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왕산 스키장 부지 이미지 [사진=녹색연합]

[한국영농신문 김찬래 기자] 

정부의 해명에 얼떨떨한 기분이다. 정부가 최근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 스키장시설로 활용했던 곤돌라를 2024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할 거라고 발표했기 때문. 정부는 곤돌라가 올림픽 유산이란 점도 더불어 설명하고 나섰다. 국비 등 1926억 원을 들여 만든 슬로프와 곤돌라가 올림픽 성공개최에 크게 기여했다는 주장도 빠트리지 않았다.

문제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인 가리왕산. 파헤쳐지고 깎여서 흉물이 되어 방치된 가리왕산은 어떡해야 하느냐는 말이다. 복원이냐 아니냐를 놓고 3년째 헐벗고 있는 가리왕산 말이다. 정부는 지난 11일 이렇게 말했다.

이게 논리적으로 맞는 건지 살펴보자. “가리왕산 알파인 경기장은 즉시 복원에 착수한다 → 하지만 곤돌라는 존치한다 → 왜냐하면 복원에 앞서 이런저런 계획도 세우고 묘목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림픽 유산이라는 정선 지역주민의 요구도 감안했다.”는 게 정부의 논리이자 설명.

‘즉시 복원에 착수한다’는 말 속에 ‘곤돌라는 당분간 존치한다’는 대목이 들어갈 여지가 있다는 점이 우선 신기할 따름이다. 예를 들면 팥소가 들어있지 않은 찐빵에 대해 항의하는 소비자에게 “(잔소리 마라!) 이건 찐빵이 맞다. 찐빵에 꼭 팥이 들어가야 되나? 정 원한다면 팥소는 3년 뒤에 쪄서 줄 수도 있다”라고 손님을 응대하는 것과 뭐가 다르다는 건가? 정부의 발표에 저절로 실소가 터져 나온다.

정선군은 맞장구를 치며 환호했다. “가리왕산 곤돌라를 3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하게 된 것은 전 군민이 합심해 이뤄낸 성과다. 철저한 준비로 내년 5월 개통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선군은 3년 후에도 가리왕산 곤돌라가 존치되도록 한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곤돌라 주변을 강원 지역의 대표적 생태관광지로 육성하겠단다.

그래서 가리왕산에서는 내년 4월부터 산 정상까지 곤돌라가 오르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시험운전을 내년 4월부터 시작한다는 계획이기 때문. 기존 시설을 활용해 생태전시관과 생태탐방로로 쓰겠단다. 곤돌라 운영 기간이 끝날 때는 정부가 알아서 유지할 지 말지를 결정하도록 정부에 권한도 일임했다.

안전사고, 자연재해 발생과 같은 일이 발생해 곤돌라를 유지하기 불가능할 때는 3년 한시적 운영 기간 중에도 곤돌라를 철거한다고 한다. 곤돌라 운영비용은 정선군이 부담한다.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이행, 주변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을 관리·감독하고, 산림청은 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가리왕산 산림생태복원센터’로 상황을 모니터링 할 예정이다.

녹색연합은 성명을 통해 “곤돌라 존치는 가리왕산에 관광시설을 허가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녹색연합은 또 “가리왕산은 조선시대부터 산림보호구역이며 현재도 개발이 불가능한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다. 그런 가리왕산에 곤돌라를 존치하는 게 복원인가?” 라며 정부를 성토했다. 아울러 전면복원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3년 뒤엔 가리왕산이 어떻게 변해있을까? 지금은 아무도 모른다. 그래도, 그것이 알고 싶다.

김찬래 기자  kcl@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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