기계가 도입되면서 그 땀은 상당히 줄어 들었다. 국내 수도작의 경우, 농기계화율은 98%에 이른다. 반면 밭농사는 56%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여전히 사람의 손의 콩을 심고, 고추를 딴다. 농업인들의 고질병 근골격계질환의 주요 원인은 고된 육체 노동에서 기인한다. 

사람의 손에 의존해 농사를 지으니 생산성도 떨어진다. 게다가 작년부터 코로나 팬데믹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의 입국이 제한되면서 농촌에서 사람 구하기가 힘들어졌다. 인건비는 올라가니 농사를 지어 수지타산을 맞추기는 더욱 어렵게 됐다. 이제 인력난은 우리나라 농업ㆍ농촌의 최대 위기가 되고 있다. 농업 전반의 기계화율을 올리는게 정답이지만, 아직은 진도가 더디기만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이 총대를 매고 나섰다. 우선은 밭농사 기계화율을 높이고, 나아가 데이타 중심의 디지털 농업으로의 전환에 필요한 기술 개발의 속도를 올리겠다는 것. 이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사람이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 이강진 부장이다. 그는 농업인들이 고된 농작업에서 벗어나게 해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이강진 부장을 통해 국내 농기계 산업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 이강진 부장

- 우선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가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쉽게 설명 부탁드린다.

농업공학부는 편리하고 생산성과 경쟁력이 높은 미래 농업의 기반을 구축하고자 정보통신기술을 농업과 융복합한 농업공학기술을 개발하고 확산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부서로는 스마트팜개발과, 에너지환경공학과, 수확후관리공학과, 재해예방공학과 등 4개 과와 밭농업기계화연구팀, 농업인안전보건팀의 2개 팀이 있다.

주로 ▲첨단공학기술을 이용한 자동화·로봇화 및 식물생산 공장 연구, ▲농업에너지 절감 및 신재생에너지의 농업적 이용기술 개발 연구, ▲농축산물 안전 및 부가가치 향상을 위한 수확후처리기술 개발 연구, ▲농업생산기반시설 및 농업기계의 안전한 이용기술에 대한 연구, ▲식량·특용·원예작물의 생산 기계화 및 밭농업기계의 현장 실용화 연구, ▲농업인 안전재해 통계생산, ▲농작업 유해요인 저감·예방관리 및 안전보건 기술개발 등에 관한 연구 등을 수행한다.

- 농업공학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업무 중 가장 시급한 현안을 2~3개 꼽는다면 어떤 것들이 있나?

아시는 바와 같이 농업 인구의 감소와 고령화로 농촌에는 농작업 인력이 줄어들고 있다. 그동안 외국인 근로자의 수급을 통해 많은 부분을 해결해 왔으나, 최근 코로나 팬데믹으로 외국인 노동력 수급이 어려워지며 이제는 우리 농업의 경쟁력과 지속 가능성마저 위협을 받고 있다. 아직 인력에 의존하고 있는 농작업이 많다. 논농업의 대부분은 기계화가 되었지만 밭농업의 기계화는 61.9%에 머물고 있다. 노동력의 수급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밭농업의 기계화율을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절실하다.

최근 4차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인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로봇 등의 기술개발이 매우 활발하지만 아직 농업 분야에서는 도입기에 머물고 있다. 기록되지 못한 경험적인 지식에 의존하던 전통적인 농업을 데이터에 기반한 농업으로 변모함으로써 농업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다. 우리는 이를 디지털 농업이라고 하는데, 디지털 농업의 기반을 갖추고 확대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 스마트팜, 정밀농업, 양액(수경)재배 라는 말이 유행어가 된 것 같다. 전에 없던 이런 변화에 농진청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외부 기상에 대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한 원예 시설과 자동화 가능한 축산 시설은 이제 스마트팜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농업공학부에서는 스마트팜개발과를 만들어 양액 재배 자동화 등 스마트팜에 필요한 요소기술들을 개발하고 현장에 보급하고 있다. 정밀농업에는 ▲토양과 작물 등 농업 환경을 직간접적으로 측정하는 센서들, ▲위치정보시스템(GPS), ▲Lidar 센서, ▲영상 센서, ▲수확량 측정 장치, ▲자율주행기술 등의 다양한 기술들이 이용된다. 이를 위해서는 농업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기술에도 능통한 연구자들의 확보가 필요하다. 농업공학부에서도 컴퓨터 공학이나 로봇 기술을 전공한 연구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기술의 현장 실용성을 증대시키기 위하여 산업체와 대학 등과의 공동연구도 강화하고 있다.

- 농기자재에 대한 우리 농민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게 사실인 것 같다. 품질 또는 가성비를 따져가며 외국산 농기계를 구입하는 추세가 도드라진다. 주요 농기자재의 외국산 점유율 현황과 이에 대한 농진청과 국내 업계의 대응이 궁금하다.

