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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시나리오와 축산업... ‘공생’ 가능할까?축산업계, 탄소중립 2050 시나리오 맹비난...“‘안티 축산’ 동조행위 중지해야”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탄소중립이란 말이 대세로 떠올랐다. 백과사전의 정의를 보자면, 이는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 그래서 이런저런 아이디어와 대책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 재미난 것들이 많아 눈길을 끈다.

소에게 마스크를 씌워 메탄가스를 흡수하는 ‘소 마스크’라는 제품도 나왔다. 곧 상품화될 거라는데 영국의 한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다. 마스크에 센서를 장착해서 소가 뿜어내는 메탄가스를 감지해서 마스크에 달린 여과기로 걸러낸다는 거다. 소가 만드는 메탄의 90~95%가 입과 코를 통해 나온다니 마스크를 씌운다는 아이디어는 신박하다. 소 마스크 발명회사인 영국의 젤프(Zelp, Zero Emissions Livestock Project)는 "메탄가스 배출량을 최대 50% 넘게 줄일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젤프의 홈페이지에는 “소의 메탄 가스 배출은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이다. 전 세계 16억 마리의 소가 지구 온난화를 좌우한다. 16억 마리 소의 메탄 배출량은 20년에 걸쳐 측정했을 때 전 세계 총 배출량의 10~15%에 달한다. 이 메탄의 90~95%는 소의 코와 입을 통해 방출되는데,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지구 온난화에 85배 더 해롭다. 그런데 우리 지구는 쇠고기.유제품 수요가 점점 늘어 향후 수십 년 동안 거의 두 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라고 적혀있다.

메탄이 이산화탄소의 85배나 더 지구온난화를 재촉한다는 설명이 인상적인데, 젤프는 “젤프는 대체 단백질 개발에 대한 강력한 보완책”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20년 뒤인 2040년 쯤이면 식물성 대체육, 배양육, 실제 고기 등 3가지의 비율이 25 : 35: 40 정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있다. 그런 전망에 따르면 젤프의 소 마스크는 환경문제를 걱정하며 등장한 대체 단백질(식물성 대체육, 배양육)에 맞서는 매우 강력한 처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젤프 측은 소 마스크가 4년 동안 충전할 필요 없이 작동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태양 전지와 발전기가 내장되어 있어 자동충전이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소가 뿜어내는 메탄 가스를 여과하는 소 마스크 [사진=영국 스타트업 ‘젤프’]

◇ 지구온난화를 피해가는 기발한 방법 속출... ‘소 마스크’ 개발돼 시판 앞둬

한편, 우리나라 대한민국 축산업계는 온실가스 감축 관련 정부 정책에 대해 성토중이다. 이쯤 되면 축산업 말살정책이 아니냐며 집단행동도 불사할 거라고 날마다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이하 축단협)은 최근 탄소중립위원회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에 ‘축산업 축소→ 온실가스 감축’ 이라는 항목이 포함돼 있다며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식량안보 포기하는 탄소중립 시나리오 전면 수정하라’는 제목부터 직설적이고 공격적인데, 정부의 정책에 대해 조목조목 반대하는 논리를 정리해 놓았다.

축단협은 성명에서 "정부의 이번 탄소중립시나리오에서 농기계 연료의 전력·수소화, 저메탄·저단백질사료의 보급확대 등은 공감할 수 있는 정책목표"라고 밝혔다. 하지만 "저탄소 가축관리시스템 구축 및 배양육·대체가공식품의 이용 확대 등은 가축사육 머릿수를 줄여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이른바 ‘안티 축산’ 담론에 기댄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사실이라면 전국의 축산농민들이 공분할 일"이라고도 했다.

축단협은 또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농업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축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1.3% 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탄소중립위원회 구성원 97명 중 농축산분야는 농식품부 장관 한 명 뿐”이라고 꼬집었다. 축단협은" 탄소중립위원회에 추가로 민간 농축산 위원을 위촉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또 “배양육은 고기가 아니며, 이를 생산하기 위해 오히려 탄소배출이 증가한다”면서 "정부가 대체육과 배양육 개발을 권장하는 것은 근거없는 ‘안티 축산’에 동조하는 행위이며 축산의 공익적 기능인 식량안보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한우협회는 차후 발표될 이행계획에 축산 농민이 공감할 구체적인 방안이 담기지 않는다면 240만 농민과 함께 전면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지난 3월에는 "농축산업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배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들은 “제 21대 총선에서 농어촌 지역구는 대폭 축소되었으며, 그만큼 농축산을 대변할 국회의원도, 그리고 농축산인의 설자리도 줄어만 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300만 농축산인의 정치·경제적 이해를 대변해 줄 농업계 인사 비례대표 공천을 요구하는 바“라며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축단협은 또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농업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축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1.3% 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탄소중립위원회 구성원 97명 중 농축산분야는 농식품부 장관 한 명 뿐”이라고 꼬집었다. [사진=픽사베이]

◇ 축산업계, 탄소중립 2050 시나리오 맹성토...“‘안티 축산’ 동조행위 중지해야”

이런 분위기 속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2050 탄소중립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기후위기 대응에 우리가 해야 할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우리는 지난해, '2050 탄소중립 선언'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환경을 위해 자발적으로 실천해 온 우리 국민들과, ESG 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선 기업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세울 수 있었던 이정표입니다.”라며 탄소중립을 앞세웠다.

문 대통령은 또 “‘2050 탄소중립'은 결코 쉽지 않은 목표지만 그렇다고 부담으로만 인식할 필요는 없습니다. 탄소중립을 위한 전 세계적인 사회·경제적 대전환은 지금까지 유례가 없었던 새로운 혁신을 일으키고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우리가 선도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합니다.”라며 선도적으로 저탄소 경제 전환을 추진해갈 것임을 천명했다.

그런데 정부가 발표한 탄소중립 2050 시나리오 초안에 대한 이런 저런 문제점들이 언론의 지적을 받고 있다. 그게 현실이다. KBS 한국방송은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졸속 논란에 휩싸였다"고 보도하면서 "정부 시나리오 3개 중 2개가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해외 자료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만든 것"이라고 꼬집고 있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이행방안 중 하나로 제시된 영농형 태양광의 확대 보급도 현실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영농형 태양광 설비 수명의 절반도 안 되는 농지 사용기간이 문제로 꼽힌다. 설비 설치비용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인센티브도 마찬가지. 전문가들은 영농형 태양광 확대 전에 관련 제도부터 손봐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호평도 존재한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통해 다양한 투자 아이디어가 탄생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왔다. SK증권은 "정부의 이번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전환(발전) 분야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로써 최종 에너지 소비에서 전기의 비중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사실상의 화력발전 퇴출이라고 분석한다. 또한 재생에너지 비중이 지금보다 약 10배 이상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

그러나 정부가 명심해야 될 게 있다. 올해 산림청의 탄소중립 방안으로 발표된 ‘30억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이를 위해 기존 나무 3억 그루를 베어내야 한다→나이가 든 나무는 탄소흡수 능력이 떨어지므로 → 그 자리에 어린 나무를 심어야 하기 때문’이라는 내용이 환경단체,언론, 전문가들의 엄청난 비난에 직면해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정확한 데이터와 신뢰할만한 논리가 아닌 화려한 수사를 앞세운 떠들썩한 말잔치가 더 이상은 통하지 않는다는 점. 이 역시 정부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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