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화상병에 걸린 과수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과수화상병이 또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과수화상병은 잎, 꽃, 가지, 줄기, 과일 등의 조직이 마치 불에 타서 화상을 입은 것과 같이 검게 마르는 특징이 있다.

지난해 충주시는 과수화상병이 총 457곳에서 발생해 1천억 원에 달하는 큰 피해를 남겼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석회보르도액을 살포한 사과재배 농가들에서는 과수화상병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서 눈길을 끌었다. 석회보르도액이란 생석회와 동(황산구리)을 혼합해 만드는 유기농자재. 치료제가 없다고 알려진 과수화상병인지라 과수농가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

올해도 과수화상병 때문에 전국이 난리다. 경북 안동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과수화상병이 확인된 것이다. 방역 당국은 발생 농장에서 키우는 전체 사과나무를 매몰하고 있다.

경북 영주시는 과수화상병 사전방제 행정명령을 지난 8일 발령했다. 사전방제조치는 ▲과수화상병 자체 예찰 실시 및 의심신고 의무화 ▲과수화상병 발생 농가의 미발생 과원 출입 금지 ▲과수 농장주, 농작업 인력, 장비의 지역간 이동 시 방역수칙 의무화 ▲묘목관리 이력 기록 의무화 ▲발생지역 잔재물 이동 금지 등이다. 영주시도 역시 소독용 생석회 200포를 읍면동에 배포했다. 충남 예산군에서도 과수화상병이 발생했다. 예산은 충남 최대의 사과산지. 예산군도 치료제가 없기는 마찬가지여서 발견 즉시 제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충북도의회 이상정 의원은 지난해 자체 조사를 통해 과수화상병 발병 당시 공식적으로 석회보르도액으로 과수화상병을 물리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충북농업기술원을 비롯한 농업기관에서 이를 좀 더 연구해서 치료제로 사용할 것을 권장한 바 있다. 이상정 의원은 과수화상병이 약 250년전 부터 시작되어, 전 세계 농업 선진국에서 주로 발병하는 해결이 어려운 과수질병이므로 치료제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의 말은 그나마 석회보르도액이 예방 및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판단에 근거한다.

하지만 농촌진흥청과 농업전문가들은 석회보르도액이 약물피해를 남길 수 있으며 어린 묘목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석회보르도액이 만능이 아니라는 입장. 그런데 이를 어쩌랴. 과수화상병으로 인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충청북도의 손실보상은 무려 1002억 원이나 되고 피해농가는 727농가를 넘는다.

과수화상병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도는 없는지 농촌진흥청에 묻고 싶다. 타들어가는 사과나무에 석회액이라도 뿌려야 되는 절박한 심정을 헤아려달라는 뜻이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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