주요 농기자재의 외국산 점유율 현황을 보면 농촌에서 많이 사용되는 트랙터, 승용이앙기, 콤바인의 외국산 점유율은 각각 18%, 58%, 37%이며, 국가별로는 일본으로부터 수입량이 가장 많다. 농촌진흥청 농업공학부에서는 국산 기종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농식품부와 산업계, 농업기계학회 등과 함께 국내 실정에 맞는 신기종 농업기계의 개발은 물론, 농업기계 품질 제고와 부품 국산화, 농기계 검정 강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현재 국산과 수입산의 품질과 만족도의 비교 분석 연구, 농업기계 이용 실태 조사, 농업인 업무상 손상조사, 밭농업기계화율 조사 등의 결과를 정책 개발부서와 산업체 등에 제공하여 농업기계의 품질 제고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2020년부터는 첨단 농기계 기술개발 및 산업화를 위해 농업공학부가 주도하여 트랙터 생산업체, 농업기술실용화재단 등과 협의체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으며, 농업공학부 내의 자율주행시험장은 산업체도 함께 이용하는 기술 개발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강진 부장은 "외부 기상에 대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한 원예 시설과 자동화 가능한 축산 시설은 이제 스마트팜으로 변모하고 있다"면서 "스마트팜개발과를 만들어 양액 재배 자동화 등 스마트팜에 필요한 요소기술들을 개발하고 현장에 보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북미 지역에서 국산 소형 트랙터가 인기라고 들었다. 하지만 트랙터 외에 다른 품목의 수출도 진행되고 있는가? 그렇다면 어느 지역에 어떤 품목을 수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나?

우리나라의 농업기계 수출액 가운데 미국은 전체의 67%를 차지하고 있고, 우즈베키스탄 7%, 호주, 일본, 캐나다가 각각 3% 내외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기종별로는 트랙터가 6억 7천만 달러(2020년 기준)로서 전체 수출액의 65%를 차지하고 있고 작업기, 방제기, 도정기 등도 수출 중이다. 현재 BRICs 국가와 아프리카 등에서는 농촌진흥청의 KOPIA 센터 등을 거점으로 ODA 사업과 연계하여 트랙터와 부속작업기 위주로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CIS 국가와 중동으로는 트랙터와 스마트 온실 등의 농업시설 수출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농촌진흥청과 국내 농기계 기업들과의 협조나 콜라보(협업)는 원활한가? 성공사례가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나?

우리는 우리가 배워 온 시대보다 기술의 개발 속도가 훨씬 빠른 시대에 살고 있다. 농업공학부의 연구원만으로 농업기계의 개발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이것이 관련 업체와 협업을 해야 하는 이유다. 농촌진흥청과 농업기계 산업체와의 협업은 공동연구나 기술이전 등을 통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업체와 공동으로 개발하여 최근 보급한 사례로는 트랙터용 무 복합파종기(500대 보급), 참깨 탈곡기(100대 보급), 양파 줄기파쇄기(50대 보급) 등이 있다. 무인 자율주행트랙터, 스마트 방제로봇 등도 기업이나 대학 등과 함께 개발한 사례다.

- 농촌진흥청은 밭농업기계화를 위한 여러 농기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이미 로봇 활용 대규모 밭농사가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 밭농사기계화 및 로봇 활용 현황에 대해 알고 싶다.

2019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밭농업 기계화율은 61.9%로 10년 전인 2009년(50.1%) 보다 11.8%p가 증가했다. 작업별로는 파종‧정식(12.2%)과 수확(31.6%) 작업의 기계화율이 낮아 이들 작업에 대한 기계화가 절실한 실정이다. 농업공학부에서는 마늘, 감자, 콩, 잡곡, 무, 참깨 등 주요 밭작물 10작목을 대상으로 생산 전과정기계화 연구를 추진해왔다. 작목별로 필요한 기계를 개발하거나 선정하여 노동력을 28~95%까지 절감할 수 있는 전과정 작업체계를 확립했다. 이를 통한 노동력 절감률을 보면, 콩 95%, 양파 76%, 참깨 65%, 들깨 58%, 무 60%, 배추 56%, 감자 54%, 마늘 41%, 잡곡 40%, 고구마 28% 등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밭농업에 농업인이 로봇을 사용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농업공학부가 주도한 자율주행트랙터나 무인 방제로봇은 개발이 완료되어 현장 시험을 하고 있어서 조만간 보급추진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끝으로 농민들과 일반 국민들, 그리고 농기계 업계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해달라.

농업공학부는 농업인들을 고된 농작업으로부터 벗어나게 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이을 위해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 농업인의 삶을 보다 편리하게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더 나아가 국민이 안전한 먹거리를 경제적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우리가 개발한 농업기계가 세계적인 표준이 되며, 널리 수출에 이를 수 있는 그날까지, 국내 농업기계 업체와 열린 마음으로 협력하겠다.

기존에 없는 새로운 기계와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난이도가 높다. 특히 지역의 차이가 많고, 불균일한 토양조건이나 불안정한 기상 조건에서도 작동가능하며, 형태와 특성이 다양한 농작물을 대상으로 하는 농업기계를 개발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다. 농업 연구원들에게 실패와 성공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경험이며 미래를 위한 거름이라고 생각한다. 매번 성공의 길을 걷지 못하는 농업 연구임에도 묵묵히 걸어오고 있는 우리 연구원들에게 많은 격려를 부탁드린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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